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멜라, 『제 꿈 꾸세요』(문학동네 2022)
이상하다고 불리는 사랑이 좋아
김멜라, 『제 꿈 꾸세요』(문학동네 2022)
무서움보다 더 커다란 사랑으로
미래를 향해 달려나가는 소설
문학동네 온라인 독서 커뮤니티 '독파'에서 진행하는 4, 5월의 독서로 김멜라의 『제 꿈 꾸세요』를 읽게 되었다. 2021 문지문학상 수상부터 2021, 2022, 2023 젊은작가상 수상작에 작품을 수록한 김멜라의 소설은 용감한 사랑에 관해 말한다. 사실, 아직도 이러한 사랑에 용감하다는 수식어를 붙여야만 하는 사회를 이해할 수 없다만, 여전히 사회는 어떤 사랑을 거부하기 때문에 그러한 관념에 반하여 사랑을 감행하고자 하는 이들은 더욱 용감하고 두려움이 없어 보인다. 김멜라의 소설은 그들의 사랑에 주목한다. 힘껏 넘어지고 무릎을 털고 일어나는 자들의 환한 굴곡에 주목한다.
사람들은 이유도 없이 무언가를 거부한다. 대부분 기분이나 감정 때문인데, 이러한 기분이나 감정이 생기는 것은 사회에서 오래전부터 거부하고 배척한 사회적 요인이 있기 때문이다. 혐오나 괴롭힘 같은 것. 익숙한 장면 속에서 평생 손에 쥐었던 것만 쥐려는 마음. 전혀 다른 것들은 두렵고 어색해 두려울 순 있다. 다만, 그것을 미워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도 맞지 않으며 시대착오적이라고 생각한다. 받아들일 수 없다면 생각해야 한다. 이제는 마음에 들지 않으면 혼자서만 거부하고 겉으로 티를 내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닌가? 라고 묻는다면 이제는 그것도 불가능하다. 당신의 곁에는 이미 조용히 당신이 거부하는 사랑을, 이상하다고 불리는 사랑을 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당신이 이상하다고 느꼈던 사랑은 김멜라의 소설로 인해 파괴될 것이다. 읽고 나면 당신이 아는 사랑의 일부가 될 것이다.
김멜라의 『제 꿈 꾸세요』는 사랑에 관한 여덟 편의 단편 소설이 수록된 소설집이다. 독특하고 아름다운 이름을 가진 주인공들이 각자 살아가는 사회에서 도발적인 사랑을 거듭한다. 개성적인 목소리로 문제의식을 거침없이 확장하여 맑고 환한 세계로 나아가려 한다. 레즈비언 커플을 불만족스럽게 바라보는 딜도의 시선으로 전개되는 「저녁놀」이나 분명하지 못한 발음으로도 자신이 살아가는 세계에서 당당히 필요한 것을 요구하는 인상적인 '체'가 등장하는 「나뭇잎이 마르고」 같은 소설은 읽으면서 더 먼 미래를 생각하게 만든다. 욕망을 가진 자가 욕망을 행하기 위해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고 나아가는데 이러한 사람들이 청소년이었다가, 성인(젊거나 중년인) 여성이거나, 사물이거나 유령이어서 소설의 주제의식은 더욱 분명하다. 강렬하고 경쾌한 상상력이 자꾸만 너머를 꿈꾸게 한다. 이러한 태도나 소설을 전개하는 방식은 독자에게 사랑의 저편을 꿈꾸게 하는데 독자가 생각하는 사랑의 저편이 주인공들이 살아가는 현실이어서 더 좋음은 증폭된다. 인상적인 반전은 늘 충격을 주기에, 그 충격은 좋은 미래를, 좋은 엔딩을 바라게 하니까 시를 읽는 독자들이 주인공들의 미래가 좋음에 닿게끔 빌어줄 수 있는 것 같다.
우리가 바라는 삶을 미래에 두려면 지금의 우리가 노력해야 한다. 지금도 내가 모르는 어떤 삶들은 꾸준히 자신의 미래를 위해 힘쓸 것이다. 과거 독립 운동가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제3자인 나는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 정말 남일이라고 할 수 있을까. 지금의 나는 그럴 수 없는 것 같다. 이미 멀리 와있으므로 말해야 하는 것들이 있고 이미 말해진 것들에 손을 보태는 언어를 더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문학을 하거나 언어를 생각하는 자의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의 몫이자 자세라고 생각한다. 이제 남의 일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더는 타자란 없다. 김멜라의 소설은 독자를 타자의 자리에서 당사자의 자리로 옮겨 당사자의 세계를 마주하게 한다. 소설의 몫은 이런 것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