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in Apr 01. 2019

쿠팡과 위메프의 광고를 보며 느낀 것들

쿠팡의 광고를 보며 느낀 것들

쿠팡의 카드 거래액이 월 1조를 넘어섰다는 뉴스가 나왔다. 그럼에도 여전히 적자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제는 누구도 쉽게 쿠팡을 우려의 시선으로 볼 수 없을 것 같다.


내 경우만 해도, 어느새 생활 속에 깊숙히 쿠팡이 관여하고 있다. 가장 혁신적인 서비스는 혁신적이라는 것을 느낄 수 없을 만큼 사람들 일상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는 관점에서 볼 때, 이미 쿠팡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혁신적인 서비스 가운데 하나가 된 것 같다. 집도, 사무실도 쿠팡의 로켓배송 박스가 점차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것이 눈에 보인다.


일상의 일부가 된 서비스 답게, 쿠팡은 광고에서도 다른 서비스들과 꽤 차별화 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위메프나 티몬이 추첨형 이벤트와 실시간 검색어 같은 낚시질로 소비자의 피로도를 높이고 있는 사이, 쿠팡은 자기 나름의 광고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쿠팡의 광고를 보고 느낀 것을 정리해 보자면...


1. 과장되고 허황된 이벤트나 문구를 버리고, 신뢰감을 줄 수 있는 숫자 중심의 광고를 지속적으로 노출

최근 반값특가, 111원 데이 등 위메프나 티몬의 광고를 마주치게 되노라면, 짜증을 넘어서 아니 저런 규모의 회사들이 어떻게 저런 싼티 나는 광고를 할 수 있나 경악을 금치 못하게 된다. 게임 아이템 뽑기에서 가져온 듯한 컨셉의 이벤트와 광고, 차별화 할 수 있는 부분이 더 이상 없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보는 입장에서는 꽤 피곤한 광고다.

사실상 스케일 작은 로또다.

반면, 쿠팡의 경우 매체별로 다르게 광고전략을 취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나는 이상하게 58% 할인을 자주 클릭한다.

내 경우, 할인율 숫자가 강조된 배너 광고를 가장 자주 클릭한다. 37%, 50%, 70% 이런 식의 A,B,C 테스트 형태의 배너 광고인데, 궁금해지긴 한다. 과연 어떤 수치의 할인율 광고가 클릭이 많이 나오는지, 특정 수치를 제시하는 할인율 형태의 광고가 클릭율이 높은지, 아니면 1일 특가나, 품목에 대한 특별가, 이런 형태의 광고가 클릭율이 높은지 문득 궁금해진다.   


2. 10대, 20대가 포털이 아닌 유튜브에서 검색을 하는 것처럼, 쿠팡도 검색 자체를 포털이 아닌 쿠팡 내에서 시도하게 하려는 광고 전략

네이버나 다음 같은 포털에서 쇼핑 검색을 하거나 혹은 다나와에서 검색을 해보면, 쿠팡은 판매처 목록에 잘 뜨지 않는다. 파워링크 같은 키워드 광고는 여전히 활발하게 하고 있지만, 최저가를 가지고 판매처 상위에 올리는 오픈마켓 식의 전략을 취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실제로 네이버 쇼핑검색이나 다나와에서 상품을 검색해보면, 위메프나 티몬이 오픈마켓과 함께 판매처 상위에 뜨는 데 비해, 쿠팡은 좀처럼 판매처 목록에 노출이 되지 않는다.

쿠팡이 보이지 않는다.

쿠팡에 익숙한 소비자라면, 오히려 이런 최저가 위주의 판매처 목록에 쿠팡이 뜨지 않기 때문에, 따로 쿠팡에 접속해서 상품 검색을 하게 될 텐데, 나 같은 경우 이런 식으로 쿠팡에서 검색을 하는 방식이 익숙해져서, 이제는 어떤 상품을 구매하려고 할 때, 먼저 쿠팡에서 검색을 해보고, 나중에 포털 같은 곳에서 가격검색을 해보는 패턴이 생겼다. 결국 오픈 마켓과의 최저가 광고 경쟁을 전략적으로 피한 것이, 쿠팡 플랫폼 자체의 영향력 확대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처럼 생각된다.


위메프와 티몬 같은 쇼핑 서비스들이 지나친 사행성 이벤트와 광고로, 사람들의 피로도를 높이고 있는 사이, 이렇듯 나름의 영리한 전략으로 시장을 잠식해 나가고 있는 쿠팡의 미래가 기대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