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것을 알아봤으면 즐겨찾는 게 삶의 의무
내가 족발을 언제부터 맛있게 먹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이것이 상당히 근래에 들어서 취식 빈도가 늘어난 음식이라는 것만은 확실하다. 가까운 시장에 훌륭한 족발집이 생기기 전에는 족발을 맛있게 먹은 기억이 도통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예전에 나는 족발을 ‘고기맛 나는 젤리’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함부로 떠들고 다녔다간 족발 애호가에게 뼈다귀로 얻어맞을 만한 소리다. 그러나 나도 할 말은 있다. 정말 못하는 집에서 먹어보면 족발은 도무지 메리트가 없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고기는 질기고 젤라틴은 늘렁거리며, 심지어 미지근해서 영 신선치 못한 음식을 먹는 기분이다. 게다가 너무 거대한 뼈가 포함되어 속은 기분이 드는 것은 물론이요, 처리도 골치아프다. 덤으로 딸려 오는 채소도 적고 힘이 하나도 없어 질겅이는 느낌이 난다. 몇개 있지도 않은 풋고추가 눈물나게 매운 것은 덤이다. 이런 음식을 비싼 돈 주고 사먹는다는 건 심각한 잘못 같다. 바로 이게 진짜 족발 못하는 집의 족발이다. 음식으로서 갖는 총점을 따지면 차라리 마이구미나 하리보 젤리가 낫다.
못하는 곳의 품질이 한심하기 짝이 없다는 위험 부담도 큰데다, 심지어 비싸긴 더럽게 비싼터라 내 주변 친구들끼리 족발을 먹은 적이 없다. 학생 때 좋은 경험을 하지 못한 탓에 졸업 후에도 모여서 족발을 먹지 않는다. 하기야 물놀이를 가서도 챙겨 먹기가 번거롭고 고깃값이 비싸다는 이유로 고기 구워먹기를 포기하는 친구들이다. 미쳤다고 족발을 시도하겠는가?
그리하여 족발은 맛있어서 먹는 게 아니라 어쩌다 가족끼리 즐겨보는 별미 비슷한 것으로 취급하게 되었는데…… 분가한 형의 이사를 마치고 배달로 시킨 족발을 먹어본 뒤에 마음이 조금 바뀌었다. 질겅이는 느낌 없이 알차고 맛있고 심지어 밑반찬 따위도 풍성하고 싱싱했다. 딸려온 막국수도 새콤달콤 맛있었다. 덕분에 족발도 원래 맛이 그저그렇고 배달음식 자체도 치킨처럼 검증된 메뉴 몇 가지 이외에는 형편없기 마련이라고 생각했던 나는 이날 두 가지 생각을 바꾸었다. 먹어본 놈이 잘 먹는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었다.
그러다 동네 시장에 맛집이 들어서면서 족발에 대한 나의 인식은 완전히 바뀌었다. ‘족발 중에 먹을 만한 것도 있다’에서 ‘족발은 맛있다’로 바뀐 것이다. 이 맛집은 식당이 아니라 오로지 포장 판매만 하는 집으로 크기라고 해봐야 고양이 이마만한 집인데, 이 근방에서 어찌나 입소문이 났는지 저녁 시간이 다가오면 문자 그대로 장사진이 선다. 그래서 반박자 빠르게 사서 먹어보니, 과연 줄 서서 먹을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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