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대하는 자세
취업을 대학 동기들보다 조금 늦게 했다. 친구들이 먼저 취업을 하고 일선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갈 무렵에도 나는 계속 기업에 원서를 넣고 있었다. 나이는 먹어가고 쉽사리 합격 소식은 들리지 않고 '여기서 더 늦어지면 어쩌지?'라는 불안함에 사로잡혔다. 이후 2년이라는 시간을 더 보낸 뒤 어느 정도 현실과 타협하여 한 중견 기업에 취업을 하게 되었다.
친구들보다 시작은 느렸지만 직장인이 되어있다는 점은 내적으로 제법 안정감을 가져다주었다. 하지만 직장을 다시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이러한 안정감도 그다지 오래가지 않았다. 일을 하면 할수록 '이 일을 내가 계속할 수 있을까?', '돈은 언제 모아 결혼하지?', '업무 실수해서 사고 터지면 어쩌지?' 등 머릿속에 불안함이 떠나가지 않았다.
최근 외국계 회사에 다니는 내 친구 한 명이 희망퇴직을 당했다. 희망퇴직을 당하기에 너무 이른 나이가 아닌가 싶지만 이게 현실이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회사의 현지 사정이 좋지 않아 졌다고 한다. 따라서 어쩔 수 없이 한국 시장을 철수하게 되었고 최소 인력만 나기고 고용 정리를 당한 것이다. 코로나가 창궐할 것이라고 누구 하나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있을까?
한창 취업이 안되어서 힘들어할 때 한 친구 녀석이 '취업은 어떻게든 하게 되어있고, 안이나 밖이나 노답인 건 마찬가지'라고 했던 말이 이제야 이해가 되었다. 고용 정리의 대상이 비단 우리 회사가 아니라는 보장도 없다. 세상은 언제나 변하고 위기와 기회도 예고 없이 찾아온다. 온전히 취업이 인생의 마침표라고 생각했던 게 너무 세상을 몰랐던 것 같기도 하다. 인생은 불안함과 초조함의 연속이었다.
이렇듯 우리는 한 치 앞을 내도 볼 수 없다. 미래도 예견할 수 없다. 미래는 우리의 이상처럼 희망찰 수도 있지만 시련과 고난의 연속일 수 도 있다. 고난을 겪지 않도록 준비할 수도 없다. 취업을 위해 온갖 스펙을 갖추어 놓은들 원하는 기업에 들어갈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원하는 이상과 미래를 그리기엔 녹록지 않은 현실이 마주하고 있고, 우리는 이 이상을 이루어지기만을 바라고만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딱히 떠오르는 솔루션이 없음을 느낄 때 불안감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
알 수 없는 미래 때문에 우리는 어떤 위치에 있든 어떤 곳에 있든 늘 불안함을 가지고 사는 것 같다. 어차피 일어나지도 않을 일, 이루어 내기도 힘든 일, 불안함을 놓지 못하는 것이라면, 미래를 걱정하며 생각하고 내다보기보단, 현재에 집중하고 더욱 행복하게 살았으면 한다. 결국 인생은 운이고 버텨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혼식 덕담으로 아빠가 해준 말이 생각난다. '날씨가 맑기만 한다면 온 세상이 사막으로 변하겠지'. 변화무쌍한 날씨처럼 우리의 인생도 늘 좋은 날만 있는 것도 아니고 어려운 날도 가끔씩 찾아오는 거다. 불안함을 이겨내는 방법은 결국 모든 것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이겨내는 힘인 것 같다. 결국 것도 스쳐 지나가는 바람과 같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