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가 미래를 알려준다.
장바구니에 스마트폰을 넣어두고 며칠을 고민했다. 가격이 부담스러워서 결제 버튼을 누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사흘째 되는 날, 이메일이 왔다. "장바구니에 담아두신 상품, 지금 10% 할인 중입니다."
우연일까? 아니다. 시스템은 알고 있었다. 내가 그 스마트폰을 원한다는 것, 하지만 망설이고 있다는 것, 그리고 적당한 할인이 있으면 결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나는 예측되었고, 그 예측대로 움직였다.
카드를 긁고 나서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좋은 가격에 샀으니 만족해야 하는데, 어딘가 개운치 않았다. 내가 선택한 건가, 선택하도록 유도된 건가. 그 경계가 흐릿해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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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비슷한 사람들'로 묶이는 현상을 이야기했다. 그런데 분류는 시작일 뿐이다. 분류된 데이터는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 예측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스마트폰이 오늘의 일정과 예상 이동 시간을 알려준다. 내가 묻기 전에. 검색창에 글자 두어 개를 치면 내가 찾으려던 문장이 자동으로 완성된다. 내가 입력하기 전에. 퇴근길에 음악 앱을 열면 "오늘 하루 고생했으니 이런 음악 어때요?"라며 플레이리스트가 뜬다. 내가 고르기 전에.
시스템은 나의 다음 행동을 알고 있다. 적어도 그렇게 보인다.
예측은 어떻게 가능할까.
원리는 단순하다. 과거가 미래를 알려준다. 내가 매주 금요일 저녁에 피자를 주문했다면, 이번 금요일에도 피자를 주문할 확률이 높다. 내가 특정 장르의 영화를 연속으로 봤다면, 비슷한 영화를 또 볼 가능성이 크다. 알고리즘은 이 패턴을 읽고, 내 미래 행동을 추론한다.
사람은 생각보다 습관적인 존재다. 스스로는 매 순간 자유롭게 선택한다고 느끼지만, 데이터로 보면 놀라울 정도로 규칙적이다. 알고리즘은 이 사실을 활용한다. 수백만 명의 행동을 학습해서, "이런 패턴을 가진 사람은 다음에 이렇게 행동한다"는 확률을 계산한다.
그 확률이 나에게 적용된다. 나는 하나의 사례가 되고, 과거의 나에 의해 미래의 내가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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