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ention이란 것이 어떤 개념인지도 모르고 떠들어 댈 시절, 훅 모델(Hook model)이란 것을 아주 어렴풋이 접하고서 어려워서 대충 이해하고 넘어갔던 기억이난다. 최근 UX 강의를 준비하며 훅 모델 싸이클과 각 단계의 예시가 좀 더 정리되어 공유하고자 한다.
Hook Model은 사용자 전환, 즉 사용자가 서비스를 한 번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두 번, 세 번 계속해서 사용하여 결국에는 사용자의 일상의 한부분, 습관이 되는 사이클을 뜻한다. 훅모델의 창시자인 Nir Earl(닐 이얼)은 '사용자 습관'을 형성하는 원리가 무엇인지에 대해 행동경제학, 심리학, HCI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조사를 통해 우리가 반복적으로 행동하도록 하는 유도하는 상품들에서 공통적인 패턴을 발견하여 이론으로 정립시켰다.
훅 모델을 효과적으로 사용하여, 서비스가 유저들의 습관이 되면 어떤 이점들이 있을까?
첫 번째, 입소문을 타고 짧은 시간안에 많은 유저 수를 확보할 수 있다.
입소문은 아주 효과적인 Viral 수단이다. 많은 성공한 서비스들은 입소문을 타고 퍼져 해당 분야의 유니콘이 되었다. 한 서비스를 입소문을 타고 다른 사용자에게 사용되기까지 이틀이 걸린다면 2주만에 2만명, 하루만에 입소문이 날 수 있다면 무려 2주 안에 2천만명의 새로운 사용자를 확보할 수있다.
두 번째, 고객생애가치(Customer Lifetime Value)가 올라간다.
어려운 말인 것 같지만 고객생애가치는 한 고객으로부터 벌어들일 수 있는 돈의 총액을 뜻한다. 고객생애가치가 올라가게 되면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와 의존도가 올라가고 서비스에 지불하는 돈에 대해서 무감각해져버린다. 대표적인 예로 우리는 왓차플레이, 멜론, 넷플릭스 등에 알게모르게 얼마나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는가..(잠시 눈물을 닦는다..이제 디즈니가 또 추가 되었지!)
한마디로 말하면 서비스가 유저들의 습관이 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 우리가 습관처럼 사용하는 인스타그램, 틱톡 등의 기업가치는 수십 조에 이른다. 훅모델이란 것이 무엇이길래... 당장 알아보고 적용하고 싶어진다.
그럼 본격적으로 훅모델의 4단계에 대해서 알아보자
Trigger(계기)는 습관이 형성되기 위한 첫 단계이다. 아침에 잠에서 깨기위한 Trigger(계기)는 시끄러운 알람소리(외부계기)일 수도있고, 지각하면 과장님의 불호령이 떨어질까봐(내부계기)서일 수도있다. 이렇게 계기는 크게 외부계기와 내부 계기 두 유형으로 나뉜다.
외부계기에는 사용자에게 다음 행동을 알려주는 정보가 내포되어있다. 대표적인 외부계기로는 아주 큰 login 또는 회원가입 버튼이 있다. 이런 큰 버튼들은 사용자에게 무엇을 하면 되는지 알려줌으로써 서비스로 유도하는 대표적인 외부계기이다. 페이스북 피드에 올라오는 자극적인 광고들 또한 외부계기로 작용한다.
이런 외부계기의 목표는 사용자들이 훅 사이클로 진입해서 훅모델의 모든 단계를 거치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여러 번의 사이클을 거쳐 더이상 외부계기가 필요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사용자가 서비스를 여러 번 사용하게 되면 외부계기가 아닌 다른종류의 계기, 내부계기가 작동한다.
내부계기는 감정과 많은 관련성이 있다. 특히 그 중에서도 따분함, 외로움, 불안함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은 훌륭한 내부계기들이다. 우리는 외로움을 느끼기 때문에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피드를 끝없이 내리고, 따분하기 때문에 유투브와 넷플릭스를 계속해서 시청한다. 부정적인 감정을 어떤식으로든 해소해 줄 수있는 서비스라면 사용자들과의 내부적인 연결고리가 형성되어 서비스를 계속해서 사용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이러한 내부 계기들이 형성되면 외부 계기가 없어도 사용자 스스로 서비스를 찾게 된다.
