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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민재 Dec 11. 2023

프랑스 자수 2

지속가능한 취미를 찾는 중입니다


1번째 자수
2번째 자수
3번째 자수

프랑스 자수를 배우기 시작하고 벌써 3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니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두 시간 동안 각종 자수 기법을 배우고 숙제를 해오는 과정이 생각보다 빡빡했습니다.



매일 일정 시간을 자수에다 배정하고 꾸준히 진행하였다면 좀 더 수월했겠지만 생각과는 달리 실천이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제가 택한 방법은 수업시간에 최대한 작업을 하고 못한 것은 그날 저녁에 최대한 해보는 것이었습니다.



자수를 놓는 일은 생각보다 더 몰입의 즐거움이 컸습니다. 아이와 한바탕 한 날, 아이는 학원을 가고 심란한 마음으로 자수를 붙들고 한 땀 한 땀 놓기 시작했는데 3시간이 넘도록 집중하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그 사이에 복잡하게 요동치던 제 마음도 평온을 되찾았고 학원에서 돌아온 아이와 평정심을 유지하며 대화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미술치료사로 공부하고 일했기에 바느질 작업이 가지고 있는 심리치유적인 효과에 대해서 알고 있습니다. 무언가를 연결하고 꿰매는 등의 과정은 벌어진 상처를 치료하는 모습과 많이 닮아 있습니다.



반복적이고 명확한 작업은 주의를 집중하게 하고, 이는 마음을 현재 순간에 집중시킴으로써 스트레스 감소와 정서적 안정을 가져다줄 수 있습니다. 뇌를 안정시키고 스트레스 호르몬 감소를 도울 수 있어, 마음에 평화를 가져다줍니다. 반복적이고 모노톤 한 움직임은 명상적인 효과를 낳아 마음의 안정을 돕기도 합니다.



또한 바느질이나 자수와 같은 활동은 손과 눈의 조화된 움직임을 필요로 하므로 뇌의 운동 기능을 촉진시킵니다. 이로 인해 뇌의 다양한 영역이 협력하여 작동하게 되어 더 효율적인 뇌 활동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저의 경우 유방암 수술 부작용인 림프부종으로 인해 장시간 작업하면 팔이 부어오르는 단점이 있었고 극초기 녹내장으로 진단받은 눈이 어른어른하게 바뀌면서 다소 침침해지는 것 같아 불안하기도 했습니다. 바느질의 특성상 자세를 구부릴 수밖에 없어서 목과 어깨의 통증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3개월 동안 4개의 작품을 완성하려고 했던 선생님의 계획과 달리 더디게 진도가 나가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 드디어 첫 번째 완성품을 손에 쥐게 되었습니다. 바늘을 꽂아두는 푹신한 패드형 수납지갑입니다.



1번째 자수 완성품. 바늘꽂이.

생각보다 자수 이외의 바느질이 많아 고생도 하였지만 완성하고 나니 뿌듯합니다.



자수의 재미를 알아가는 것과 즐기는 것.

건강을 최우선으로 두고 가능하면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활동을 최소화하는 것.



다음 분기 재등록 기간을 앞두고 이 둘 사이에서 계속 고민 중입니다. 어떤 선택을 하던 프랑스 자수가 제 인생에 들어왔고 앞으로도 관심을 유지하며 조금씩 배워나가야겠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을 것 같습니다.



몰입과 집중을 통해서 혼자만의 시간을 채워보고 싶으신 분들께 프랑스 자수를 권유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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