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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지사비 Oct 10. 2022

#방해받지않는곳

새롭게 발견한 기쁨

내겐 오래된 친구가 있다.

그 친구와는 학창 시절 때부터 '처음' 해볼 법한 많은 순간들을 함께 경험했다.


돌이켜보면,

그 친구와 경험했었던 순간순간들이 쌓여서

나의 호/불호가 생겼고,

'취향'이라는 나만의 세계를 만들어나갈 수 있었다.


#쿠사마야요이를 보러 새벽 버스를 타고 대구에 갔었고,

#월디페에서 처음으로 EMD이라는 음악을 알고 흥에 흠뻑 취해봤었다.

#상해 에 가서 현지인 친구들과 함께 맥주를 대짝으로 마시기도 하고,

#베트남 깟깟마을에서 고수의 고수가 되며,

 #크로아티아 그로테스크한 박물관도 함께 관람했었다.


 

그리고

오랜만에 여행 메이트인 이 친구와 서울 투어를 하였다.


#남산 투어

선선한 날씨, 남산 성곽길을 걷고 에스프레소바를 갈 계획이었으나 갑작스러운 비에 다음 행선지를 빠르게 찾아 나섰다.


#필동

근래 지나가다 발견한 가게 3곳을 방문했지만

놀랍게도, 3곳 모두 휴. 무.



두 시간 이상을 헤맨 상황 자체가 스트레스일 수 있지만, 서로 웃음을 터뜨렸고, 필동과 을지로 사이의 새로운 곳을 즉흥적으로 가자고  제안했다.
그리고 친구와 나는 불빛을 따라 새로운 바에 발걸음을 내디뎠다.



그곳은

#방해받지않는곳



이름부터 매력적인 이곳은

을지로 공장터 사이에서 화려한 간판 없이, 불빛과 음악으로만 사람을 홀리는 그런 곳이었다.

친구와 합심으로 찾아낸 이 공간에서 누릴 수 있는 최대한의 기쁨을 함께 나누었다.


그러다 문득

요 근래 일개미 같은 나의 일상이 쳇바퀴 같고 답답했던 근본적인 이유를 깨달았다.


#내사람 그리고 #내취향

나의 정체성이 되는 중요한 것들이

후순위가 되는

일상을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나를 위해 앞만 보고 달렸던 지난날들이

어쩌면 나의 정체성을 탁하게 한 건 아닌지...


오늘부터라도

나의 정체성이 되는 중요한 것들이

우선순위가 되는 삶을 살아가고 싶기에..

오늘의 순간을 브런치에 기록해둔다.


#방해받지않는곳.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과 방해받지 않는 시간을 보내고 싶어졌다.



상해 여행 중에 지숀이 찍어준 사진
우리의 첫 월디페
크로아티아 여행 중 우정팔찌 (어딧지..?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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