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물꼬물 꿍짝꿍짝 꺄꺄 킁킁
습관처럼 울리는 알림에 전화기를 꺼버리고 도대체 몇시나 되었는지 확인할 필요도 없이 늘어지게 자다자다 지쳐 품에 들어가 꼬물꼬물 하다가 배속에서 들리는 꼬르륵 소리에 뭐좀 먹어야되지 않냐 하고 슬로우모션으로 일어나는 거지.
슬렁슬렁 대충 대충 냉장고에 있는 걸 파먹고 커피 한잔 내놓아라 광광 으름장을 놓으며 소파에 다시 늘어져 다리 하나 올리고 무의미 하게 틀어놓은 TV소리 들으며 책을 보다가 다시 꾸벅꾸벅 졸아보는 거지.
그래도 이렇게 보내는 주말이 조금 아깝지 않냐며 쓰레빠 신고 손을 잡고 유치할 정도로 힘차게 흔들며 참치집에 가서는 가장 작은 세트를 시키고는 우동까지 쓱쓱 긁어 마시고, 뭔가 아쉽다며 집앞 포차에 들어가 소주 한잔 마시며, 동료들 뒷담화도 미친듯이 까고, 소실적 누가 더 잘나갔네 레파토리를 3870번째 풀어내며 가볍게 소주잔 몇번 부딪혀보는 거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술먹으면 꼭 아이스크림이 땡기더라 그징 그징? 꺌꺌꺌 해가며 편의점에 들어가 수박바 하나씩 물고 어깨손, 허리손 찰싹 붙이고는 우리는 사이즈도 딱이야 꿍짝 맞추며 집에 들어와선 대충 세수만 하고 누워 팩올리고 침대에 가로로 누워서 세로로 스물스물 옮겨가는 거지.
살찌는 소리 들린다. 내일은 천변이라도 걷자. 자니? 자냐고? 야야? 하다가도 혹여 깰새라 까치발로 슬금슬금 걸어서 등꺼주고 이불 덮어주고 주말새 안 감은 머리에 코를 박고 잠이 드는 삶.
<완벽한 주말을 보내는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