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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는선생 Dec 16. 2017

수학 머리는 따로 없다.

#009

 



 중학교 2학년 남학생과 어머니가 상담을 왔다. 우리 학원을 다니는 학생의 소개로 왔다 했다. 테스트가 시작되고, 어머니는 나에게 묻는다.


수학은 원래 머리가 좀 있어야 하지요?

남편도 저도 문과라서 애가 수학적 감각이 없는 것 같아요.


 지난 10년간의 경험에 바탕을 두고 감히 말하자면, 머리가 좋다는 이유로 좋은 성적을 유지하는 기간은 최대 중3까지인 것 같다. 이유는 간단하다. 고등학교 수학 문제는 타고난 머리로만 풀어내기에는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학부모 강연이 있다면 이런 질문을 해 보고 싶다.


수학을 공부하면 하면 머리가 좋아진다고 생각하시나요?


 대부분은 "예"라 답할 것이다. 수학을 공부하면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힘이 생긴다고 하지 않던가. 그러니 머리가 좋아지는 것이 맞다. 이 말을 뒷받침해 줄 자료가 있는지 찾아봤다.


Discovering the Hidden Value of Math 


한 두 개 해석해보면,

구조적인 사고력 기초 발달

분석력과 문제 해결력 향상

...


 운동으로 근육을 단련시키듯, 수학 문제를 푸는 것이 뇌를 단련시키는 것이라 하니 수학을 열심히 하면 똑똑해지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다시 두 번째 질문도 해 보고 싶다.


수학을 잘 하려면 기본 머리가 있어야 하지요?

 

 이 또한 많은 사람들이 "예"라고 대답을 할 것이다. 수학을 공부하면 머리가 좋아진다고 무의식적으생각해 왔지만, 수학을 잘 하려면 머리가 일단 좋아야 된다고 말한다. 만약, 앞선 질문이 없었다면 그 비율은 더 높을 것 같다.


 수학적 머리가 원래 없어서 실력이 좋지 않다고 하는 것은 보호 본능이다. 우린 "원래" 그런 것에 대해서 그냥 인정하는 습성이 있으니까.


 헌데, 이런 역설적인 상황은 세 번째 질문으로 간단하게 마무리 지을 수 있다.


더 똑똑해 지기를 원하나요, 그냥 정신 차리기를 원하나요?


 대부분 후자를 선택할 것이다.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 지금 당장 더 똑똑한 머리가 필요한 것(물론 그렇게 될 수도 없지만)이 아니다. 정 차려서 엉덩이를 붙이고 공부하면 된다. 갑자기 똑똑해질 수는 없지만, 정신 차릴 수는 있다. 그렇게 정신 차려서 수학 공부를 시작하면 머리는 조금씩 좋아진다.


 결국, 방아쇠를 당기는 것은 타고난 머리가 아니라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고 공부의 시작은 학원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분위기를 좋게 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공부를 해야 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니, 혹여나 아이가 듣는 곳에서,


누굴 닮아서 그렇다. ( 너도 그렇다. )

공부하는 머리가 없다. ( 노력으로도 안된다. )

이미 늦었다. ( 포기해라. )


 는 말은 절대 삼가자. 그런 말을 들으면 기가 꺾이는데, 어떻게 공부할 마음이 생기겠나.


대신에,


엄마, 아빠도 그런 적이 있다. ( 공감 )

열심히 하면 된다. ( 노력 )

늦지 않았다. ( 긍정 )


라고 기운을 북돋우자.


당장은 아니라도 점점 좋아질 것이다.


수학 머리는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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