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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 Apr 07. 2019

넷플릭스 셀링 선셋을 보고 느낀 것들

selling sunset

넷플릭스에 업데이트 된 셀링선셋을 정주행했다.

셀링선셋, 프로그램 이름부터 느낌이 있다.

한국에서 부동산 관련 사업을 한다면 참고해볼만한 네이밍 같다.

셀링선셋은 Docusoap이라고 해야 하나, 인물들의 실제 생활을 예능처럼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라고 하면 적절할 듯 한데, 다루는 주제는 부동산, 좀더 구체적으로 풀어 보자면 기획부동산 회사에서 일하는 중개인들 에피소드라고 하면 적절할 듯 하다.

개인적으로 꽤 흥미롭게 시청했는데, 시즌 1을 다 보고 나서 느낀 점을 몇 가지 정리해 보자면,   


1. 미국의 기획 부동산은 한국의 기획 부동산과는 결이 좀 다르구나?
보통 중개하는 물건이 한국 돈으로 100억 내외다.

프로그램의 중심에 있는 부동산 회사 오펜하임 그룹은 웨스트 헐리우드에 있는 부동산 중개 회사인데, 단순히 매물 중개만 하는 게 아니라, 토지 매입, 설계, 건축, 리모델링, 판매까지 일정 부분 관여하고 있는 듯 했다. 내가 인상깊게 느낀 부분은 이 회사가 기획 부동산에 접근하고 있는 방식이었다. 셀링선셋이라는 프로그램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부동산 매수자에게 말하자면 석양을 팔겠다... 석양과 함께하는 럭셔리한 공간을 팔겠다... 그 럭셔리한 공간에서 사는 환상을 팔겠다... 말하자면 그런 식의 기획부동산 설계가 인상 깊었다고 해야할까...

사실 한국 기획부동산의 경우 매수자에게 투자하면 "차익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다"는 욕망, 그러니까 투기를 기반으로 설계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에게 돈에 대한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데 재주를 가진, 그러니까 주로 기가 쎄보이고, 말빨 쎈 복부인 스타일의 아줌마, 혹은 매우 전투적인 중고차 딜러 같은 남자라고 해야할까? 어쨌든 그런 유형의 사람들이 중개사로 활약하기 마련 인 것 같다.

이에 반해, 셀링선셋의 기획부동산은 럭셔리한 공간에서 살고자 하는 환상을 팔아야 하기 때문에 중개사도 헐리우드 배우를 방불케 하는 젊고 아름다운 여성들이 주류를 이룬다. 

이것이 부동산 중개인인지, 아니면 모델인지, 배우인지 모를 정도로 화려한 외모와 몸매의 여성들이 명품으로 치장한 맵시를 뽑내며 매수자에게 부동산 물건을 안내한다.(한국에도 도입이 시급하...)   


2. 비즈니스를 대하는 자세
미국 부동산 에이전트 TOP30 안에 든다고 한다.

이건 좀 개인적인 주관일 수 있는데, 어쨌든, 나는 셀링선셋을 보면서 부동산 회사인 오펜하임 그룹을 운영하는 쌍둥이 남자 형제가 눈에 띄었다. 그들이 대표로서 직원을 대하는 태도, 아름다운 여성들에게 둘러싸여서도 철저하게 사업적인 성과와 이익 관점에서 그들에 대해 평가를 내리고 대하는 태도와 행동. 그러면서도 인간적인 신뢰를 얻고 있는 듯한 분위기, 이런 것들을 보며, 아, 사실 저거 정말 힘든 일인데... 여자들만 저렇게 잔뜩 모인 회사에서, 저렇게 흔들림 없이 운영하는 게 참 보통 일이 아닐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뭐랄까, 비즈니스를 대하는 자세에 대한 프로의 격 같은 게 느껴졌다고 해야할까? 어쨌든 그런 자세나 태도 같은 건 참 담백한 부분이 있어서 좋았다.   


3. 연하의 남자와 연애하는 여성의 결핍

이것도 약간 개인적인 느낌일 수 있는데, 어쨌든, 셀링선셋에 등장하는 미모의 여성 중개인 중에 나는 Mary가 가장 인상 깊었다. 37살로, 두 번의 이혼을 경험한 여자인데, 자신의 아들보다 네 살 위인 25살의 프랑스 출신 남자와 사귄다.

37살의 Mary는 25살 청년의 아이를 갖고 싶어하고, 그렇게 결혼을 얘기하는 Mary 앞에서 25살 프랑스 몸짱 청년은 그저 언제나 멍한 눈빛이다. 부동산 거래에 있어서는 회사 내에서 가장 실적이 좋은 유능한 인물이지만, 연애에 있어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었다. 

돈으로도 어쩔 수 없는 젊음과 아름다움에 대한 결핍, Mary가 아들 또래의 프랑스 남자를 그윽하게 쳐다보는 시선에서 문득 그런 결핍이 느껴졌다고 해야 할까? 어쩌면 그 결핍이 사랑 받고 싶다는 인간의 보편적인 욕망의 근원에 있는 것은 아닌지... 혹은 반대로 사랑 받고 싶다는 욕망이 그런 결핍을 만들어내는 것은 아닌지...

어쨌든 확실한 건, 그런 결핍과 욕망이 자석처럼 인간을 끌어당기는 한, 셀링선셋에서 직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산업 카테고리(이를테면 럭셔리 산업이라고 해야할까?) 언제나 번영할 것이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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