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이 단숨에 이루어지길 바랬다. 지루하고 헛되게 느껴졌던 기다림의 시간 속에 길이 숨어있음을 알지 못했다. 늦어도 괜찮다고, 힘들 땐 쉬어도 된다고 말해주는 사람을 만나기까지 오랜 시간 조급해했다. 바싹바싹 타들어가는 시간이었다.
나는 여전히 모든 일이 단숨에 이루어지면 좋겠다. 하지만 늦어도 괜찮다고, 힘들 땐 쉬어도 된다는 말 덕분에 이젠 기다릴 줄 안다. 그 기다림 속에 숨어있는 길을 발견할 줄도. 나는 오늘도 나만의 속도로 걷는다. 이 시간이 보송보송 잘 마르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