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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gela Jan 29. 2018

눕고만 싶다

열두 번째 글/D12


단언컨대 나의 최애 공간은 바로 침대이다.




난 어릴 때부터 잠이 많은 편이었는데 수험생 때도 친구들이 야자 후 학원 수업 듣던 밤 11시에 잠자리에 들었고, 대학생이 되어서는 밤늦게 놀고 아침에 자느라고 오전 수업은 거의 들을 수가 없었다.


거의 기본 매일매일 일곱 여덟 시간은 잤던 것 같다.

한번 잠이 들면 오래 자도 계속 더 자고 싶고 일어나는 게 쉽지 않았다. 주말엔 12시간씩 잘 때도 많았다.


그러나 아이가 생기고 나서는 아이가 밤중에 자주 깨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해서 잠을 길게 잘 수 없는 시기를 몇 년을 보냈다. 잠귀도 밝아져서 작은 소리에도 금세 깨곤 하였다. 그러는 동안에 몸이 꽤 많이 지쳤던지, 언젠가부터는 아이를 재우는 초저녁부터 같이 자버리게 되었다. 아이가 잠들고 난 후의 꿀 같은 휴식시간을 난 자는 시간으로 대체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에는 아이가 밤에 깨지 않기 때문에, 난 아이가 자러 가면 나도 잠들고 아침에는 같이 일어난다. 매일매일 한창 클 나이인 여덟 살 아이와 같은 시간을 자고 있다. 심지어 주말엔 아이보다 내가 더 오래 잔다...




이렇게 내 삶에서 자는 시간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난 침대가 너무 좋다. 이불의 사각거리는 느낌도 좋고 쿠션의 푹신한 느낌도 좋고 누우면 온몸이 쫙 퍼지는 그런 느낌도 너무 좋다. 침대도 좋고, 침대에 있는 시간도 다 좋다. 피곤해지면 눕고 싶단 생각부터 하게 된다. 학생 시절에는 책상 옆에 침대가 있었는데, 눕고 싶단 열망이 너무 커서 공부를 할 수가 없었다.


최근에는 가끔 수면장애가 와서 잠을 못 이룰 때가 있는데, 그때도 난 그냥 침대에 누워있는다. 할 게 없어도 침대에 누워있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난 다시 태어나면 침대로 태어나도 좋을 것 같다.




그런데 요새 8시간씩 자고 일어나도 몸이 개운하지가 않다. 온몸이 굳은 느낌으로 찌뿌둥하고 허리가 아플 때도 있다. 아마도 매트리스 탓이 아닐까? 매트리스를 갈아야겠단 생각을 한다. 매트리스도 참 종류나 가격대가 천차만별이던데, 매우 고가이지만 좋다고 소문난 템*의 매트리스를 눈여겨보고 있다. 그런데 써보지 않고서는 나에게 맞나 안 맞나 알 수가 없어서 구매 결정하기가 참 난감하다. 그래도 최적의 침대 환경을 만들어서 수면의 퀄리티를 높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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