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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섯씨 Nov 09. 2017

iF 시상식 이후, iF 전시와 독일 디자인 여행

디자인 업무 하는 회사원 일기


지난 브런치 iF Design Award 시상식 후기(https://brunch.co.kr/@o3okang/7)에 이어 이번 글은 다음날부터 iF Exhibition 의 여정이다. 성당이나 쇼핑몰 같은 관광지는 제외하고 유명한 전시장은 간단하게만 언급했다. 디자인과 미술에 관심 있는 덕후 분들의 뮌헨, 함부르크 여행 계획에 작은 팁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작성된 시상식 후기는 iF 어워드 중 Professional Award의 시상식으로, 학생이 참가하는 iF Design Talent Award와 다릅니다.)






뮌헨(Day3~4)

시상식 다음날부터는 시상식 기간이 MCBW(Munich Creative Business Week, https://www.mcbw.de/)와 겹쳐서, 연계된 다양한 소규모 갤러리들과 디자인 숍들을 들렸다. 밀라노나 도쿄의 디자인 위크는 들어봤지만 MCBW는 이번 시상식 참여를 준비하면서 처음 알게 되었다. 독일의 가장 큰 디자인 행사라고 하는데, 뮌헨을 여행하는 동안 이 행사의 포스터, 조형물, 전광판뿐 아니라 벤치, 창문에 붙은 마스킹 테이프 등 상징물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총 100군데가 넘는 장소에서 전시, 이벤트, 포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열리므로 모두 관람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뮌헨의 관광지를 쏘다니다가 보물찾기 하듯이 방문한다면 재미있을 것이다. (이번 연도에도 iF 시상식과 겹칠지는 모르겠으나!)


갤러리, 디자인숍, iF 시상식장에 놓여있는 MCBW 로고가 그려진 큐브.





공원의 벤치, 디자인숍의 구석구석에도 숨어있는 MCBW 찾기





디자인의 인공미에 지칠땐(..)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영국정원.
겨울의 정취란 이런거야! 라고 외치는 새와 나무



그리고 뮌헨의 대표적인 미술관 3가지 알테 피나코테크, 노이에 피나코테크, 모던 피나코테크가 모여있는 예술지구 Kunstareal을 찾아갔다. 시간이 많지 않아 알 테 피나코테크 한 곳만 내부 관람을 했는데, 그 외에도 다양한 미술관과 박물관이 모여있는 곳이니 다음에 다시 온다면 다시 꼼꼼히 구경해보려고 한다.


알테 피나코테크(Alte Pinakothek) : 고전 미술관

노이에 피나코테크(Neue Pinakothek) : 근대 미술관

모던 피나코테크(Pinakothek der Moderne) : 현대 미술관


알 테 피나코테크 복도. 고전 미술관 답게 분위기있는 건물이었다.
알테 피나코테크 내부.
지나가면서 외관만 본 모던 피나코테크. 외관도 모던하네, 다음에 꼭 다시 올게 엉엉.



4일째는 함부르크로 넘어가는 국내선을 타기 전 오전 동안 뮌헨에서 빼놓을 수 없는 BMW Museum을 들렀다. 독일 대표 관광지답게 BMW의 역대 차량뿐 아니라 오토바이, 엔진, 디자인 사상 등 볼거리가 많은 편. 비수기라 관람자도 많지 않아 쾌적하게 둘러볼 수 있었다. 시상식이 진행된 BMW Welt 건물은 바로 맞은편인데, 밤과 다른 낮의 모습도 다시 볼 수 있었다. 들어가 보진 않았지만 Welt는 무료라 보통 함께 구경하는 듯.





함부르크(Day4~5)

BMW관람 후 바로 뮌헨에서 독일 국내선을 타고 함부르크로, 함부르크 공항에서 기차를 타고 중앙역으로 이동했다. 함부르크는 항구와 호수와 햄버거(함부르크 Hambrug)의 도시로 유명한데, 상당히 깔끔하고 잘 정비되어 있는 느낌이었다. 숙소는 그다지 비싸지 않은 호텔이었음에도 호수 바로 옆에 위치하는, 입구부터 고전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아름다운 곳이었다. 예약한 방이 호수 뷰가 아니라 즉석에서 호수가 보이는 다운그레이드 된 방으로 바꿔서 들어갔는데도 생각보다 너무 넓고 잘 갖춰져 있어서 숙소에만 있어도 행복했다.


