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하는 법을 배우기
이십세들 팀에는 인턴 한 분이 있다. 3월부터 함께하게 된 유정님인데, 일을 배우는 속도뿐만 아니라 완성도까지 뛰어나시고, 무엇보다 짧은 시간 내에 팀에 (아주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유연하게 일을 처리하고 계시다. 우리 팀 또한 인턴 채용이 처음이기에 매주 수요일 퇴근 시간 전, 약 15분 정도의 시간을 가지고 유정님과 정기 회고를 나누며 '인턴으로서 겪는 것'에 대해서 유정님이 나눔 해주고, 나 또한 '함께 지내는 동료로서 겪는 것'에 대하여 회고를 함께 하고 있다. 그 누구든 간에, 우리는 서로 말하지 않으면 모르기 때문에 회고라는 이 과정을 매우 중요하게 보내고 있다.
그는 오늘 회고를 나누면서 나와 크리스에게 이렇게 말했다.
"오늘 아침에 출근 준비를 하면서 들었던 생각이에요. 이십세들 팀에 들어오기 전에 가장 큰 걱정은 '편집에 대한 경험이나 감이 없어서 잘할 수 있을까'에 대한 것이었어요. 그런데 '배우다 보면 할 수 있다'라는 것을 이쯤 되니 알았고 저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느낀 것 같습니다."
그의 말에서 뜨뜻한 자존감과 자신감이 느껴졌다.
나 또한 유정님과 마찬가지로 인턴십을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곳에서 경험했다. 개인이 콘텐츠의 A-Z를 챙겨야 하는 PD의 역할에서 첫 콘텐츠를 주위 동료들의 도움으로 발행했을 때의 기분은 잊히지 않는다. 주위의 동료가 없었으면 절대로 마감하지 못했을 첫 콘텐츠는 뿌듯함으로 가득 차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 이후 시간이 흘러 몇 편의 콘텐츠를 발행했다. 그리고 콘텐츠의 A-Z를 처음으로 혼자서 오롯이 발행했던 그날, 집에 돌아가면서 들었던 가장 큰 감정은 '아 나도 이제야 좀 할 수 있구나'였다. 'I Do'에서 'I Can'이 될 때의 그 감정, 어떤 하나의 변곡점을 겨우겨우 넘기면서 드는 '할 수 있음'의 감정은 내겐 매우 소중한 순간으로 남았다. 나는 그때 처음으로 '자신감'이라는 걸 알았고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나아졌음을 알았다.
임팩트 투자사 옐로우독의 제현주 대표의 <일하는 마음>에는 성장에 관련된 내용이 있다.
성장은 과정을 경유하지 않고서는 얻을 수 없는 결과이고, 잘 수행된 과정은 세상이 성공이라고 정의하는 결과를 담보하지는 못해도 성장만은 가져다준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수행의 과정에 지적으로 집중하며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의식하는데 노력을 기울인 사람은, 자신이 무엇에서 나아졌는지 발견하게 된다. 그걸 발견한 사람은 거기에 '성장'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그로스 해킹과 같은 단어가 내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넘실대는 것을 보면 역시나 '성장'이라는 키워드는 어디 가나 환영받고 필요로 하는 녀석인가 보다. 그런 관점에서 제현주가 남긴 위 내용은 내게 많은 의미를 가진다. 밖에서 만난 수많은 재능러들 앞에서 내가 할 수 있던 건 언제나 조금 더 빠르게 시도해보는 것이었고 이는 과정을 필연적으로 수반한다. 그 결과가 좋든 나쁘든, 나는 그 과정의 중심에 서 있었고 어제보다 오늘 한 뼘 더 성장할 수 있었다. 물론 그 한 뼘은 사람마다 다르 겠지만 결국 한 발을 어떻게든 내딛으며, 하는 것에 있다는 것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