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디자인을 하지 않더라도, 공사는 전문가가 해 주겠지만, 인테리어의 방향성은 사장이 잡아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래야 나에게 맞는 업체를 선정할 수도 있고, 나의 의도를 잘 반영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도 실무적인 이야기보다는 일종의 저의 ‘인테리어론’ 같은 것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서 여러 사례들을 소개했습니다.
1. 인테리어는 디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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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당연한 이야기지만 장사가 잘 되는 카페들은 시그니쳐 메뉴가 있고, 인테리어가 멋집니다. 메뉴 개발도 쉬운 것은 아니지만, 인테리어는 더 어려운 과제입니다. 일단 돈이 많이 들거든요. 스스로 하려고 해도 단시간의 공부로 인테리어를 잘해 내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외로운 자영업자는 또 스스로 헤쳐 나가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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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가 가진 미적인 감각과 경험은 다르겠지만
창업을 하시려는 분이라면 꼭 기억해 주셨으면 하는 것이 있습니다. 인테리어는 ‘디자인’이라는 사실입니다.
그거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다고 그런 빤한 얘길 하느냐 생각하시는 분도 계시겠죠? 그럼 디자인은 뭐죠? 멋있게 보이도록 하는 거? 맞나요? 뭐 그럴 수도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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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인테리어가 예술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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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 온전히 ‘창작자의 의도’에 의해서 탄생하는 것이라면 디자인은 ‘사용자의필요’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예술은 그 출발이 지극히 주관적이고, 때때로 난해하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보편적인 공감을 얻지 못한다고 해서 가치가 없는 게 아닙니다.
그러나 디자인은 그렇지 않습니다. 출발부터가 이것을 필요로하는사람에게집중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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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카페 인테리어 역시 카페에 오는 사람들의 필요가 무엇인지, 그들은 무엇을 원하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손님들이 원하는 것은 다 다르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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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유럽풍을 좋아하고, 누군가는 교토를 기대하고,
햇살을 좋아하는 사람, 고요와 적막을 바라는 사람
높은 천장에서 자유로움을 느끼는 사람, 낮은 층고에서 안락함을 느끼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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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다 아우를 수 있는 인테리어가 존재할 수는 없겠지요.
그러나 저는 카페를 사랑하고, 새로운 공간을 찾아 나서는 사람들이 공간에 공통적으로 기대하는 부분은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설렘’입니다.
어떤 디자인을 공간에 입히던지 간에 ‘설렘’을 줄 수 없는 공간에 사람들이 모이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설렘이라 다소 추상적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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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카페는 인플루언서에게 배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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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매장엔 커피를 좋아해서 오는 손님도 많지만 그 이상으로 매력적인 공간을 사랑하는 분들이 매우 많습니다.
공자님 말씀에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 하였나요?
커피와 커피로 먹고사는 일은 제가 더 잘하겠지만, 신상 카페에 대한 정보만큼은 제가 따라가지 못하는 분도 많습니다.
게다가 이 분들은 제가 정보로만 알고 있는 대부분의 카페들을 다 다녀왔는데 서울과 수도권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좋은 커피와 공간이 있다면 거리 상관없이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십시다.
휴가나 여행 일정에 갈 카페를 미리 정하는 것은 기본이고 아예 카페 투어를 위해서 휴가나 연차를 사용하는 분들도 제법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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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마시겠다고 경주에 간다고?
케이크 먹으러 부산까지 오셨다고요?
빙수 먹으러 거제에서 올라오셨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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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서울에 사는지라 수도권을 기준 삼는 점,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늘 다른 사람보다 한 발 앞서서 신상 카페를 정식 오픈 전에 다녀옵니다.
사진을 굉장히 잘 찍는데 예술적으로 찍기보다는 ‘공간이주는설렘’을소비자의입장에서 잘 포착해 냅니다.
위치, 운영시간, 메뉴, 서비스, 공간의 특징 등 매장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도 매우 상세하게 다룹니다.
이렇다 보니, 새로운 카페를 찾는 사람들에게 이분들의 인스타 계정은 가장 믿을만한 카페 투어 안내서가 되고 이분들은 어느새 인플루언서가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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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서는 양질의 정보제공자로 끝나지 않습니다.
많은 정보를 다루는 동안, 수많은 레퍼런스가 쌓이게 되고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공간은 어떤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러한 안목을 가지고 공간기획에 참여하고 카페 탐방기를 책으로 만들고, 카페 창업을 하는 분도 생기고 있습니다.
카페 인플루언서들은 공간에 대한 정보를 같은 소비자의 입장에서 전달해주는 차원을 넘어서 적극적으로 큐레이션 하고,
더 나아가 공간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역할도 해 내고 있습니다.
생산자의 입장이 아닌 소비자의 입장에서 어떤 공간이 좋은 공간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추천하거나 기획에 참여한 공간들은 대부분 좋은 성과를 내고 많은 사람들이 찾는 핫플레이스가 되곤 합니다.
(물론 팔로워가 많아서 홍보에 유리하다는 점도 간과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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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저는 카페 창업을 하는 분들에게 카페 인플루언서들을 팔로우하라고 권합니다.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관계를 맺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게 아니라도 이 분들의 카페 탐방기만 봐도 엄청난 도움이 됩니다.
사진을 찍는 방법을 배울 수 있고요. 사람들이 카페를 다니면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 궁금해하는 것들에 대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최신 트렌드를 통해서 요즘 사람들이 카페를 다니면서 기대하는 것들이 무엇이고 좋아하는 것들이 어떤 것인지 가늠할 수 있게 되죠.
저 역시 저희 매장에 오는 인플루언서와의 대화를 통해서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때때로 좋은 자극과 영감을 주고받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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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언젠가 카페에 대한 이야기를 신나게 주고받다가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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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카페 인테리어에서 제일 중요한 게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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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생각하더니, 이렇게 답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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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카페 같지 않은 카페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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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은 카페 같지 않은 곳에서 설렘을 느낀다는 말로 이해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3. 카페 같지 않은 카페를 만드세요.
방직공장이었던 곳을 개조해서 카페를 만들었습니다.
넓은 공장을 가득 채웠던 수십대의 재봉틀을 테이블로 사용합니다.
낡은 건물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커다란 인쇄기가 놓여있습니다. 벽과 인쇄기 사이의 좁은 틈을 지나가야 비로소 카페인 것을 알게 됩니다.
세평 남짓한 가게는 평일에는 셔터가 내려가 있어서 여기가 도대체 뭐하는 곳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주말에만 문을 여는데 테이블과 의자는 따로 없고, 커피는 서서 마셔야 합니다.
어떠세요?
우리가 익히 카페 하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그런 카페와는 많이 다르죠.
말끔하고 단정한 벽과 천장 대신에 건물 안팎이 오래되어 곳곳이 부서지고 낡은 곳을 카페로 만들었습니다.
바와 커피머신이 있을 자리에 인쇄기가 있어서 여기가 카페가 맞나 싶죠.
카페는 언제나 편하게 들를 수 있는 곳이고 심지어 24시간 여는 곳도 있는데 일주일에 두 번만 문을 여는 카페라니 카페에 대한 사람들의 통념과는 참 많이 다른 곳들입니다.
사실 위에 언급한 카페는 알만한 사람들은 이미 아는 곳입니다. 유명한 곳이지요.
이런 곳들은 여지없이 사람들이 많습니다.
개중에는 접근성이 좋지 않은 곳도 있고 유명세 때문에 입장까지도 시간이 오래 걸리고 음료 한잔을 받으려면 주문해 놓고 한두 시간 후에 찾으러 와야 하는 곳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