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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긍정의 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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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미 Nov 01. 2019

아무렇지 않은 건 아니지만 괜찮다

괜찮은 것 이상으로 좋은 게 있어서 가능한 일

난 괜찮아

정말 괜찮으니까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의견이나 취향이 없는 게 아니다


취향껏 선택하는 것보다

양보가 더 쉬울 뿐이고


개인의 만족보다

함께 어울려 행복해지는 게 더 좋을 뿐이다


억지로 참고 있는 것이 아니다


취향껏 선택한 후의

주목과 책임이 불편할 뿐이고


나의 아쉬움보다

타인의 실망이 더 견디기 어려운 것뿐이다


그러나

배려를 당연시 여기는 사람 앞에서라면

그 어떠한 것도 괜찮지 않


그러나

양보를 온전히 내 의지에 맡겨주는 사람 앞에서라면

그 모든 것이 너무 괜찮다


나의 괜찮지 않음으로 인해

함께 루두루 즐거울 수 있는 날들은

괜찮은 것 이상으로 좋다


이러한 이유로

아무렇지 않은 건 아니지만 

괜찮다



함께 무언가를 정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좋아하는 것보다는 상대방의 의견을 더 고려하는 편입니다. 긍정이 체질화된 후에는 상황에 영향을 받지 않고도 비교적 잘 즐길 수 있게 됩니다. 때문에, 그 시간을 함께하는 사람이 즐길 수 있느냐 없느냐가 선택에 있어 더 중요한 고려사항이 되곤 합니다.


함께 하는 여행, 놀이, 식사 등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사람인 거 같습니다. 함께하는 사람이 그 시간을 온전히 즐기지 못한다면 어떨까요? 그곳이 어디이든, 무엇을 하고 있든 불편할 거 같습니다. 그래서 긍정적인 사람은 수용할 수 있는 콘텐츠의 폭을 넓게 두고 사는 편입니다. 이것도 좋아하고 저것도 좋아하는 다소 취향과 개성 없어 보이는 면모 저변에는 상대방이 무엇을 선택하든 나는 즐겁게 그 시간을 보내겠노라는 강한 의지와 치밀한 전략이 깔려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배려와 양보는 쉽게 터득하는데, 거절과 자기 의견 말하기에는 서툽니다. 무엇이든 극단적이기만 하면 탈이 나기 마련이죠. 긍정력이 건강하게 발휘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을 살피는 노력만큼, 나 자신의 마음에도 살뜰히 관심을 가져 주어야 하는 거 같습니다.


살면서 손해 본 적도 있고, 이용당한 적도 있고, 배은망덕을 경험한 적도 있고, 뒤통수 맞은 적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택에 있어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태도를 멈추지 않는 건, 나에게 있는 긍정력의 도움으로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시간을 좋은 사람들과 좋은 순간들을 보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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