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에 이불을 걸쳐 만든 자그마한 공간에는 어른들이 모르는 세계가 존재한다. 그곳에선 어른들에게 인사를 잘하는 예의 바른 어린이 행세를 할 필요가 없다. 어른들이 들을 수 없는 목소리로 가장 아끼는 인형과 둘이서만 속닥거릴 수 있는 곳. 초대하지 않으면 아무나 함부로 들어올 수 없는 비밀의 장소. 자신의 힘으로 만든 최초의 안식처에서 우리는 자신과 만나는 법을 배운다.
자기만의 세계를 가져 본 아이들은 안다. 어떻게든 좁은 틈을 찾아 자기만의 고치를 만드는 행위가 무슨 의미인가를. 그것은 나만의 오두막에서 이야기를 짓는 일이자, 하얀 돛이 달린 커다란 배를 타고 미지의 세계로 나아가는 항해라는 것을. 무엇을 상상하고 무엇을 창조하든, 그곳에 불가능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비밀기지 만들기」_오가타 다카히로(일본기지학회) 지음/ 노리타케 그림
가능과 불가능.그 둘 사이를 저울질하는 건 어른들뿐이다. 작고 완벽한 세계에서 선장이자 영웅인 아이들에게는 '할 수 없는 일'을 떠올리는 것이야말로 불가능한 일일 테니까.
그랬던 아이는, 어쩌다 불가능의 세계에 던져졌을까. 그토록 작은 공간에서도 누릴 수 있었던 무한한 자유와 창조성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
보이지 않는 존재들과 대화하고, 세상에 없는 멜로디로 노래하고, 들어본 적 없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던 시절. 그것이 타인의 눈을 가리는 이불로 만든 작은 공간 덕분에 가능했던 거라면. 그렇다면 지금 해야 할 일은 '다시 의자를 세우고 담요를 꺼내 지붕을 만드는 일'이 아닐까.
그런 의문 때문이었을 것이다. 글을 쓸 수 있는 자기만의 방을 가져야 한다는 울프의 주장에 마음이 흔들린 것과 슬플 때 혼자 석양을 바라볼 수 있는 소혹성을 가진 어린 왕자가 부러웠던 것말이다. 그들의 서사가 내게 준 메시지는 하나였다.
"너의 오두막을 다시 지어 봐!"
할 수 없는 일 대신, 할 수 있는 일을 꿈꾸게 만드는 공간. 상처 입은 짐승이 홀로 치유의 시간을 보내듯 혼자서 통증을 견딜 수 있는 곳. 자기 안의 컴컴한 동굴로 들어가 아기처럼 몸을 웅크리고 잠들어도 괜찮은, 그런 오두막. 우리는 서로를 보듬으며 살아가야 하지만생에는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스스로를 돌봐야 할 순간도 있는 법이니까. 어쩌면 내가 그토록 공간을 원했던 건 쉽게 상처받는 연약한인간이어서였는지도 모른다.
공간에 천착해왔던 그간의 시간과 마음을 돌아본다. 나를 찾기 위해, 내가 나임을 잊지 않기 위해 발버둥 친 시간들을. 그 부대끼는 몸과 마음을 오롯이 꺼내어 볼 수 있는 벽과 지붕을 바란 것을.
나의 첫 공간은 무척이나 작았다. 너무 작아서 의자조차 놓을 수 없었다.'공간'이라는 이름도 어울리지 않았다. 아파트 분리수거장에서 주워 온 지구본 위에 망가진 물건들을 분해하여 만든 30cm 크기의 행성은 어린왕자의 소혹성을 흉내 내어 만든 장난감에 불과했다. 보드지를 잘라 만든 싱크대와 망가진 휴대폰 액정화면을 떼어 내 만든 티브이, 벽시계를 대신하는 금이 간 남편의 손목시계까지. 지붕이 없는 작은 소혹성은 공간에 대한 열망의 상징일 뿐, 진짜 공간은 아니었다.
소혹성 B613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던 나의 작은 공간. 그땐 살고 싶은 공간이 아닌 집의 재현에 가까웠다. ⓒ안녕
작업실이라 부를 수 있을만한 첫 공간은 마을도서관 한편에 방치되어 있던 2평 남짓한 창고였다. 아파트 관리동 3층에 자리한 마을도서관은 풀뿌리 비영리 단체 이름으로 다른 운영위원들과 함께 자원봉사로 운영하던 곳이었다. 계단을 올라 3층에 도착하면 정면으로 커다란 양문이 보이고,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꺾으면 복도에 화장실과 창고가 있는 구조였다.