다시 쓰는 지도 이미지. 함부르크는 뮌헨 멀리 북쪽에 있다.


숙소 안. 다운그레이드한 방이 맞나.


호수 주변을 구경하고, 유명한 쿤스트할레 미술관을 찾았다. 그 날이 휴무였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메인 전시를 못 보고 작은 기획전시를 관람했다. 계획에 없던 관람이었지만, 작품도 좋고 전시관 자체의 분위기가 좋아서 인상 깊게 남아있다.


함부르크 노을지는 호수
호수 야경과 선상 레스토랑이 있는 유람선
쿤스트할레 미술관. 사진을 보니 공사 중이였던 것 같기도 하고.
분위기가 좋은 미술관 안.



다음날 함부르크에 또 볼게 뭐가 있을까 폭풍 검색으로 찾아간 곳은, 미니어처 박물관(Miniatur Wunderland). 굳이 미니어처를 돈 내고 구경하는 게 재미있을까 의문이 있었지만, 호수와는 좀 떨어진 항구 근처라 항구도 구경할 겸 출발했다. 1층에 도착하고 표를 구입할 때까지도 큰 기대가 없었는데, 웬걸. 독일 시상식과 여행 통틀어 가장 신나서 돌아다녔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저는 디즈니 샵에 가면 눈을 반짝이는 정도의 덕심은 갖추고 있음) 미니어처 자체로도 멋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작은 스토리, 유머들이 녹아져 있어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콘서트장에 뒤집어져있는 사람이라던가, 차 위에 솟은 가로등, 경기장에 난입한 팬 등) 관람하시는 분들은 꼭 관람할 때 발밑도 보시고, 화장실도 가보시고, 버튼들도 전부 눌러보시길. 어떤 버튼은 누르자 미니 공장이 가동되기 시작했는데, 열심히 공장이 움직이더니 내 손으로 초콜릿을 뱉어냈다!


다리 건너 멀리 건물에 미니어처 원더랜드 간판이 보인다.
이렇게 미니어처로 만들어진 다양한 국가, 도시, 마을들을 둘러볼 수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각자의 스토리가 있다.
시간이 지나면 전시장이 모두 어두워지면서 노을지고, 밤이 된다!
도시 뿐 아니라 산, 자연, 항구, 땅 속 지하..
관람 끝에는 미니어처를 만들고 있는 작업실이 있다.




iF Exhibition (Day 6)

다음날 드디어 iF 시상식 독일 여행의 마무리, iF Design Exhibition Hambrug를 찾았다. 전시장은 함부르크의 항구도시 하펜시티(Hafen City)에 위치하고 있다. 오래된 항구의 창구들을 사무실, 호텔, 전시관, 주거지역 등으로 탈바꿈하는 도시재생 사업 사례로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실제로 가보면 항구 위에 줄지어진 건물들이 색다른 느낌을 준다.


하펜시티의 항구 건물들


구글맵을 따라 오른쪽에 운하를 끼고 쭉 걸어가면 끝에 iF 전시장이 보인다. 걸어가는 길에서는 간판이나 안내 표지판이 없어 전시장인지 알기 힘들고 사람이 없어서 긴가민가 했다. 이 날 관람객은 우리 일행뿐이었다.


왼쪽 입구 벽면에 스티커로 로고.


들어가면 입구부터 강렬하게 iF 붉은색으로 꾸며져 있다. 직원분의 안내로 전시장 팸플릿과, MCBW의 팸플릿을 받고 데스크 오른쪽에 있는 짐 보관소에 1유로를 넣고 짐을 맡겼다. (물론 다시 찾을 때 동전은 돌려받음) 관람은 무료이고, 대신 출구에 기부금을 넣을 수 있는 함이 있다.


