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단상집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eromeNa May 17. 2023

'대체 불가 인재'에 대한 단상

인터넷이나 유튜브 등에서 대체 불가 인재로 검색하면 많은 정보가 나옵니다. 대부분 일반적인 내용으로 "열심히 공부하고 일해서 대체 불가한 인재가 되어야 한다", 어떤 사이트는 유형으로 분류해서 자기에게 맞는 유형을 선택하라고 합니다. 또 어떤 사이트는 특성을 여러 개 나누어 그 특성대로 행동하면 된다고 합니다. 또 어떤 사이트는 유명인을 예시로 들면서 그렇게 해야 한다고 합니다. 정말 그럴까? 그 사람처럼 행동하면 되나? 그 글을 쓰는 사람은 대체 불가한 인재인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의 정책을 비판할 때 '탁상공론'이니 하지만 정작 자신부터가 탁상공론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대체 불가 인재를 논하기 전에 잠시 제 자랑을 먼저 하겠습니다. 어느 프로젝트를 하던 '대체 불가한 인력'이었습니다. SI(통합 시스템 구축 - 정해진 기간 내 프로젝트를 수행)의 프로젝트 PM(프로젝트 매니저)으로부터 여러 번 '대체 불가 인력'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프로젝트가 끝나면 그 PM의 요청으로 다른 프로젝트로 바로 이어지고 이어지면서 십몇 년을 진행했습니다. 중간에 PM을 맡아서 진행하기도 했으며, 현업(서비스 운영 회사의 직원)이 다른 프로젝트를 이어서 연결시켜 주면서 내보내지 않기도 했습니다.


실제적으로 '대체 불가 인재'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체 불가 인재'가 있다면' 그 회사나 프로젝트는 망한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한 사람에게 집중되는 프로젝트는 개발할 때는 잘 이행되겠지만, 이후에는 힘들어집니다. 운영을 할 때는 '대체 불가 인재'는 단가가 맞지 않아 다른 사람을 대체해야 합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대체 불가 인력'을 잘 활용했지만, 결국 운영으로 넘어가면 그것을 이어받는 사람들이 힘들어집니다.


'대체 불가 인재'는 과연 존재할까 의문입니다. 예를 들어 변호사는 매해 배출되고, 검사를 하다가 변호사로 전향까지 하기에 변호사는 많습니다. 변호를 잘하는 변호사가 한 명만 존재하지는 않습니다. 의사도 마찬가지입니다. 개발자는 너무 쌔고 쌨습니다. 디자이너 또한 많습니다. 다만 예술가는 자신만의 화풍, 스타일이 있기에 '대체 불가 인재'가 맞습니다. 자신의 개성과 스타일이 강한 예술 분야 이외에 클라이언트가 존재하고, 클라이언트의 요청에 맞는 업무를 하는 직종은 '대체 불가 인재'가 사실상 없지 않나 생각합니다.


'대체 불가 인재'는 나만이 할 수 있는 업무가 맞지만, 그 업무를 쪼개면 다른 대체 인력은 충분히 있습니다. 다시 말해 여러 명이 해야 할 일을 혼자서 다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지시 없이도 스스로 알아서 업무를 진행한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습니다. 말이야 쉽지 그렇게 하기에는 어렵습니다. 일단 업무에 대해서 말하기 전에 첫 단락에서 언급했던 '대체 불가 인재'에 대한 여러 사이트, 블로그에 나온 특성, 유형 등을 보기 전에 자신이 '대체 불가 인재'를 고용한다면 어떤 인재를 고용할지 먼저 생각하는 게 우선입니다. 특성, 유형 그런 거 상관없이 자신이 사장이거나 팀장이라면 어떤 인재를 고용할지 고민하면 답은 나옵니다. 그 인재처럼 자신이 하면 됩니다. 


스타트업 기업이나, 벤처 기업처럼 소규모 기업은 한 사람이 여러 개의 업무를 해야 합니다. 자신의 업무를 한정시키고 하기에는 조직 자체가 작기 때문에 원하지 않습니다. 중견기업일 경우에는 어느 정도 업무가 한정되어 있지만, 그 한정된 업무 내에서 여러 가지 업무를 해야 합니다. 


업무 방법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자신이 사장이나 팀장일 경우에는 직원이 어떻게 업무를 했으면 좋을지 생각하면 답은 있습니다. 다만 몇 가지 방법이라기보다 조언이라면, 요청을 받으면 되도록 빠른 시간 안에 응답을 해야 합니다. 요청을 받았는데, 몇 날 며칠이 걸리면 신뢰도가 떨어집니다. 처리가 늦어진다면 늦어진다는 응답과 동시에 사유가 포함되어야 합니다. 자신만 안고 있어서는 절대 안 된다는 의미입니다. 


예로, 핸드폰을 수리하러 갔는데, 아무 말도 없이 2,3시간이 훌쩍 지나버리면 어떨지 생각해 보시면 됩니다. 수리 요청을 받은 사람은 어디가 고장이 났고, 이걸 수리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고 등등을 몇 분 안돼서 응답합니다. 마찬가지로, 자신에게 요청이 들어왔으면 되도록 빠른 시간에 응답을 해야 합니다. 


업무가 주어지길 기다리고만 있으면 주어진 일만 하는 그냥 평범한 보통 직원이 됩니다. 다수의 자기 계발 서적에도 보면 주어진 일만 하는 직원보다 스스로 찾아서 하는 직원이 되라고 합니다. 저의 경우는 주어진 일만 하는 직원은 충분히 대체 가능한 인력이 많기에 업무가 지연되거나, 응답도 늦어지면 퇴출대상입니다. 


IT 개발을 예로 들면, 개발을 하는 프로젝트가 어떤 프로젝트인지, 내가 개발을 시작하기 위해서 어떤 게 필요한지, 프로젝트를 숙지하고 있는지 등을 스스로 찾아서 습득하고 있어야 합니다. 예상외로 개발을 하는데 자신이 어떤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 조차 모르는 개발자가 더러 있습니다. 대부분 프로젝트에 개발자가 투입되는 시기는 이미 프로젝트의 윤곽이 어느 정도 나와 있는 상태에서 본격적으로 개발 구현이 들어가야 할 때 개발자를 투입합니다. 넋 놓고 업무를 주기만 기다리는 개발자와, 어떤 프로젝트이고, 어떻게 개발을 해야 하는지를 먼저 찾아보고 습득하는 개발자 중에 어느 사람을 신뢰하고 업무를 주고 싶은지 생각한다면 이미 답은 나와 있습니다. - 개발 회의를 하다 보면 기다리기만 하는 개발자와 이미 습득한 개발자의 이해도가 확연히 틀립니다. - 


마지막으로 돈을 따지면 업무가 한정됩니다. 업무를 주는 '갑'이 한정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업무를 한정시킵니다. 돈에 따라서 업무량을 스스로 조절합니다. - 자기 계발 서적을 보면 '돈보고 일하지 말라'라는 문구가 자주 보입니다. - 물론 업무를 많이 하면 그에 합당한 보상이 와야 하겠지만, 처음부터 보상을 바라고 업무를 하게 되면 보상에 따른 제한을 두게 마련입니다. 업무를 하다 보면 어느새  자연스럽게 보상이 들어오게 됩니다. 


'대체 불가 인재'는 여러 명이 해야 하는 업무를 혼자서 감당해 낼 수 있는 인재입니다. 예술계 이외에 '대체 불가한' 업무는 없습니다. 거의 대부분이 '대체 가능한' 분야이며, 효율성을 따졌을 때 '대체 불가 인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홀로서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