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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2024 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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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eHee May 06. 2024

북유럽 미술전

도쿄 Sompo Museum / 서울 마이아트뮤지엄

도쿄는 정~말 오래전 미국에 가면서 딱 하루 스탑오버로 머문 적이 있다. 마침 친구가 도쿄에 살고 있어서 친구 볼 겸 하루 잠깐 머물고 온 게 다였고, 이 큰 도시를 제대로 본 적이 없어 올 4월 초 도쿄 혼여를 다녀왔다.


도쿄의 미술관들과 미술전시들이 서울보다 퀄리티가 훨씬 좋다고 들은 적이 있어서, 내 여행일정과 타이밍이 맞는, 도쿄의 유명 미술관들의 보고 싶은 전시를 골라두었다.


그중 하나가 Sompo Museum(솜포 미술관)의 "The Magin North: Art from Norway, Sweden, and Finland"인데, 마침 내 일정과 맞물리는 북유럽 작품 전시였다.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의 국립미술관들에서 약 70여 점의 작품을 가져온 전시였는데, 사실 여행계획을 짜면서 "북유럽 미술"은 너무 생소해서 빡빡한 일정 속에 이 전시를 봐야 하나 사실 좀 고민을 했었다. (게다가 작가들 이름을 발음하기 어려운 건 덤... 그나저나 요즘 들어 "북유럽 미술관" 혹은 "북유럽 미술"에 대한 신간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런데 마침 도쿄 방문 시기 조금 전 삼성동 마이아트뮤지엄에서 스웨덴 국립미술관 컬렉션 전시를 시작하였고, 아 이건 솜포 미술관도 가라는 계시인가 보군- 생각하며 북유럽 미술 답사(?)겸 마이아트뮤지엄 도슨트 일정에 맞추어 방문했다. (가기 전에 두 미술관 전시의 작품 리스트에서 몇몇 작가가 겹치는 것도 확인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좀 아쉽게도 매우 소수만 겹쳤다.) 이 전시도 약 75점의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의 대표 예술가들의 작품들을 포함하고 있다.


그래서 먼저 도쿄 여행에 앞서 방문한 마이아트뮤지엄의 스웨덴국립미술관 컬렉션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도슨트 설명에 의하면, 스웨덴에서 19세기는 매우 중요한 시기인데, 이때 예술적으로 매우 고착화되어있었고, 몇 스웨덴 작가들이 새로운 미술을 개척하고자 주로 프랑스로 떠난 시기라고 한다. 작품들을 보면 인상파 작품들 같다는 인상을 많이 받는데, 그도 그럴 것이 이 시기에 프랑스에서 스웨덴 작가들이 인상파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이다. 그래서 사실 북유럽 미술 하면 굉장히 생소하겠다는 예상과 달리, 그림들은 우리가 많이 접했던 인인상파 작가들(모네, 르누아르 등)의 그림들과 비슷하기도 하고, 풍경화 등 주제가 직관적이어서 보기 편안하다. 아름답기도 하고.


스웨덴 최고 화가라는 칼 라르손(이케아에 영향을 미친 작가)의 작품들이 몇 점 전시되어 있었고, 안타깝지만 뭉크의 작품은 가져오지 못했다고 한다(하지만 곧 예당에서 뭉크 전시가 열릴 예정이니 다행이다).


마이아트뮤지엄에서의 작품 몇 개를 아래 추가해 본다.

Hans Fredrik Gude - The Sandvik Fiord (1879)
Hugo Salmson - The Little Gleaner (1884)
Laurits Andersen Ring - The Lineman (1884-1906)
Elizabeth Keyser - A Confirmand in Normandy (1889)
Bertha Wegmann - Young Mother with a Child in a Garden (연도가 잘 안 보이고 검색도 어렵다..ㅠ)
Elsa Backlund-Celsing - Coffee Time
Laurits Andersen RIng - At the Old House (1919-1922)
Vilhelm Hammershoi - Interior with a Reading Lady (c. 1900)
Carl Skanberg - The Grand Canal, Venice (1882)

이렇게 마이아트뮤지엄에서 "북유럽 미술"에 대한 사전 답사(?)를 마치고 도쿄로 갔다. 도쿄에 도착하자마자 맨 처음 일정이 솜포 미술관의 북유럽 미술전 관람이었고, 미리 공부를 했다는 뿌듯함(?)과 기대를 한껏 안고 입장했다.


솜포 미술관의 북유럽 미술전은 총 3층 정도에 걸쳐 전시가 진행되는데, 한 층정도 제외하고 모두 사진촬영이 불가능했다. (사실 사진촬영을 금지시키면 아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사진에 신경 쓸 필요 없이 오로지 전시만 편하게 볼 수 있다는 안도감도 동시에 있다.)


작품 수는 마이아트뮤지엄이나 솜포 미술관이나 큰 차이는 없는데, 좀 안타까운 사실이지만 가져온 작품의 질적으로는 도쿄가 조금 더 우위에 있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비교를 하고 싶지는 않지만 워낙 시기적으로 가까이 두 전시를 보았기 때문에 비교를 할 수밖에 없었다. 씁쓸하지만 역시 국력의 차이가 이렇게 나는 건지... 각 작품이 정확히 어느 미술관 출처인지까지 일일이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솜포 미술관의 경우에는 뭉크의 그림을 두 점 가져왔고, 마이아트뮤지엄과 겹치는 작가의 작품의 경우(예를 들어, Bruno Liljefors), 솜포 미술관에 걸린 작품이 훨씬 더 압도적이었던 것 같다. 좀 더 다양한 화풍의 작품들도 있었고. (솜포 미술관에는 노르웨이 민화 등도 포함되어 있었다. 물론 세 군데의 미술관에서 작품을 가져왔으니 이러한 차이가 나는 게 당연할 수도 있긴 하다.) 그런데 또 의외로 칼 라르손의 작품은 없었다. 하지만 마이아트뮤지엄의 전시도 훌륭했고, 좋은 작품들도 굉장히 많았다.


솜포미술관에서 사진 촬영이 가능했던 몇 작품의 사진을 아래 추가해 본다.

Harald Sohlberg - Afternoon Sun (1895)
Eilif Peterssen - Nocturn (1887)
Vaino Blomstedt - Archer
Ernst Josephson - The Water Sprite (1882)
Gerhard Munthe - The Spirited Off into the Mountain (1928)
Theodor Kittelsen - The Princess Picking Lice from the Troll (1900)

마지막으로 퇴장 전에, 솜포 미술관의 소장품인 반 고흐의 해바라기를 볼 수 있었다. 총 7점의 해바라기 중 하나라고 하는데, 아... 실제로 보니 그림이 정말 압도적이었다. 한참을 보았다. 사실 별 생각이나 기대 안 했었는데, 실제로 보니 그냥 책이나 화면으로 보는 것과는 디테일이나 생생함 측면에서 확실히 다른 느낌이었다.

Vincent Van Gogh - Sunflowers (1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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