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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주철 Jul 14. 2019

배우는 법을 배우기

제현주의 <일하는 마음>을 읽고서

지난 5월 퇴사에 대한 고민이 극에 달할 시점, 휴가를 내고 제주도로 무작정 갔습니다. 바닷가가 창문 밖으로 보이는 에어비앤비 숙소만 예약하곤 떠났습니다. 갑작스러운 휴가에 가방에 무엇을 챙겨야 할지 허둥댔지만 꼭 챙겨야 하는 책 한 권은 명확했습니다. 제현주의 <일하는 마음 : 나를 키우며 일하는 법>입니다. 부재가 곧 저의 퇴사 고민과 같았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하면 크면서 일할 수 있을까요.


Photo by Hello I'm Nik �� on Unsplash

어떻게 성장할 수 있나요?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은 어쩌면 '애쓰기'로 인도하는, 잘못 끼운 첫 단추 인지도 모르겠다. "무엇을 어떻게 배워야 할까요?"와는 분명히 다른 질문이다. 핵심은 '나'의 '성장'이 아니라 내 눈앞의 과업(무엇)과 그것을 해내는 방법(어떻게)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한 발 한 발을 제대로 올바르게 내디딜 수 있어야만 부상 없이 잘 달리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 나의 지성이 집중해야 할 지점은 한 발을 잘 내딛는 것이다. 성장은 한 발들을 경유하지 않고 직접 가닿을 수 없는 결과물이다.  P41

"어떻게 성장할 수 있나요?"라는 문장을 저자인 제현주도 만난 적이 있었나 봅니다. 저는 실제로 '애쓰기'가 성장으로 이끌어 주는 방법이라고 착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엉덩이 씨름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고, 출퇴근 때도 포함하여 하루 종일 '일'에 대한 고민만 하면 빛나는 기획과 영상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나를 갉아먹는 태도 중 하나였고 이는 '번아웃 증후군'으로 나를 밀어 넣는 가장 빠른 방법이었습니다. 잘하고자 하는 욕심을 성장이라는 달콤한 말로 둔갑해 나를 조용히 침식하고 있었습니다. 지나고 보니 욕심에 삼켜져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호된 경험의 시간이 지나고서야, 겨우 판단의 자산으로 남았습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성장법'을 쉽게 가르쳐주지 않았습니다. 그런 것에 대한 불만이 마음 한편에 계속 있을 때쯤 위 문장을 읽고 머릿속 얼음이 깨지는 기분이었습니다. 내가 바라봐야 할 지점은 한 발을 잘 내딛는 것, 과정에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 대한 의식이 곧 성장으로 이끌어진다는 것을요.




그럼 의식하는 법은 뭘까?

그렇다면 좋은 피드백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도 같이..?

제현주는 성장에는 '과정을 요소로 분절하고 집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요소를 분절하는 것'이 바로 와 닿지는 않았습니다. 어떤 것을 요소라고 부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가장 컸습니다. 특히 '선생'이 없는 미디어 스타트업에서 말입니다. 그러다가 최근에 본 Jayden님의 애자일 회고 방법론 KPT에 대한 글이 위 고민에 대해 가장 가까운 답이 되었습니다. 애자일 회고 방법론 KPT는 <Keep: 좋았던 부분, 계속해서 유지되었으면 하는 부분>, <Problem: 잘되지 않았던 부분, 문제라고 생각하는 부분>, <Try: Problem을 해결할 수 있도록 실천해 보았으면 하는 부분>으로 나눠 정해진 시간 순서대로 함께 작성, 공유하고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회고 방법론입니다.


회고 시스템은 본인이 걸어온 길을 잠시 되돌아보는 과정이 주된 시스템입니다. 그렇다면 그 사이에 '분절된 요소'를 만날 수 있는 좋은 방법론일 것입니다. '선생'은 없지만 배울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낼 동료들은 있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가 오면 팀 내에 제안을 해보고 직접 해보려고 합니다. 의식하는 법을 회고 시스템에서 찾았습니다. 


성장은 과정을 경유하지 않고서는 얻을 수 없는 결과이고, 잘 수행된 과정은 세상이 성공이라고 정의하는 결과를 담보하지는 못해도 성장만은 가져다준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수행의 과정에 지적으로 집중하며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의식하는데 노력을 기울인 사람은, 자신이 무엇에서 나아졌는지 발견하게 된다. 그걸 발견한 사람은 거기에 '성장'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P41

과정을 다시 돌아보는 행위를 통해서 성장하는 하반기를 꿈꿔봅니다. 




참고

https://brunch.co.kr/@fromjayden/7

https://brunch.co.kr/@fromjayden/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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