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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프롷 Feb 23. 2017

"평범하고 싶어요"

<아무도 모른다>

당연한 것은 없다

평범한 아버지와 어머니, 별 다를 것 없는 형제들과 함께 사는 것. 그렇게 밥을 먹고 장을 보고 학교에 다니는, 당연하게 여기는 일상의 가치를 깨닫게 하는 영화입니다. 평범한 것이 얼마나 큰 복인지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2004년 작품입니다. 당시엔 4만명 안 되게 봤었는데 최근 재개봉을 했어요. 담담한 일상에서 깊은 울림을 끄집어 내기로 유명한 감독입니다. 보고 나면 한참동안 울렁댈만큼.

'모성은 누구에게나 주어지지는 않는다'고 말하는


스토리: 버려진 아이들

아키라, 교코, 시게루, 유키는 철부지 엄마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엄마는 같지만 아버지도 그런지는 장담할 수 없어요. 엄마인 후쿠시마는 형편이 어려워 학교에 못다니는 큰 아들에게 "왜 나는 행복하면 안되냐"고 투정을 하는 캐릭터입니다. 어느날 엄마에게 남자친구가 생기고, 그래서 집을 비웁니다. 행복하기 위해서. 남겨진 아이들은 엄마가 준 돈으로 생활을 이어가지만 쉽지 않고.. 그렇게 흘러가는 아이들의 일상을 관찰합니다.


실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만들었습니다. 2004년 칸영화제에서 최고 화제작으로 떠오르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존재감을 드러낸 작품이죠. <걸어도 걸어도>,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태풍이 지나가고>가 나오기 전에.

넘을 수 없는 철창, 그 너머의 평범한 삶


연기: 미안해서 숨고싶은

감독은 막막하고 고통스러운 아이들의 심정을 절대 대사로 전달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될 법한 내용인데. 아이들도 모두 내지르지 않고 삼키는 방식으로 연기하죠. 실화임을 굳이 강조하지도 않아요.


큰 오빠 역을 맡았던 아기라 유야는 어엿한 청년이 됐습니다. 당시 14살 최연소 칸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자라는 기록을 남겼죠. 아이들의 연기를 보는 내내 가슴이 저릿저릿합니다. 아쉽게도 4남매 중 영화배우로 성장한 친구는 아기라 유야 뿐입니다.

눈으로 말하는 주인공
개구진 행동에 더 숙연해지고 마는
귀엽고 앙증맞아서 더 슬픈 자매


추천: Life goes on

영화관을 나서면서부터 시작되는 영화들 있잖아요. 기승전결이 뚜렷해서 쫄깃하게 즐기는 그런 영화 말고. 슴슴하지만 하염없는 상념에 젖어들게 하는 영화. 사람과 삶에 대해 돌아볼 수 있게 하는 영화를 찾으시는 분들에게 추천해 드립니다.


데이트 영화로는.. 영화를 얼마나 좋아하시느냐에 따라 갈릴 수 있겠습니다만. 고요하게 흘러가는 영화를 잘 버티실 수 있다면 괜찮습니다. 경우에 따라 보고나서 상대방이 펑펑 울 수도 있으니, 슬쩍 손수건 준비하시고. ㅋ

빈자리를 표현하고 싶었겠죠


p.s. 고레에다 형님 영화는 좀 띄엄띄엄 보세요. 빡센 감이 있으니까 ㅋ



#김프로 별점        ★★★★

(데이트 활용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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