들어서자마자 데스크부터 빨강빨강.
짐 보관키도 iF 답게 빨강.
작품 판넬과, 디터 람스의 디자인 10계명(!)이 써있는 벽면.


데스크를 지나면 iF에서 종종 세미나 혹은 기타 모임을 여는 계단형 벤치가 있고, 계단 좌우 장식장에는 역대 트로피와 iF 책들이 꽂혀있다. 책은 연도별 수상작 소개 책자와, iF Award를 소개하는 오래된 책도 있었는데 그 날 유일한 관람객이어서인지 원래 그런 건지 직원분께서 원하는 책을 무료로 가져가라고 먼저 말해주셨다. 신나서 종류별로 다 가져오고 싶었지만, 책들이 정말 두껍고 무거워 여행자 신분으로는 많이 가져올 수가 없었다. 고르고 골라 두꺼운 책 한 권이랑 얇은 책 한 권 정도만 가져왔다. (그런데 독일어라 읽지 못했음) 계단 맞은편 벽의 스크린에서는 디지털로 제출한 수상작들이 랜덤으로 노출되고 있다. 우리는 본인 작품이 뜨는 것을 사진으로 찍겠다고 카메라를 세팅하여놓은 채로 정말 오-랫동안 하염없이 기다렸다. 화면이 금방 지나가고, 내 작품이 언제 뜰지 모르니 인증샷을 찍으실 분들은 마음에 여유를 갖고 기다려야 한다.


방석도 iF 색으로! 좌우 책장에는 책들과 트로피들.
맞은편 벽면의 디스플레이.



iF 오프라인 전시는 그 해의 모든 수상작을 한 번에 전시하진 않고, 보통 3개 파트로 나누어 각각 몇 달간 기간을 나누어 전시한다. 제품 디자인처럼 실물 제출을 한 경우, 기간을 잘 알아보고 가야 전시된 내 수상작을 볼 수 있다. (https://ifworlddesignguide.com/exhibitions) 나의 경우는 앱과 패키지 디자인이었는데, 패키지는 실물을 제출했지만 전시기간이 맞지 않아 벽면에서 디지털 이미지로만 확인했다.


1층 전시장은 학생을 대상으로 한 iF Young Talent Award (2016년 명칭)의 안내와 수상작, Online Exhibition을 둘러볼 수 있는 스크린, 16년 iF 수상작 일부, Talking Heads라고 유명 디자이너들의 인터뷰 영상이 전시되어 있다.




다시 입구 쪽으로 나오면 지하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이 있고 넓은 지하에서 더 많은 수상작을 볼 수 있다. 핸드폰, 애플 펜슬처럼 작은 전자기기부터 큰 의료기기, 가구, 유모차와 같은 제품 실물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각 작품에는 Award 제출 당시 작성한 설명 문구도 함께 붙어있다.




전시장 벽면에 iF의 생각을 짐작해볼 수 있는 문구.



모든 전시 관람이 끝나고 다시 입구를 지나 밖으로 나가면, 전시장 맞은편 난간에 아래와 같은 질문이 적혀있다.



Do you know what good design is?
몰라요.. 묻지마..



이 질문을 끝으로 뮌헨 iF 시상식 참석으로 시작해 함부르크 iF 오프라인 전시 관람까지의 독일 디자인 여행을 끝냈다. 다음날부터 5일간 베를린으로 넘어가 관광을 했지만 이후는 생략한다.






돌아와서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일하면서, 내가 독일이라는 곳을 갔었나 싶을 때쯤 홈페이지에 시상식, 파티 사진이 업로드됐다. 상패도 도착했다. 수상비를 결제하면 (제출비와는 별도로 수상한 후에 Winner Package를 위해서는 또 결제가 필요함) 상패 2개를 포함해 로고 사용권, 온/오프라인 전시 혜택 등이 생긴다. 패키지 디자인상을 수상한 패키지들은 뒷면에 iF 로고 이미지가 추가되고 사무실에는 상패가 놓였다. 시상식에 가보고 싶은 분들이나 독일 방문 계획이 있는 분들에게 이 일기가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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