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nt Nov 29. 2020

기획자를 위한 UX

어깨너머로 배운 UX에 대한 정리

기획자에게 UX 대한 이해가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디자인은 알못이지만 기획 신입 때부터 깨지면서 배워왔던 것들을 돌이켜보면, UX 거창하게 표현할  없이 불편함을 해결하는 과정인  같다.

우리는 언제 불편하다고 느낄까? 나의 하루를 돌아보면 불편한 순간들은 명확하다. 나는 줄을 너무 오래 기다리거나, 무언가 헷갈릴 , 길을 헤매서 몹시 피곤해질 , 코로나 시국처럼 지루하고 답답해서 떠나고 싶을  불편함을 느낀다.

서비스나 제품을 만든다면, 안 그래도 불편한 세상에 불편함을 더하지 않기 위해 이런 불편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제거해줘야 한다.

[기다리지 않게]
기다림에 대한 심리 실험에 따르면, 엘리베이터 이동 시간을 단축하는 것보다 기다리는 동안 보고 있을 거울을 설치하는 게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속도 개선은 개발자의 몫이지만, 로딩하는 동안 보고 있을 무언가를 주는 것만으로도 기다림의 고통이  느껴지게   있다.

엘리베이터의 거울처럼 우리 서비스에 어울리는 신박한 로딩 스피너를 사용해 볼거리를 주거나,  레이아웃 요소들에 해당하는 플레이스 홀더를 둬서  나올 화면에 대한 실루엣으로 기대감을 주고, 어딜 눌러야 할지 힌트를  수도 있다.
 
혹은 엘리베이터의 층수 표시처럼, 가입 절차, 복잡한 작성 화면  영원한 고통처럼 느껴지는 절차를 프로그레스 바나 숫자 표시를 이용해 얼마나 남았는지 알려줄 수도 있다.

[갑갑하지 않게]
PC에서 모바일로 중심이 이동하면서, 그림을 그릴 도화지의 크기는 거의 1/10 줄어들었다. 스마트폰이 아무리 크게 나온다 해도 손바닥 크기 안에 온갖 것을  때려 박아야 하기 때문에 화면을 갑갑하게 하는 요소들은  피해야 한다.

가장 기본은 여백과 간격일 것이다. 특히 텍스트의 밀도가 중요하다. 깜지도 아닌데, 텍스트의 밀도를 너무 높여버리면 보자마자 달아나고 싶을  있다. 이미지  장이  마디 단어라는 말이 있듯, 되도록 시각 언어를 활용해서 텍스트 다이어트를 하자.

또한  중요한 요소들은  보기나 햄버거 버튼, 메뉴로 숨기고, 모달/팝업이나 사이드바로 영역을 창조해서 화면 창조경제를 만들어내자.

[모호하지 않게]
여자를 헷갈리게 하는 남자가 제일 나쁜 남자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사용자를 헷갈리게 하는 서비스가 제일 나쁜 서비스다. 사람들을 시험에 들게 하지 말자.

이를 위해선 첫째로 친절한 워딩이 중요하다. 같은 말이라도  다르고  다르듯이, 항상  쉽고 명확하게 표현하자. ux writing이라는 직무도 생겨날 만큼, 텍스트를  읽는 시대가 될수록, 오히려  마디 문장을  쓰는 것이 중요해진다.

둘째로 강조할 것만 강조하자. 뭐가 중요한지  찝어주는 족집게 강사가 되자. 이때 중요한 것은 어떤 것에  힘을 주기보다,  중요한 것에 힘을 빼는 것이다. 뱃살을 빼야 복근이 선명해지듯이, 다른 것을  연하게, 얇게, 작게 나타내는 것만으로도 위계가  드러난다.

마지막으로 특히 콜투액션을 명확하게  필요가 있다.  그래서 어쩌라고?라는 반응이 나오지 않게 머릿속에 물음표가 드는 순간들마다 해소할 길을 열어주자. 어떤 서비스는 이스터 에그도 아닌데 중요한 길목을 단순 이미지나 일반 텍스트에 숨겨놓는 경우도 있다. 서프라이즈 파티도 아닌데, 뭔가 몰래 심어두지 말자.

[헤매지 않게]
길치인 친구를 떠올려보자. 아무리 길치여도 아는 길이거나,  따라가면 된다거나, 표지판이 명확하면 그나마  헤맬  있을 것이다. 모바일에서도 길을 잃지 않게 이런 장치들이 필요하다.

익숙해야 길을   찾는 것처럼, 낯선 서비스일수록 다른 곳에서 흔히 쓰는 익숙한 UI 컴포넌트를 써야  헷갈린다. 예술을 하려는 게 아니라면 듣도보도 못한 파격적인 UI 설계하지 말자.

갈래길이나 막다른 길을 만들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화면에 유도하는 액션이 - 많거나, 아예 없는 경우를 피하자. 서비스 화면을 프린트해서 순서대로  늘어놓으면, 맵핵 쓰는 것처럼 한눈에 유저 이동 경로를   있다. 붙여놓고 보니  화이트보드가 모자랄 정도라면, 문제가 있을 확률이 높다.