계기가 충분히 생성되어 서비스를 사용할 마음이 들었다면 행동이 필요하다. 사용자의 activity가 많을수록 User Engagement도 높아지고 회원가입, 구매 등과 같은 전환도 높아질 수 있다. 저자 닐 이얼은 행동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쉽게 만들라'고 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프로덕트를 만드는데 있어 여러 이해관계가 엮이다 보면 생각보다 우선순위가 되지 않는 부분이기도 하다.(세상의 PM들이여 화이팅)
사용자들이 행동을 하는데 있어서 걸림돌이 없도록, 서비스/제품 내에서의 정보 접근성, 정신적 노력, 시간, 비용 등을 줄여 어떻게든 쉽고 직관적으로 우리가 원하는 Paths, Tasks를 달성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정신없는 1998년의 야후 랜딩 페이지와 현재와 크게 차이가 없는 1998년의 구글(검색에만 집중)
사용자가 서비스에서 지속적으로 행동까지 하게 되었다면, 이제 습관으로 가는 문에 한 발자국 더 다가섰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습관형성이 되기에는 부족하다. 사용자를 유혹할 수 있는 미끼가 더 필요한 것이다. 그 중 아주 강력한 것은 가변적 보상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가변적'이란 말인데, 이는 '예측할 수 없는'이란 말과 일맥상통한다.
우리 대뇌에는 쾌락을 느낄때 호르몬을 흘려보내는 대뇌 측좌핵이란 곳이 있는데, 이 곳이 내보내는 호르몬은 아주 강력해서 매우 피곤할 때조차 이 호르몬이 나오면 정신이 또렷해지고 흥분상태에 이르게 된다. 대뇌 측좌핵이 활성화 되는 아주 좋은 예는 도박이다. 블랙잭이나 포커 등 돈을 걸고 도박을 할때는 이 대뇌 측좌핵이 활성화되어 흥분상태가 되는데 재미있는 점은 이기는 것을 확실히 알고 있을때는 이곳이 활성화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이길지 질지 모르는 불확실한 상태에서만 대뇌 측좌핵이 활성화되고, 겜블러들은 이 쾌락에 속아 계속해서 게임을 끝내지 못하고 밤새 도박을 하게된다.
심리학자인 스키너박사도 유사한 실험을 하였는데, 실험실의 비둘기가 레버를 부리로 쪼으면 먹이가 나오는 간단한 실험을 설계하였다. 흥미로운 점은 레버를 부리로 쪼았을때 매번 먹이가 나오게 실험했을 때는 비둘기가 몇번 누르다가 레버에 흥미를 잃었지만, 가변적으로 먹이가 나왔을 때는 미친듯이 레버를 쪼으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가변적인 보상의 예로는 지금은 망했지만, 포스퀘어의 뱃지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꼭 게임이나 뱃지 시스템만 보상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포스팅을 했을때 다른 사용자들로부터 받는 좋아요, 트위터나 핀터레스트를 내리다가 때때로 발견하게 되는 매력적인 컨텐츠등이 가변적인 보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카카오의 페이 리워드와 토스 돌려 받기의 경우에도 받을 수 있는 보상이 가변적으로 변하며 사용자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이렇듯 사용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면서 재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가변적 보상 체계를 만들면 사용자들을 계속해서 사용하게 만드는 양념으로 사용될 수 있다!
'이케아 효과'는 이케아 가구의 경우 대부분 고객이 직접 조립해야하기 때문에 그만큼 시간과 노력을 가구에 들였기 때문에 다른 가구들보다 더 특별히 애정을 쏟는 현상을 말한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서비스들도 사용자들의 참여를 유도하여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게 함으로써 사용자가 떠나지 못하는 요인으로 만들기위해 노력한다.
링크드인은 사용자가 최대한 직장 관련 정보를 입력하도록 독려하였고, 트위터는 관심 계정을 팔로우하도록 유도했다. 트위터는 사용자들이 30개의 계정을 팔로우하게 되면 리텐션이 확연하게 올라간다는 것을 발견하고 지속적으로 피드에서 관심있는 계정을 보여줌으로써 팔로우를 유도했다. 여러 서비스에서 사용되는 리뷰 기능도 마찬가지로 Investment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다.
위 네 가지 싸이클을 사용자가 반복해서 경험하면 결국 삶의 일부가 되고 습관이 형성된다고 한다. 매일 매일 사용하게 되는 서비스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Trigger, Action, Reward, Investment가 절묘하게 들어가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사용자들이 매일 매일 사용하게 하고 싶으면 Hook 모델을 종이에 그려놓고 현재의 사용자 Journey에서 Hook model을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을 살펴보자, 분명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훅모델과 관련하여 더 많은 자료를 보고 싶다면 아래 링크들을 참조해보자.
https://www.youtube.com/watch?v=oQBsnSC_TRM&feature=emb_lo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