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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mi May 17. 2019

뼈, 글.

망우삼림


뼈, 글


내가 이대로 죽는다면

사람들은 며칠 내로 나를 찾아줄까.

혹여 천년만년 나를 찾지 못해도

언젠가 이 글을 본다면

내 흔적만은 알아주었으면.


아버지는 말했다.

나를 포기한 지 오래라고.

어머니는 말했다.

나는 너를 모른다고.

형제도 친구도 없는 나는

스스로의 벗이 되기로 한다.


누구보다 나를 깊이 들여다보고,

파헤치고, 벗겨내고, 태운다.

이내 뼈만 남았다.

남은 뼈로 써 내려간 글은

내 유골을 담는 함이 된다.


특별한 게 없다.

한 줌의 시시콜콜함이 나를 이루는 전부였다.

약간의 비범함이라면 신을 숭배했다는 것.


기계가 사람을 대신하고,

돈이 사랑을 대신하는 세상에서

나는 글을 쓴다.


육신은 그저 껍질일 뿐이니,

글자에 더 집중하기로 한다.


신인류의 시대에서 나는 살아남지 못했다.

아무리 세상이 발전해도 인간은

여전히 고독하고 아프다는 생각을 한다.

그 무엇도 공허를 대신할 수 없다.

허기진 마음은 이렇게 기록으로 남았다.


작가 mimi <뼈,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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