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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경 Nov 26. 2019

충남 생태여행 10선, 태안 안면송림

오래된 우리 전통 숲을 만나는 여행, 태안 안면송림 




오래된 우리 전통 숲, 태안 안면송림을 아시나요?


우리나라 지도를 펼쳐보면 특정한 나무가 주인공인 여러 숲길 여행지가 많이 있습니다. 장성 편백나무숲, 인제 자작나무 숲, 월정사 전나무 숲길, 울산 태화강 십리대숲, 서천 마량리 동백나무숲, 울진 금강송림, 남원 서어나무 숲, 제주 비자림과 같은 숲길 여행지는 이름만 들어도 설레고 한번 가보고 싶은 장소입니다. 


그런데 충남에도 오랜 역사를 지닌 소나무 숲이 있다는 사실 알고 있나요? 바로 태안 안면읍 승언리 일대에 자리 잡고 있는 안면송림입니다.  처음에 충남 생태여행지 10선 기사를 읽으면서 안면송림 이름을 들었을 때 서해안 바닷가 주변에 바닷바람을 막기 위해 심은 방풍림인 해송을 먼저 떠올렸습니다. 하지만 직접 방문해 만난 안면 송림은 해송이 아니라 붉은빛을 띠는 소나무, 적송 군락지입니다. 


일찍이 목조건축과 목재문화가 발달한 우리나라 전통문화 특성상 소나무는 주요한 산림자원 중 하나였지요. 다양한 소나무 종류 중에서도 하늘을 찌를 듯이 곧게 자란 적송은 뛰어난 강도 덕분에 궁궐을 짓고 배를 만드는 재료로 사용한 소나무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고려왕실, 조선왕실이 직접 나서서 안면 송림 일대를 관리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국가 산림문화자산으로 지정해서 '안면도 소나무 숲'을 지키고 있습니다.


충남 생태여행지 10선 중 한 곳이자 태안 3경 안면 송림을 만나는 방법은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기본코스는 안면송림 일부를 품고 있는 안면도 자연휴양림과 안면도 수목원을 거닐면서 적송 숲을 만나는 여행길입니다. 만약 안면 송림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 싶다면 최근에 태안군이 새로 선보인 도보여행길, 안면송길 코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오래된 우리 전통 소나무 숲길, 안면 송림 같이 만나 볼까요?


안면 송림 여행 거점 - 안면도 자연휴양림, 안면도 수목원






안면도 자연휴양림 무장애 나눔길을 걸으며 만나는 안면송림


2019년 10월부터 붉은빛 안면 송림을 더 자세하게 들여다보며 걸을 수 있는 길이 생겼습니다. 바로 누구나 안전하고 편안하게 안면송림을 관람할 수 있도록 무장애 나눔길이 만들어졌기 때문이죠. 안면도 자연휴양림 입구에서 조금만 더 안쪽으로 들어오면 무장애 나눔길을 거쳐 스카이워크로 이어지는 새로운 탐방로 여행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천천히 무장애 나눔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완만한 경사도로 만들어진 무장애 나눔길 답게 오롯이 안면송림 산책길에만 집중할 수 있습니다. 하늘을 찌를 듯이 쭉쭉 뻗은 적송 사이를 걸으면서 소나무 숲이 건네주는 평온함을 느끼다 보면 어느새 하늘 위를 걷는 것 같이 우뚝솓은 스카이워크 길을 걷고 있습니다. 스카이워크 길을 걸으며 느끼는 소나무숲길 풍경은 처음 평지를 걸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입니다. 높은 곳을 걷는 일 때문인지 아니면  무릉도원을 걷는 것처럼 평소 쉽게 경험하지 못한 이색적인 산책길 경험 때문인지 몰라도 심장이 마냥 두든 두근거립니다. 


