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있다
블록체인 기술, 암호화폐 바닥에 발을 들이느라 쉽지 않은 1년, 짧은 기간 3번의 이직은 주변의 불안한 시선이 있었고 그것은 나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가 받고 있었다.
분야를 바꾼다는 것은 이토록 쉬운 일이 아니다. 충분히 각오 했다고 생각해도 늘 그 이상의 충격과 변수들이 나타난다.
늘 정체성과 전문성과 거리가 멀어져가는 내 커리어가 문제 였다. 마음을 터놓는 임원분들은 솔직하게 이야기 해주시기도 할 정도로.
회사를 옮기며 보았던 그리고 느꼈던 여러 일들을 놓치지 말고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밤 11:30에 창고같은 작은 방에서 옷장구석에 구겨 넣은 7년 된 데스크탑을 켰다.
꾸준한 창작과 지속적인 노력은 누구에게나 필수 덕목임을 모르지 않지만, 글쓰기를 잠깐 쉬기로 하면 이렇게 1년이 지나가 버린다.
그만큼 더 많은 글을 읽고 비워진 가슴과 머리를 채워넣기는 개뿔, 내 영혼을 정수리에서 끄집어 내어 80년대 사용했던 짤순이에 넣어 탈탈 털린 시간들이었다.
2018년 기록적인 폭염에 먹태가 되나 싶을 무렵 가을이 왔다. 최근에서야 숨을 고르고 출근 한다.
돌아보니 1년이 아닌 3년은 더 늙어계신 어머니가
이제는 나도 안아주기 힘든 5세 함지흔과 씨름 하고 계신다. 그리고,
나보다 더 큰 회사 스트레스와 육아로 지치고 몸이 상한 와이프가 있었다.
아빠라는 사람이 밖에서 휘둘리고 치이고 탈탈 털리며 구르고 있어도, 아내는 잘 버티어 주고 있었다.
지흔이네 집에는
엄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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