마지막으로 상단 , 하단 , 플로팅 버튼  고정 요소들을 두면, 여긴 어디? 나는 누구? 하고 미아가 되어버린 유저에게 도움이  것이다. 유저들이 실제로 헤매는 모습을 염탐하고 싶다면 lucky orange hotjar 심어 두자. 생각보다 당황스러운 사용 패턴을 엿볼  있다.

[피곤하지 않게]
손가락의 입장이 되어보자. 우리가 굳이 손가락 운동을 시키지 않아도, 손가락으로 사는 것은 충분히 피곤한 일이다. 모바일 환경에서 혁신적으로 등장했던 백스와이프, 풀투리프레시, 스와이프 등은 이제 표준이 되었다. 클릭은 구시대의 유물이라고 생각하고 가능한 한 손가락의 동선을 줄여주자. 버튼을 찾아서 누르는 수고로움 없이, 슉슉샥샥 넘길  모바일 사용 경험이 좋아진다. 손가락이 얼마나 움직여야 하는지 관찰을 해보자.

하루 종일 화면 보느라 촉촉할 틈이 없는 안구도 배려를 해주자. 시선 강탈 요소의 남용을 피하고, 시선의 흐름도 고려해야 한다. 중앙 정렬이 아니라면, 중요한 것은 왼쪽부터 배치하고,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텍스트 우측 정렬도 피하자. 근거 없이 오른쪽 정렬을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기기 언어 설정을 아랍어로 바꿔주자.

[지루하지 않게]
지루하지 않기 위해선, 매번 들어갈 때마다 다른 화면을 보여줄  있어야 한다.  화면 기획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이다.  훅드에서는 중독성 있는 서비스를 만들려면 가변적 보상이 중요하다고 말하는데, 쉽게 말해 유저에겐  때마다 새로운 선물이 기다리고 있는 느낌을 줘야 한다고 한다.

컨텐츠 플랫폼은 매번 새로운 컨텐츠를 보여주고, 소셜 플랫폼의 경우 지나 알림 등의 장치를 쓴다. 정보성 플랫폼은 사람들이 지금 관심 있어하는 트렌드를 주기도 하고, 유틸 앱은 나와 관련된 최신 상태를 보여준다. 아예 대놓고 출석 체크나 랜덤 보상, 이벤트 등을 통해 금전적인 보상 자체를 랜덤 하게 주는 것도 방법이다.

[떠나지 않게]
유저가 서비스를 떠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특정 화면을 떠나기 쉽게 만들어야 한다. 사람들은 이미 재미를 찾는 하이에나가 되어버렸고,  것이 아니어도 즐길 거리,  거리는 너무나도 많다. 게다가 서비스를 떠나는 일은 화면을  훑는 것만큼이나 쉽기 때문에,  붙잡으려 할수록 놓치게 된다.

이를테면 무한 스크롤(이걸 만든 인스타그램 디자이너는 사람들이 시간을 너무 많이 낭비하게 해서 만든  후회한다고 밝혔다) 써서 재미없는 컨텐츠를 매끄럽게 넘기도록   있다. 재미없는 것을 넘기는  쉬울수록 TV 리모컨을 넘기듯이 오래 머물  있다.

, 움직이는 것에는 멍해지고 몰입하게 되므로 애니메이션 효과나 영상 등을 활용해 시선을 붙잡아 둔다던지, 관련 컨텐츠를 추천해 개미지옥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도 방법이다. 어떻게 되었든 간에, 최소한  화면에서 서비스를 이탈하는 일은 없게 해야 한다.

[우리 서비스의 UX  점일까?]
 마음속의 UX 1-5 스케일은 아래와 같다.

5: 스크린 타임 순위권을 차지한다
4: 부모님도  쓴다
3: 애들도  쓴다 
2: IT인들은  쓴다(개발자)
1: 쓰다 보면 욕이 나온다 (이런 ..)

이렇듯 주관적인 기준으로 생각나는 앱들을 점수 매겨보고, 기준에 따라  서비스도 점수 매겨보면, 현실을 직시할  있다.

물론 아는 것과 하는 것이 다르고, 현실적인 일정과 안정성 문제에 부딪치기도 하지만, 깊숙한 내면 속에선 항상 5점짜리 UX 지향하는 것이 서비스가 발전하는 길인  같다. 요즘은 기능 테스트도 AI 해준다던데, 나중엔 UX 점수를 측정해주는 AI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좋은 UX 비가역적이어서 모를 때는 상관없지만,   좋은 경험을 맛보면 다시 안 좋은 경험의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다행히 한국은 소비자들이 극성이고, 뛰어난 디자이너들도 많은 덕분에 UX 훌륭한 서비스들이 많다. 한국 소비자들의 예민함과 까다로움이 우리나라의 UX 얼마나  발전시킬지 기대된다.

작가의 이전글 네이버가 하면 어떻게 할 건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