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섯씨 Oct 23. 2017

2016 iF Design Award 시상식 후기

디자인 업무 하는 회사원 일기



Congratulation!


2016년 2월, 참여한 프로젝트 2가 iF Design Award에 Winner로 수상하여 시상식에 참석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왜 멀고 먼 2년 전 이야기를 쓰냐면 이제 2018 iF 접수 마감일이 다가와서? (네, 자랑 맞습니다. 자랑하려고 썼어요!!!) 당시 시상식 후기를 찾기 어려웠어서, 개인 감상을 담아 시간순으로 적어보려고 한다. iF시상식이 살짝 가미된 독일 여행기에 가까울 듯.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

독일의 iF (International Forum)

독일의 레드닷 (Red-dot)

미국의 IDEA (International Design Excellence Awards)





준비하기

시상식 invitation을 신청하면 아래와 같은 iF design award night 티켓이 메일로 발송된다. 바코드를 찍어 입장 확인을 하므로 인쇄하거나 모바일에 넣어서 지참해야 한다. 저녁 6시부터 9시까지 리셉션과 시상식이 진행되고 시상식을 진행한 공간에서 11시까지 사람들과 어울리거나, 10시부터 건물 밖에 돔 공간에서 진행되는 Party Night에 참석할 수 있다. (Party Night이라니.. 미드에서나 보던 파뤼에 가게 되는 건가 설렘 설렘)


Invitation. 바코드와 프로그램 설명, 위치 설명 등이 적혀있다.


일정을 급하게 짰는데, 독일까지 가 반나절 시상식만 참여하기 아까워 iF 오프라인 전시도 구경하기로 했다. (iF Exhibition 정보는 여기 : http://ifworlddesignguide.com/exhibitions) 전시는 공짜니까. 그런데 시상식은 독일 남쪽 뮌헨에서 열리는데 전시장은 독일 저 북쪽 함부르크에 있었다. 나는 시간이 없어서 국내선을 타고 바로 올라갔지만 시간이 많은 분은 여행 겸 기차로 도시들을 찍고 올라가도 좋을 것 같다.

독일의 끝과 끝 뮌헨-함부르크




뮌헨(Day1)

저녁 비행기로 뮌헨에 도착하고, 숙소에 짐을 풀어놓자마자 간 곳은 맥주로 유명한 호프브로이하우스. 대부분의 상점은 다 문을 닫았는데, 호프브로이하우스는 2월 말인데도 왁자지껄 전 세계 사람들이 모여서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불친절한 서빙으로 유명한 곳답게 홀대를 받았지만 맥주는 맛있었다. 독일 맥주에 알맞은 안주 학센을 빼놓을 순 없어 학센도 한 접시 맛있게 먹었다. 맥주가 더 유명한 곳이니 학센을 한 번만 먹을 계획이라면 다른 맛집을 찾아보길 추천.

밤의 뮌헨 거리
호프브로이하우스의 천장, 오른쪽에는 마크.
호프프로이하우스 학센과 맥주. (맥주는 1L를 시켰지만, 사진 속 500ml 잔을 달라고 해서 나눠마셨다.)






뮌헨(Day2)

도착 바로 이틀째는 시상식 당일이었는데, 시상식은 6시지만 아침부터 숙소를 나섰다. 이날의 미션은 최소 준비시간을 빼고 늦어도 4시 전에는 시상식에 입을 옷(!)을 사는 것이었다.

아침(이라기엔 해가 중천이지만) 뮌헨


Reddot 시상식은 그 해의 드레스코드를 알려준다. 여자는 Gold 아이템 한 가지 이상, 남자는 검은 넥타이 등. iF는 딱히 정해진 드레스코드가 없다. 나는 정말 미드에서 본 것처럼 입어야 하는 건지, 그건 너무 오버하는 건지, 그렇다고 한 번만 입을 파티 옷을 사기는 아까운데... 고민을 하며 시차 적응이 안된 상태에서 뮌헨 메인 쇼핑거리의 옷집이란 옷집은 2번 이상씩 다 들락거렸다. 관광객들의 피팅룸 줄은 매장마다 정말 길고, 계산대는 또 세계인의 언어로 아비규환. 옷을 입었다 벗었다 체력도 고갈되었다.

미드에서 본 파티 모습들.. 이렇게??


의상이 고민이신 분들은 곧 이어지는 글에서 분위기가 짐작 가능하겠지만, 어느 정도는 격식 있는 옷차림을 추천한다. 물론 막상 가보면 참석자들이 캐주얼부터 드레스까지 다양하게 입고 있고 (어떤 일본에서 온 팀은 다 같이 일본 전통복을 맞춰 입고 와서 굉장히 튀었다) 아무도 신경 쓰지는 않지만. 뭐가 됐든 중요한 건 나처럼 당일까지 돌아다니지 말고 미리미리 준비하시길.



