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nt Mar 20. 2021

스타트업의 다(多) 단계

다, 단계가 있는 거 아시죠?

Day 0부터 나눠본 초기 스타트업의 단계들.


*프로젝트 단계(day 0-30)
  벌리는 사람이 빛을 발하는 단계.

아예 맨땅에 만드는 것이다 보니 0에서 1 만들기를 제대로 해볼  있고, 린하게(라고 쓰고 허접하게) 프로토타입을 치는 것부터 시작한다. 요즘은 노코드 , 노션, 구글 닥스, 플친, 슬랙  다양한 툴들이 나와서 새로운 것을 만드는 환경이 좋아졌다. 환경이 좋아진  나의 진입장벽이 낮아졌다는 것과 동시에, 남들의 진입장벽 역시 낮아졌다는 것이기에, 마냥 좋아할 수는 없다.

직장인들은 김이나 누나의 말처럼 본업을 때려치기 전에 사이드 프로젝트처럼 시작하는 경우도 많고, 학생들은 개발 프로젝트 동아리나, 창업 수업, 동아리에서 모여서 시작하기도 한다. 팀부터 모여서 아이템 찾느라 수없이 피벗을 하기도 하고, 하고 싶은  있는 사람이 아이템부터 정하고  세팅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시작이 쉽기 때문에 끝도 쉬워서, 가장 많이 이탈하게 되는 구간이다. 프로젝트 단계에서 무산이 되는 일을 IT 전문용어로 '흐지부지'라고 한다. 사람들 생각이  비슷하다 보니, 굉장히 비슷한 프로젝트를 여기저기서 동시에 하고 있거나(' 아는 사람이 그거 하던데..'), 먼저 경험한 사람들이 많기도 하다.('그거 내가 해봤는데..')

이미 있는 아이템일  접는 경우도 있지만, 강한 자신감으로 밀어붙이는 경우도 ('쟤넨 ㅂㅅ이고 나는 잘할  있어!') 많은데, 쟤네는 나를 ㅂ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경쟁이 있을 때는 지피지기면 백전불태, 실패 케이스가 있을 때는 타산지석이 필요하다.

*프로덕트 단계(day 30-90)
프로덕트 매니저 출신이 빛을 발하는 단계.

유저/제품 퀄리티 성애자든, 개발자-디자이너와 으쌰으쌰 잘하는 것이든 좋은 기획자의 자질을 갖춘 사람이 절실한 때이다. 고기도 먹어본 놈이  먹는다고.. IT 서비스도 만들어본 사람이  만든다. 프로덕트 마켓 , 리텐션,  등의 단어를 밥먹듯이 말하고 다니며, 유저들 붙들고 "우리 제품  좋은데...외않써요..?" 꼬치꼬치 캐묻고 다녀야 한다. 

좋은 앱들  써보느라  화면엔 남들이 만든 앱이  화면에 가득 찬다. 촉박한 일정에 마음만 조급해져서 괜히 개발자들 감시하러 갔다가, 들키면  돼가냐며 어깨를 주물러주는 때이다. 시기적으로는 제일 머리가 많이 빠지고, 새치가 많이 나는 시기이다.

*회사 단계 (day 90-120)
 잘하고  넓은 사람이 빛을 발하는 단계.

원래 서비스 단계 다음에 오는  일반적이었지만, 요즘 법인을 세우면 지원도 많고, 투자도 워낙 일찍부터 논의되다 보니 서비스가 만들어지기도 전에 회사 단계를 거치는  같다. 심지어는 랜딩 페이지도 만들기 전부터 VC들이 연락이 오기도 한다. (정말 배민, 하이퍼커넥트, 쿠팡 형님들이 쏘아 올린 대스타트업 시대다.)

이때는 투자며 정부지원이며 딜을  따와야 하기 때문에, 발표를 잘하고 인복이 많은 사람이 유리하다. 입을  터는 대표가 직원들을 굶기지 않는다. 평소 창업 전에 덕을 많이 쌓아놨으면  돌려받는 때이다. 사돈에 팔촌이며, 같이 팀플 했던 엄마 친구의 딸에게까지 도움을 청해야 할  있다.  다리 건너면  아는 좁은 세상, 착하게 살자.

*서비스 단계 (day120-)
그로쓰 마인드가 강한 사람이 빛을 발하는 단계.

브랜드라는 것이 생기고, 팬이 생겨서 유의미한 모수의 사용자 집단을 구축했을 , 그때서야 서비스라는 이름이 걸맞는  같다. 구글, 페이스북에 웬만한 회사원 연봉만큼 조공도 바쳐보고, 이름만 들으면  아는 굵직한 회사들과 제휴하며 장밋빛 미래도 그려보는 때이다.

 단계에서부터는 그로쓰 해킹 마인드가  필요하다. 너무 일찍일 때는 ab 테스트가 아니라 az 테스트 수준으로 서비스 자체가 확확 바뀌기 때문에, 오히려 어느 정도 방향성이 잡히고 그로쓰 해킹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

퍼포먼스 마케터는 며느리도 보여주면 안 된다는 구글 애널리틱스를 붙들고, 주식 차트 보는  마냥 사용자 지표에 일희일비하며 지내는 시기이다. 그로쓰 해커는 밑 빠진   고쳐서,  놓고  먹을  있게 선순환 고리를 만드는  중요하다. NPS, 바이럴 루프 등을 통해 유저를 최대한 감동시키고, 최대한 친구를 데려오게 한다.

*
스타트업은 카멜레온처럼  단계마다 변해야 하고, 최대치의 학습 능력을 발휘해 뼈를 깎는 변신을 해야 한다.  그리고 대표는  순간(right time)  맞는 사람들(right person) 데려오거나 본인이 캐리를 해야 한다. 대표가 슈퍼맨이든 팀원들이 어벤저스든 모두가 착착 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너무 힘든 일이고, 그래서 스타트업의 모든 시기에 있어서 채용이 엄청나게 중요하다.

회사가 커지면 전문 경영인을 고용하는 게 일반적인 미국과 달리, 창립자가  상장사 대표까지 가는 게 흔한 우리나라는 대표 타이틀의 무게가 실리콘밸리의 그것보다  무겁다. 왕관을 쓰려는 ,  무게를 견뎌야 한다.

작가의 이전글 스타트업 채용 로맨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