무장애 나눔길과 스카이워크 길 구간을 완주하는 동안 길은 태안 솔향기길 '안면송길'구간과 이어집니다. 안면도 자연휴양림 내 여러 봉우리 길과 이어지는 계단길을 따라 올라가도 좋고, 방문객이 머무는 휴양시설 인근 흙길 산책로를 따라 걸어도 좋습니다. 그렇게 안내표를 따라가다 보면 안면읍까지 이어지는 안면송길 심화 코스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안면도 자연휴양림 무장애나눔길, 스카이워크, 그리고 안면송길 연계산책로 





안면도 수목원에서 만나는 안면송림


안면도 휴양림 건너편에 있는 안면도 수목원은 작은 지하도를 통해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습니다. 안면도 수목원 역시 안면송림 구간이 일부 포함되어 있는 의미 있는 곳입니다. 지하도를 건너 안면도 수목원에 도착해 짧은 고갯길을 걸어 올라가면 오른편 둘레길이 나오는데 그 길이 바로 수목원 내 안면송 탐방로입니다.  


안면도 수목원 안면송림 탐방로는 자유로운 숲길 산책로입니다.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자유롭게 걸으면서 가을 소나무 숲 정취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안면송 역사에 대해 소개한 안내자료도 읽고, 때론 공터 벤치에 앉아 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쉬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안면도 수목원 내 안면송림 탐방로




안면송림 자연탐방로 식물 친구들 


11월이 가까워지면서 어느새 곤충친구들 모습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가을을 상징하는 결실이란 단어에 걸맞게 안면송림 산책로 풍경은 온갖 다양한 나무 열매를 만날 수 있는 자연학습장입니다. 곤충이 사라지고 난 이후부터 조류 친구들에게 소중한 먹이가 되어줄 나무 열매이기에 눈길이 더 가네요. 


길을 걸으면서 잘 살펴보면 막바지까지 피어 있는 가을 야생화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쥐꼬리망초, 나도송이풀이 보이고 여태까지 도감으로만 봐 왔던 산부추 꽃도 인적 드문 산책로 구석에 피어있습니다.  만화에서나 볼 법한 빨간색 야생버섯, 마치 열매가 열린 듯 희한하게 이파리를 오므리며 낙엽이 지는 멋진 가을 풍경 역시 안면송림 자연탐방길에서 만난 멋진 한 순간입니다. 


안면 송림 식물 친구들




안면송림 야생동물 친구들


안면송림은 역시나 야생동물이 활발하게 뛰노는 멋진 생태공간입니다. 다람쥐, 청설모와 같은 포유류부터 시작해 참새, 멧비둘기 같은 조류 친구들까지 사람들이 오가는 길가까지 내려와 이것저것 떨어져 있는 먹을거리를 찾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무장애 나눔길과 스카이워크 길 덕분에 우뚝 솟은 소나무 가지 사이를 오가는 청딱따구리, 박새, 어치와 같은 멋진 친구들도 더 편하게 만날 수 있습니다. 어느새 겨울이 다가오고 있는지 겨울철새인 검은머리방울새 친구도 일찌감치 이곳 안면송림에 자리를 잡고 있네요.   


안면송림 야생동물 친구들





오래된 우리 전통 소나무 숲길, 안면송림 같이 걸어볼까요?


안면도 자연휴양림, 안면도 수목원 안면송림 구간을 중심으로 오래된 우리 전통 소나무 숲길, 안면송림을 걸어보았습니다. 그동안 충남 서해안 바닷가 여행을 하면서 '해송'만 알았는데 이번 기회를 빌어 안면송림과 첫 인연을 맺게 되었네요. 붉은빛 적송 사이를 걷는 안면송림 탐방로는 그동안 태안 해변길 중심으로 펼쳐진 해송길과 완전히 다른 이색 탐방로입니다.  

 

안면읍, 꽃지 해안공원, 그리고 안면도 자연휴양림을 삼각형을 잇는 새로운 둘레길, 안면송길이 새로 만들어졌다고 하니 다음번에는 안면송길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 만나는 안면도 여행길을 준비해볼까 합니다. 언제 기회가 닿을 때 여러분도 안면송림과 연을 맺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다시 찾고 싶은 소나무 숲길, 안면송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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