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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t Mar 14. 2021

스타트업 채용 로맨스

철이 없었죠. 사람이 좋아서 창업을 했다는 거 자체가

-걱정 말아요 채용엔 공격적이니까.
이상형을 찾아 끊임없이 헤매고, 자연스럽게 만나거나 소개를 받기도 하고, 확신을 가질 때까진 망설이다가, 상처 받지 않을 것처럼 관계를 시작하는 . 여러 면에서 채용과 연애는  비슷하다고 느낀다.

-, 이쁘다
어릴  이성을 보는 눈과 나이 들고 보는 눈이 다르듯이, 초기의 채용과 시리즈 B단계의 채용의 기준도 꽤나 달라진다.

채용 기준을 1) 얼마나 임팩트가 클지(Impact), 2) 얼마나 확실한 (confidence), 3) 얼마나 쉬울지(ease)의 3가지 기준(ice framework)으로 나눠본다면, 투자 라운드별로  3가지의 우선순위가 달라지는  같다.

*Confidence (Founding~)
-확실히 같이  사람

삼국지의 도원결의, 원피스의 !  동료가 돼라!로 유명한 창업  빌딩의 순간이다. 연애로 치면 멋모를 새내기  사귀는 CC 같은 게 아닐까?

맨땅에 헤딩해야 되는 상황 속에서,  비전을 믿고 갈  있는 사람을 찾게 된다. 연애에도 창업에도 금사빠가 있고, 지금 옆에 있는 사람에게 반하기도 한다. 그래서 창업 멤버는  타이밍이 중요한  같다. right moment right place 있어야 한다.

어찌 보면 가장 확신에  있고, 장밋빛 미래가 머릿속에 가득할 때이다 보니 창업자의 열정은 전염된다. 함께할 사람이 실무 스킬이나 경력이 부족해도, 열정이 전염되었다면 일단  한다. 연애든 창업이든 처음이라면 당연히 삽질 겁나 하게 되고, 그걸 버티려면 서로에 대한 믿음은 필수이다.

그리고  초기 멤버들이 회사의 성장과 함께  성장해줘야 한다. 초기 멤버가 회사의 성장을 따라가지 못하면, 나중에 들어온 구성원들과 잡음이 많이 생긴다.
그러다가 만약 팀은 깨지지만 신뢰는 깨지지 않는다면 원피스의 3d2y(3 말고 2 후에 만나자)처럼 재회를 기약하기도 한다.

이땐 다들 이것저것 재지 않고  순수하다. 모든 게 미숙하고 처음이어서 오는 낭만도 있다. 그리고 그래서 깨지기도 쉽고, 오래가는 상처로 남기도 한다.

*Ease (Pre-A~)
-아는 사이는 아니지만 쉽게 데려올  있는 사람

채용이란 걸 시작해본다. 창업 멤버 같은 도원결의는 없지만 함께 해야 할 사람들을 뽑아야 한다. 연애로 치면 소개팅 같은 느낌이다.

지인 통해서도 하고, 앱도 있기는 한데 뭔가  통해서 만나긴 쉽지 않다.  와중에  소개  시켜주고 성사율 높은 애가 있긴 하다.  모르겠지만 속는 셈 치고 일단 나갔다가 시간만 낭비하기도 하고, 만나도 오래 못 가서 결국은 돌아보면 잘될 확률은 엄청 낮다.

 뽑을 돈은 없다 보니  필요한 직군부터 차근차근 뽑는다. 원티드나 사람인  채용 플랫폼, 커뮤니티 서비스  온갖 서비스에 결제도 해보고, 처음으로 제대로 만든 공고를 뿌려본다. 처음 써보는 JD 남의 회사 것도 들여다보고, 없는 복지도 만들어가며 셀소를 작성한다.

회사가 TO 나서 올린 공고이고, 그걸 보고 오고 싶다고 지원한 구직자들이기에  결격사유가 없으면 상대적으로 쉽게 채용한다.

투자받고 회사 이름도 알려지고 하다 보면 생판 모르던 사람이 들어오기도 한다. 팀원이 아닌 직원이 들어오면서 트러블도 생기고, 커뮤니케이션이나 모티베이션  조직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다.

 소개팅 경험이 어땠는지가  사람이 향후 소개팅을 할지 말지에 영향을 주는 것처럼,  채용으로 뽑은 직원의 퍼포먼스가 어땠는지가 채용의 방향성에 영향을 미친다. 지인 채용의 결과가 좋았던 팀은 지인 채용을 지속하고, 주니어 채용의 결과가  좋았던 팀은 주니어 채용을 멀리한다.

*Impact (Series B~)
-쉽지도 않고 확실치도 않지만, 회사를 크게 성장시킬 사람

숱한 시행착오를 거치며, 좋은 사람  명이 얼마나 중요하고 귀한   알게 되는 순간이다. 그런 사람은 정말 값으로 따질  없다. 그래 , 100억짜리 회사를 1000억짜리로 키워내 줄  있는 셰릴 샌드버그 같은 사람이라면 얼마가 아깝겠는가.

하지만 막상 지인 채용, 내부 추천, 동아리 선후배, 전문 중개인, 콜드 콜, 사돈에 팔촌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씻고 찾아봐도 쉽지 않다. 겨우 찾아내서 공들여도 서류에 도장 찍기 전까진 100% 올 거라는 보장도 없다.

조건적인 부분이 중요해지다 보니 서로 엄청나게 재고, 프로세스도 길고 복잡하다. 연애로 치면  같은 느낌이다. 조건 보고 와서 조건 보고 가는 그런 거다.

하지만 아무리 조건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해도, 너무 연봉이 어쩌네 무슨 일을 했네하고 팍팍하게 접근하면 괜히 정이 떨어진다. 어쨌든 사람과 사람 일인데 마음이 제일 중요한  아니겠나.

채용이든 연인이든 돈으로 꼬셔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미래에 대한 공감 --삼고초려- 직장에 대한 가려운 부분-보상 순으로 중요한 게 아닐까 싶다.

*
나를 확실하게 믿어줄(confidece) 개쩌는(impact) 천재 개발자가 룸메이트면(ease) 좋겠지만, 현실에서 그런 일은 자주 일어나지 않는다. 스타트업에서 채용은 알파이자 오메가이고, 대표들의 피할  없는 숙제이다. 지난 연애에서도 배울 점이 있고, 소도 잃어봐야 외양간 고치듯이, 시행착오도 많이 겪다 보면 사람 보는 눈도 생긴다. 자만추든, 소개팅이든, 선이든 많이 만나다 보면 결국 어떻게든 찾게 되니, 대표들도 대학교 선배들 말처럼 "많이 만나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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