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포제’와 '크리에이터 클럽' 두 곳을 다녀오고
코로나가 잠잠해져서일까, 진짜배기 맛집, 카페는 이미 사람들이 줄을 서는 모습이 보인다. 직무교육 클래스와 학원은 사람이 바글바글하고, 마스크를 쓰더라도 사람들은 모임을 재개한다. 끝난 줄만 알았던 오프라인 비즈니스는 여전히 기세를 펼치고 있고, 모두가 비대면(untact) 서비스에 주목하고 있는 지금, 비전을 품고 있는 오프라인 사업가들의 가슴은 뜨겁다
*논리/이성적 접근
학원업에 늘 관심이 많았던 한 친구는 오프라인 비즈니스에서는 아직 비효율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이 너무 많이 남아있다며, IT업계에서 불편함을 해결하는 연습을 하고 오프라인 비즈니스를 하고 싶다고 했다
IT업계에서 배울 수 있는 최고의 실력은 보이지 않는 불편함을 읽어내는 능력(사용자 중심의 사고와 예민함), 그리고 실험과 반복 개선의 피드백 루프를 타이트하게 가져가는 기민함(린)일 것이다.
이 두 가지 무기를 가지고 작은 모바일 안에서 wow를 만드는 것에 단련이 된다면, 실제 세상에서 wow를 만들 수 있는 여지는 정말 많을 것 같았다.
*감성적 접근
하지만 손에 흙 묻혀가며 오프라인 비즈니스를 하고 계신 분들을 만나보면서 든 생각은, 최적화를 추구하고 UX를 반복적으로 개선하는 IT적 태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열정에 기름붓기 대표님은 결국 오프라인에는 ‘경험’ 비즈니스만 남을 것 같다고 말씀하셨는데, 이건 모바일이나 PC 화면에서 정말 대체하거나 계량화하기 어려운 가치인 것 같다.
오프라인에는 숫자로는 알 수 없는 매력의 영역이 있고, 이걸 잘하는 감이 좋은 사람들이 있다. 이런 느낌적인 느낌이 논리로만은 설명되지 않는 감성의 영역이 아닐까? 이것이 단순 오프라인 사업가 개인의 주장일 뿐이라면 설득력이 없겠지만. 이들은 때때로 온라인 사업가가 이해하기 함든 방식으로 성공을 이뤄내곤 한다.
*오프라인 비즈니스의 진입장벽
오프라인은 대만카스테라나 흑당밀크티처럼 비슷한 게 우후죽순처럼 생기는 진입장벽이 낮은 시장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사실 초반에 베끼기 쉬운 것은 온라인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모방불가능한 비교우위 창출에 있어서 제조/유통업에서는 규모의 경제, 온라인에서는 네트워크 이펙트 등이 있다면 오프라인 비즈니스를 베낄 수 없게 하는 것은 결국 브랜드라는 생각이 들었다. 브랜드가 없는 아이템은 트렌드가 되어 수많은 후발주자를 만들어낸다.
브랜드라는 것은 블랭크처럼 개별 브랜드로 치고 빠졌을 땐 얻기 어려운 시장이고, 오히려 젠틀몬스터처럼 차근차근 신뢰를 얻어나가며 다소 느리게 브랜드를 쌓아나갔을 때 정말 모든 걸 다 얻을 수 있는게 아닌가 싶었다.
*오프라인 비즈니스의 매력
눈에 보이고, 만져지는 것들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 곳에서 나의 고객을 내 눈으로 보고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충분히 가슴 뛰는 일인 듯 하다. 이런 환경에선 어떤 이유든 간에 도저히 유저를 숫자로만 볼 수가 없다.
두 곳을 다녀올 때 잠시나마 생산자적 관점을 떠나 소비자로서, 지금 이 순간을 멋지게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
이 시국이지만 잠시나마 삶을 넷플릭스와 유튜브, 쿠팡, 배민이 아닌 좋은 오프라인 경험의 조각들로 채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