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돌봄의 길로 들어선 어느 워킹맘의 이야기6
5일동안 보낼 에이포 5장 분량의 글을 쓰는 것은 나를 설레고 기쁘게 하기도 했지만, 그만큼 괴롭고 힘든 작업이었다. 꾸준하게 매일 글을 써 본적도 처음이었고, 어떤 공간 안에서 나의 내밀하고 촘촘한 이야기를 글로써 나누는 경험도 처음이었다. 그럼에도 이번주에 공간살림 메시지를 나눌 때 나의 이야기를 해보겠냐는 아난다선생님의 제안에 가슴이 뛰었던 내 마음을 내가 느꼈기에 선생님의 제안을 거절 할 수 없었다.
내가 최근에 알게 된 나는 ‘나의 경험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것에서 기쁨을 느끼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나는 나의 기쁨을 위해 이 글을 쓰기 시작했고, 이 글을 쓰며 전에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기쁨을 경험했다. 아이들 방학은 시작하고, 혼자 있을 시간은 더 없고, 글을 제대로 쓸 시간도, 글을 다듬고 고칠 시간도 없어 일주일 내내 동동 거리는 마음을 겨우 붙잡고 틈이 날때마다 나만의 성소 책상에 앉아 노트북을 펼쳤다. 언제든 마음 편하게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이 있었기에 이 글을 쓸 수 있었다.
12시가 넘어가는 늦은 밤 첫째 아이의 급성 알레르기로 응급실에 다녀온 다음날도 새벽 5시에 일어나 글을 썼다. 내가 글을 쓴 것이 아니라 글이 나를 썼다. 몸은 천근만근 피곤했는데 자연스럽게 눈이 떠졌다. 요즘 통 몸을 움직일 시간이 없어서 산책을 하러 나갈까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나는 글이 쓰고 싶었다.
‘도대체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한 자도 써내려 가지 못했던 나였다. 그런 내가 내 이야기가 하고 싶어 신새벽부터 노트북을 열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건 내 마음의 소리였고 내가 내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기에 그 들릴락 말락한 작은 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것이다. 내가 내 마음의 소리에 정성껏 귀 기울이지 않았더라면 나는 산책을 하러 나갔을지도 모르겠다. 아니 그게 내 몸에는 더 필요한 이야기 였을까.
그러나 사람마다 때라는 것이 있다. 그 때가 언제 올지 모르지만 자신의 때를 알아차리는 것은 중요하다. 책, 강의 등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고, 듣던 때를 지나 이제 내 이야기를 할 수 있을 때가 온 것이다. 아직 많이 부족하고 완성되지 않은 사람의 이야기 일지라도 그게 우리네 인생이기에 그 평범한 사람의 이야기가 궁금한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나는 어렴풋이 알게 된 것이다. 무엇을 통해서? 나의 글을 쓰고 나눈 경험을 통해서 말이다.
이 글을 쓰지 않았더라면 알지 못했을 세계였다. 두려움을 극복하고 한 걸음 내딛어야지 알 수 있는 세계말이다. 물에 몸을 담그지 않으면 물의 깊이도, 물의 온도도, 물의 느낌도 알 수 없다. 우린 결국 경험해 보지 않고서는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존재다. ‘쓰고 싶다’는 마음의 이야기는 결국 ‘씀’으로써 해소된다.
‘쓰고 싶다’는 마음이 ‘씀’으로 해소되고 그것을 ‘나누는 것’이 ‘기쁨’이 되는 것을 알게 해준 이 소중한 시간에 깊이 감사한다. 내 글을 읽어주는 누군가가 있고, 그 누군가 있었기에 나는 이 글을 끝까지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이것은 내 이야기 아니라 여러분의 이야기다. 그러므로 나의 이야기가 다른 누군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작은 점이 될 수 있기를 사랑을 담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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