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사과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ppleLee Jun 30. 2021

너만은 너의 편이길...

지구별 여행기

끝없는 우울의 밑바닥을 헤매는 너에게.


지난 한 주 어땠냐는 나의 간단하고도 평이한 질문에,

이내 떨구어지는 너를 바라보는 일,

그것이 내 가슴을 또 한 번 철렁하게 한다는 걸 너는 알까.


누군가의 행복해하는 가족사진을 보곤,

나는 왜 사는 걸까라는 난해한 말을 남긴 너.



너에게 가족이란, 늘 너와 상관없이 흘러가는 존재들이라 했지.

너와 상관없이 행해진 그들이 내린 이혼이란 결정 앞에,

작은 가슴으로 그 수많은 아픔을 담아냈을 너의 영혼이

눈앞에 펼쳐져 마음으로 울었지.


그래서였을까. 

그 흔한 누군가의 행복해 보이는 가족사진도 너에겐 예사로 지나갈 수 없는 것이었나 봐.



그때부터였을까.

너는 누군가에게든 책임을 지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간절함으로,

너의 의견보다 늘 타인이 중요한 삶을 살아왔다했어.


나는 그 마음이 느껴져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어. 


이제 그만 너를 위해 살면 어떻겠느냐는 나의 말에,

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


유서까지 쓰는 네 마음은 누구에게 위로받아야 하냐는 나의 질문에,

너는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


그리곤, 이내 우리의 이야기가 끝날 무렵,

힘겹게 꺼내는 '해볼게요.'란 너의 대답. 


그 마음이 어떤 것들을 담고 있을지 알 것 같아 또 한 번 울컥해.



타인이 짓밟는다고 너마저 널 짓밟진 말자.

너만은 어떠한 경우에도 너의 편이길 간절함 담아 나의 신께 빌어본다. 

그러다 보면, 지금은 널 그토록 짓누르는 우울이란 녀석도 언젠가는 지금보다는 한결 가벼워질 테니까.


매거진의 이전글 내 마음의 안부를 묻는 그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