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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제주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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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차연 Mar 30. 2017

15 다시 서울

2017년 3월 

남편을 출근시키고 그림을 그리고 아픈 뽀루를 돌보는 단출한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제주에서 돌아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덧 다시 봄의 문턱에 섰다. 






익숙한 곳으로 돌아왔으나 같이 내려갔던 엄마는 그곳에 머물기로 정했고, 

짧은 기간 동안에도 우리에게 마음을 나눠 주었던 사람들과의 헤어짐, 똘이를 보내 주어야 했던 예견 못한 막막함과 매일 창을 두드리던 바닷바람의 끈적함, 해 질 녘의 고적함, 아무렇게나 생겨버린 덩굴, 숲, 낮고 까만 돌, 작은 지붕들 사이로 찾아오는 밤이 아직 곁을 맴돈다. sns 상태 메시지가 ‘제주 생활’로 되어 있는 걸 아직 바꾸지 않고 있다.     

엄마와 사람들과 제주도를 만나러 자주 그곳에 다녀올 테지만 살면서 마주한 그것과 같은 것은 아닐 것이다. 

내가 통과한 그것을 내 식으로 기록함으로써 지나온 시간을 살포시 쓰다듬는다. 온전한 모양이 아닐지라도 한 조각 한 조각 이어가며 다시 한번 그 시간을 살아내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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