결국 뭘 입을지 정하지 못한 채, 아 우리는 이번 시상식에 멋지기는 틀렸구나! 우울함과 포기상태로 일행과 들른 곳은 뮌헨의 빅투 알리엔 시장이다.

이런 건물을 지나면 시장이 보인다.
빅투알리엔 시장 초입. 가운데 시장의 상징인 기둥이 있다.
온갖 종류의 겨우살이들을 팔고 있었다.
오일에 끓이면 맛있는 소스가 되는 향신료들.
추운데도 밖에서 여유롭게 식사를 기다리거나 즐기고 있는 사람들.
해산물 중심으로, 이것저것 고르면 요리해주는 식당. 너무 맛있었다.


겨울 끝자락 햇살이 느긋한 시장에서 더 느긋한 사람들과 겨우살이, 과일, 치즈, 와인들을 구경하고, 테이블에 앉아 맛있는 식사를 하니 피곤이 많이 가시고 마음에도 여유가 생겼다. (그래, 지금 멋진 옷을 구한 들 나는 안멋ㅈ..나에겐 포토샵이 있잖아!) 여유를 되찾고 어지저찌 옷도 주워 입고 드디어 시상식 출발.




iF Ceremony

급하게 택시를 타고 도착한 시상식장은 BMW Welt 건물로, 뮌헨 대표 관광지 중 하나인 BMW Museum과 가까이에 있다. 왜 벨트인지는 시상식장에서 만난 iF 담당자님께서 말씀해주신 기억이 나는데, 건물을 통과하며 바닥에서 천장까지 이어지는 진짜 '벨트' 형태의 건물 디자인 때문이다.

시상식이 열리는 BMW Welt의 입구
밖으로 이어지는 벨트. 벨트 아래애 보이는 유리기둥이 돔 공간으로 이어진다.
입구를 지나 건물 내부로 들어가면 보이는 모습.


레드카펫을 지나면 사진에 보이는 빨간 스카프의 직원들이 QR코드를 찍어 참석자를 확인하고, 외투를 맡아준다. 그러니 겨울 날씨 무시 말고 외투는 두툼하게 입으시길. (짐도 맡아주었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사진 왼쪽을 보면 원래 BMW 전시 공간이라 자동차가 곳곳에 전시되어있다. 자동차가 있는 왼쪽으로는 iF 홈페이지에 게시되는 공식 사진을 찍어주는 간이 스튜디오가 준비되어 있고, 더 지나면 Winner들이 자신의 상장을 찾아갈 수 있다.


저도 주세요..!


건물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공간은 넓고 사람은 정말 많다. Winner가 어떻게 이렇게나 많은지. 상상한 것처럼 조용히 고상한 디자인 이야기를 나누는 분위기는 아니구나 바로 깨달을 수 있었다.


다양한 나라의 디자이너들로 꽉 찬 BMW Welt 내부.
레드카펫 오른쪽에는 시상자들 이름이 빼곡히 적인 벽이 있다. 모두 자신의 이름을 찾아 사진찍기 바쁨.
한참 찾았다.
한 쪽에서는 칵테일들이 준비되고 있다. 이렇게 많은 잔도 금방 동난다.
맞은 편에는 스탠딩 테이블이 있고,
시상 무대가 보이는, 앉아서 먹을 수 있는 테이블도 있다. (자리가 금방 사라지므로 먼저 와서 앉는게 좋다)
무대와 가깝진 않지만 스크린으로 볼 수 있는 자리도 있다. (아무도 보고있지 않음)
건물 안쪽에 시상식 무대. 무대 앞에는 의자들이 놓여있다.


건물 안쪽으로 쭉 들어가면 한편에 시상식 무대가 준비되어 있다. 입구부터 iF의 아이덴티티인 빨간색이 주로 쓰였다면, 무대에서 진행되는 시상식은 프레젠테이션의 iF로고와 하단 금색 디자인에서 보이듯이 Gold를 시상하는데 중점을 둔 행사다.


드디어 시작된 시상식. iF CEO인 Ralph Wiegmann이 인사를 시작하고 있다.


시상식은 독일어로 진행되고, 준비된 통역기를 착용하면 영어로 실시간 통역을 들을 수 있다. 정확하게는 기억나지 않지만 감사 인사와 iF Design Award 소개, 출품 국가, 그중 Gold 수상 국가를 소개하고 인터뷰 형식의 심사 현장 영상을 보았다. 본격적으로 시상식이 시작되면 골드 트로피를 상징하는 반짝이는 골드 드레스를 입은 여성 시상자 분이 등장하시고, Ralph Wiegmann과 함께 하나씩 작품 소개와 시상자 호명, 간단한 소감 인터뷰를 진행한다. Reddot은 모든 시상자들이 앞에서 상을 받는다고 들었지만, iF는 Gold만 따로 무대로 나가고, 대부분의 Winner들은 밖의 넓은 공간에서 스크린에 띄워지는 영상을 보면서 이야기를 나눈다.

