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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romeNa Mar 26. 2021

이사를 간다. 2

전학 알아보기

5G 네트워크가 나온 지 얼마나 됐다고, 6G 네트워크가 얼굴을 들이밀고 있는 시대이다. VR로 가상 체험이 가능하고, AR로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엮는 시대이다. 드론을 통해 하늘을 수놓거나, 보이지 않는 곳까지 볼 수 있고, 자연재해로 인해 인간이 갈 수 없는 곳도 탐색할 수 있는 시대이다. IOT는 기기와 기기간의 소통을 통해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고, AI는 내가 원하는 것을 알아서 해주는 시대이다. 


SNS는 세계 어느 곳에 있던 소통이 가능하게 해 주고, 영상통화는 집에서도 세계 여러 사람과 만날 수 있는 시대이다. 전자 상거래의 발달과 라이브 커머스의 도입으로 내가 어느 곳에 있던 제품을 소개받고, 구매할 수 있고, 화상 회의는 집이나 휴양지에서도 업무를 할 수 있는 시대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나의 로그가 사라지거나 위변조 되지 않게 블랙박스처럼 봉인한 후 한 곳이 아닌 세계 어느 곳에서나 존재하게 할 수 있으며, 마이데이터를 통해 내 정보의 권리를 주장하거나 통합할 수 있는 시대이다.


 우리는 이런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런 시대가 몇백 년에 걸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닌 단 몇 년 사이에 만들어진 시대이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기술은 적응할 시간도 없이 빠르게 진화해 간다.




하지만, 교육, 행정은 아직까지 8,90년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이사일은 확정이 됐고, 해당 일에 맞춰서 아이들 전학을 알아봐야 했다. 중1, 고1 초반이기에 전학을 가도 큰 부담감은 없을 것 같았다. 


이사 갈 곳에 어떤 학교가 있는지 잘 모르기에 먼저 현재 학교에 문의를 했다. 당연히 학교에서는 아이의 수준을 고려해 해당 지역의 학교를 선정, 추천해 주거나 학사자료까지 처리해 주는 걸로 생각했다. 완전 오판이었다. 아이의 수준을 고려하는 것은 커녕 선정, 추천조차도 없었다. 돌아온 답은 '교육청에 문의하세요. 우리는 해당 학교에서 요청한 자료만 전달합니다.'이게 다였다. 


일단 이사 갈 지역 교육청에 문의를 했다. 4번의 전화 돌리기를 당했다. '여기에 문의하세요', '우리 부서 담당이 아니라서 담당 부서로 연락하세요.', '담당이 변경돼서 다른 부서로 연락하세요.', '담당 주문관이 휴무라서 다음에 연락하세요.' - 우리는 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 IT 시대에 살고 있다! - 어렵사리 담당과 연락이 닿았다. 돌아온 답은 '희망하시는 학교에 연락해서 TO가 있는지 먼저 확인하세요' - 우리는 기기가 서로 소통하는 IOT 시대에 살고 있다!! - 


이사 갈 곳의 고등학교, 중학교를 폭풍 검색했다. 그 학교가 괜찮은지, 수준이 어떤지 전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네이버 지식인에는 시답잖은 질문과 답변만 수두룩했다. '급식 맛없어요.' '급식 괜찮아요', '매점 짱이예요!'... 학교에 먹으러 가는 것 같았다. 


다시 어렵사리 학교를 선정하고, 전학에 대해서 문의를 했다. 전학 신청하기 위해서는 지금 있는 학교에서 무슨무슨 서류를 발급받아야 한다고 했다. 지금의 학교에 필요한 서류를 문의했다. '아 그건 저희들에게 발급받아서 제출하시면 돼요'라는 답변이 왔다. 처음부터 전학에 필요한 가이드와 서류를 안내해줬으면 다시 연락할 필요도 없는 일이다. - 우리는 IT가 알아서 해주는 AI 시대에 살고 있다!!!! -




이사 날짜가 평일에 잡혀서 이삿날 아이들 출결을 문의했다. '이삿날 현재 학교나 이사 가는 지역 학교에 등교하지 않으면 결석 처리됩니다.'라는 답변이 왔고, 이사 가는 지역의 학교에는 '전입'신고 이후 학교 전학이 완료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전입'신고는 이사 가는 날 신고하는 게 아닌가?????? 헤어 나올 수 없는 수렁에 빠진 듯한 기분이다...... - 우리는.... 내 정보가 어느 곳에서나 존재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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