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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명 Nov 10. 2019

아산 남산-신정호 둘레길

장항선 타고 기차여행, 온양온천역



장항선 기차여행 여덟 번째 이야기, 온양온천역


아산역을 출발한 장항선 열차는 다음 정차역인 온양온천역에 도착합니다. 지금은 행정구역상 아산시 온천동으로 부르지만 이곳에 사시는 토박이 분들은 자기 고향은 아산이 아니라 온양이라고 할 정도로 '온양'이란 공간은 조선시대 왕실이 즐겨 찾던 우리나라 전통 온천여행지 역사를 오롯이 담고 있는 곳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예로부터 왕이 온천욕을 하러 방문했을 때 머물던 행궁이 있던 자리라 그런지 몰라도 아산 중심가는 온양온천 역을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어디론가 멀리 떠날 필요 없이 온양온천역 일대를 거닐면서 조선왕실에 얽힌 온천유적과 조선 행궁 이야기를 만난 후 온천을 하는 코스가 기본코스입니다. 자연 속 걷기 여행을 좋아한다면 온양온천 역을 출발한 후 인근 남산 둘레길을 거쳐 아산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신정호 관광단지를 찾아가는 도보여행 코스도 좋습니다.  


아산시가 자랑하는 유명 여행지는 온양온천역에서 출발하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쉽게 찾아갈 수 있습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만나러 현충사를 갈 수 있고, 현충사 가는 길에 곡교천 은행나무길에 들러서 황금빛 가을 단풍을 만끽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얼마 남지 않은 전통마을 중 한 곳인 외암마을을 찾아가 시간여행을 떠나도 좋고, 아산시 명산인 영인산 일대를 거닐며 숲 여행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충남권에서 가장 예쁜 근대식 성당인 공세리 성당을 만나러 가는 길도 추천 여행코스 중 하나입니다.


이번에는 온양온천역을 중심으로 찾아갈 수 있는 여러 여행지 중 '남산-신정호 도보여행길'을 같이 떠나 볼까요?


장항선 여덟 번째 이야기, 온양온천역






신정호 관광단지 가는 길, 남산 둘레길


사실 신정호는 버스를 타고 가는 게 더 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남산 둘레길을 걸어서 신정호를 찾아가는 길은 숲과 호수를 동시에 경험하는 걷기 여행 매력을 맘껏 느낄 수 있습니다. 아직 자연환경이 살아있어서 그런지 아산 여행길에서 만나는 생물종이 서울보다 더 다양합니다.  길을 나선 지 얼마 안 되어 남산공원 초입길에서 그동안 서울에서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제이줄 나비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남산 둘레길을 걷는 내내 애기세줄나비를 비롯한 여러 꽃, 곤충, 새, 다람쥐 친구들과 인사를 주고받습니다.


신정호 관광단지로 이어지는 아산 남산길

 




아산시 자연-문화 테마파크 공간, 신정호 관광단지


그렇게 30~40분가량 나비 친구들을 만나고 바람 소리 새소리를 들으며 남산 둘레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길은 아산 신정호 관광단지로 이어진답니다. 아산 신정호는 신정호는 1926년에 만들어진 인공호수이지만 계속해서 친수공간으로 개발하면서 지금은 아산 시민들이 사랑하는 대표 휴식공간 중 한 곳이 되었습니다.


호수 둘레길에 자리 잡은 잔디광장, 야외음악당은 신정호 여름 별빛 축제를 비롯한 여러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는 장소입니다. 음악분수공원·생활체육공원이 있어서 지역주민들이 신정호를 바라보며 산책도 하고 운동을 즐기기도 합니다. 그 외에도 생태학습장, 미로 공원등 자연친화적이고 친환경적인 테마 공원을 운영하고 있어 자연생태 문화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곳입니다.


신정호 관광단지 이모저모




신정호에서 만날 수 있는 자연 친구들을 소개합니다.


신정호는 다양한 야생 생명을 손쉽게 만날 수 있는 좋은 생태공간이랍니다. 이날도 한가로이 걸어 다니며 제가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새 친구들을 만날 기회를 가졌습니다. 평소 흔하게 볼 수 있는 흰뺨검둥오리, 중대백로부터 시작해, 윗 지방에서는 만나기 쉽지 않은 검은댕기해오라기를 만날 수 있었답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했던 순간은 난생처음으로 중백로를 만났던 순간입니다.  서울 여행길에서 그렇게 한번 만나보기를 고대했던 중백로 친구를 여기서  만나니 반가움과 기쁨은 뭐라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혹시나 중백로가 날아갈까 숨을 죽이며 한 장 한 장 조심스레 카메라에 담았던 잊지 못할 순간입니다.     


신정호에서 만난 물새 친구들


이 외에도 신정호 생태 학습장에 오면 꼬리 모양과 무늬가 독특하고 아름다운 꼬리명주나비와 다양한 습지 식물들도 함께 만날 수 있었습니다. 꼬리명주나비 움직임이 너무 빨라 한참을 기다리던 끝에 간신히 건질 수 있었던 사진이라 더 기억에 남네요. 그 외에도  산책하는 내내 멧비둘기, 참새, 박새, 청딱따구리, 개개비 등 다양한 조류 친구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신정호 생태학습장 친구들





온양온천역 도보여행길, 남산-신정호 나들이 같이 떠나볼까요?


사실 이곳은 개인적으로 의미가 남다른 곳입니다. 2016년 8월, 익숙했던 서울을 떠나 충남 아산에 임시로 정착해 적응기를 갖던 시절,  카메라와 망원경을 들고 집 근처에 있는 아산 남산공원을 찾아 나선 첫 충남 여행길이었지요. 남산 둘레길을 걷다 우연하게 신정호란 이름을 발견했고, 자석에 이끌리듯 찾아간 낯선 여행지인 신정호에서 서울서 보지 못한 특별한 친구들을 만나며 소중한 추억을 만들었지요.  


나름대로 생태기행을 다니면서 느낀 점은 조금만 집중하고 주의를 기울이면 야생동식물이 멀지 않은 곳에서 함께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숲 속 오솔길이 호수 둘레길로 이어지는 충남 아산 남산-신정호 길, 그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야생동식물 친구들을 만나며 소소하지만 작은 행복을 느끼는 그런 여행, 같이 나눠볼까요?


신정호 노거수를 만나는 곳, 신정호 느티나무 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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