 



After Ceremony

시상식이 마무리되면 뷔페가 시작되는데, 낮의 뮌헨 쇼핑 줄은 비교도 안되게 줄이 길고 경쟁이 치열했다. 나와 일행은 이미 지친 데다 칵테일도 한 잔 씩 해서 음식을 포기하고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한 디저트를 먹었다. 여러 군데에서 음식을 나눠주지만 사람이 워낙 많다 보니 줄이 길고 섞이게 되니, 가능하면 간단하게라도 식사를 하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이번 줄은 포기합니다.
디저트라도 먹어야지!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열심히 디제잉 하는 음악가.


그리고 입구에 있던 촬영 스튜디오에 줄을 서서 iF 홈페이지에 실릴 공식 사진을 팀별로, 개인별로 촬영했다. 역시 줄을 서기 힘들었던 우리는 Gold 시상이 끝나 빈 무대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곳곳을 둘러보고 구경하며 천천히 기다렸는데, 도중에 iF 담당자님의 안내로 다른 한국인 참석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그중 서로 사진을 찍어주다가 친해진 분들과는 다음날 BMW 전시장에서도 우연히 마주쳐서, 지금도 종종 만나고 있다. 보고 계신가요 선배님.)


내 기준 시상식의 하이라이트는 공식 사진 촬영이었다. 그중 간이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Certificates 사진이 우리가 흔히 접하는 사진으로, iF에서 섭외한 사진작가 두 분이 찍어주시고 한 팀의 사진 중 한 장 씩이 홈페이지에 게시된다.  나중에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다. 우리는 그룹으로 한 번 찍고, 나중에 줄을 다시 서서 한 명 씩 또 찍어 개인 사진도 건질 수 있었다. 사진은 직접 고를 수 없고 자신의 차례가 빠르게 넘어가니 인생 사진 건지고 싶으신 분들은.. 역시 포토샵을 익혀보세요.

두 개의 간이 촬영 스튜디오
iF 홈페이지에 게시된 2017 시상식 갤러리 (3번째가 Certificates)



Party Night

BMW Welt 메인 건물 밖에는 벨트가 시작되는 돔 공간이 있고 거기서는 Party가 진행된다. 정확히 어떤 파티? 아래처럼 음악과 춤과 약간의 술이 함께하는 파티다. 여기서부터는 카메라 배터리가 꺼져서  핸드폰 사진과 홈페이지 공식 사진을 가져왔는데 사진을 보면 분위기를 짐작하실 수 있다.

벨트가 소용돌이처럼 돔 안에 이어져 있다.
대형스크린과 디제이가 있다. (위, 아래 모두 iF 공식 홈페이지 사진)


사람이 많아서 사진에서 보기보다 좁게 느껴지고 정신은 좀 없지만, 충분히 놀 준비를 하고 간다면 (준비 : 충분한 잠과 체력, 약간의 알코올) 어디서 본 익숙한 얼굴들도 만나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세계 각국의 언어로 말하는 사람들과 춤들(?)을 보자니 Party Night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나는 시차 적응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낮 동안의 쇼핑으로 지쳐 오래 놀지 못하고 나왔지만, 그 사이에 iF 담당자가 소개하여준 CEO, Ralph Wiegmann과 인사하고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아까웠던 점들은 해외 디자이너들과 대화를 많이 나눠보지 못한 것이다. 나도 그렇지만 상대방도 영어가 능숙하지 않은 국가의 사람들도 많았고, 테이블 옆자리에 앉아야 자연스럽게 대화라도 걸어볼 탠데 워낙 자리가 없어서 돌아다니다 보니 더 그럴 기회가 없었던 듯하다. Party Night도 좋은 기회일 듯. 그래도 한국 디자이너들과의 이야기는 즐거웠다. (한 다리 건너면 모두 아는 사람) 참, 그리고 명함!! 일이 아니다보니 명함을 생각하지 못했는데, 꼭 명함을 많이 가져가서 가능한 많이 주고받는 것을 추천한다.


다음날부터는 뮌헨의 각종 미술, 디자인 전시를 둘러보고 함부르크로 이동해 iF Exhibition에서 내가 진행한 프로젝트를 포함한 다양한 수상작들을 구경했다. 자세한 정보는 이어지는 브런치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