화장실 옆에 붙어 있는 자그마한 창고는 바닥이 고르지 않아 경사가 졌고 벽면도 손이 잘못 스치면 상처가 날 만큼 거칠었다. 부피가 큰 비품이나 소모임에서 사용하는 재료들이 무질서하게 쌓여있곤 했는데, 그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퀴퀴한 냄새 때문에 꼭 필요한 물건을 꺼낼 때가 아니면 아무도 문을 열지 않는 방치된 공간이었다.
그랬던 창고가 변환점을 맞이한 건새 붙박이장을 설치하고 나서였다.잘 쓰지 않는 비품들을 버리고 필요한 물건들만붙박이장으로 옮기자창고가 비게 된 것이다. 무언가를 하기엔 비좁고 더 이상 쌓아둘 물건도 없는 빈 창고에 관심을 두는 사람은 나뿐이었다.
창고에 들어가 북향으로 난 작은 창문을 열어보았다. 아파트 주차장에서 자라는 몇 그루의 벚나무가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창문 너머 참새들이 가지를 오르내리며 푸드덕거리는 모습이 보였다. "짹짹짹짹" 소리가 창고 안에서도 선명히 들렸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벽을 칠하고 작은 책상과 의자만 놓는다면. 아늑한 작업실이 될 수도 있겠다고.
도서관 운영위원들이 모인 회의 자리에서 이런 생각을 조심스레 내비쳤다.
“혹시 제가 창고 좀 써도 될까요?”
도서관 운영위원으로 몇 년째 함께 활동해 온 언니들은 화장실보다더 좁은 곳에서 얘가 뭘 하려고 저러나 싶은 표정이었다.
“어차피 계속 비워둘 거면 제가 작업실로 좀 쓰고 싶어서요.”
도서관이 문을 연 이래 나는 손으로 책 만드는 소모임을운영하면서 재능기부로 수업을 했더랬다. 6개월 동안 수업료를 월 50만 원씩 내고 북아트 지도자 과정을 마쳤지만 대단한 지도자가 될 마음은 없는 때였다. 그저 매주 동네 엄마들과 모여 종이에 구멍을 뚫고 실을 꿰매 책으로 엮거나 혼자 책에 그림을 그리고 글을 끄적이는 일이 좋았다. 회원들이 매월 회비 겸 수업료로 내는 만 원은 도서관 운영비로 쓰였다.
몇 년간의 무료 강의와 짐을 옮긴 후 창고가 계속 비어있던 탓에 굳이 반대하는 운영위원은 없었다.그렇게 생애 첫 작업실을 구했다. 난생처음이자 (아마도)마지막일, 월세 없는 작업실이었다.
도서관에서 회원들과 작업했던 가죽 바인딩 ⓒ안녕
도서관과 집에서 만든 작품들로 매년 지역도서관과 거리에서 정기전시회를 열었더랬다. ⓒ안녕
언젠가 나만의 공간을 가진다면벽을푸른색으로 칠해보고 싶었다. 깊은 바다를 유영하는 고래처럼 헤엄칠 수도, 날개를 펴고 바람을 가르는 새처럼 날 수도 없지만. 푸른 공간 안에서 자유로운 기분을 느낄 수는 있을 것 같았다.
페인트와 작업도구를 온라인으로 주문해 놓고, 신문지를 바닥에 깔아 두었다. 비닐 테이프도 창문에 붙여서 미리 작업 준비를 해두었다. 페인트가 도착하자마자 손에 목장갑을 끼고 칠을 시작했다. 적당량의 페인트를 트레이에 붓고 롤러에 묻히고 시멘트 벽에 W자로 칠해나갔다. 두 번 정도 겹쳐 칠하자 회색빛이던 벽면이 푸른색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나는 문의 앞뒷면까지 모두 청록색을 칠했다. 문을 닫고 안에 있으면 사방이 푸르렀다.
바닥에는 신발을 벗을 수 있도록 나무 무늬의 조립식 깔판을 깔았다. 낡은 철제 책상을 구해 빨간 시트지를 붙이고, 중고의자도 하나 얻어 들여놓았다. 아파트 재활용 쓰레기장에서 주워 온 합판 책꽂이까지 책상 위에 올려놓자 공간이 완성되었다. 좋아하는 책과 그림도구를 책상 위에 올려두고, 읽고, 쓰고, 그림을 그리고, 온종일 음악을 들었다.
창고 작업실을 찍어 둔 휴대폰이 망가지면서 사진은 하나도 남지 않았다. 그곳이 배경으로 등장하는 그림 한 장이 전부다.
월세 없는 공간에서 누린 꿈처럼 달콤했던 시절은 얼마 못 가 막을 내렸다. 몇 년간 무임금으로 활동해 온 관장님이 취업을 위해 떠나면서 마을도서관도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그즈음 나는 마을도서관과 한 정거장 떨어진 곳에 새로운 공간을 만드는 일에 몰두해 있었다.
도서관의 책장과 책을 차마 버릴 수 없어 새로운 공간으로 옮기고, 중고 커피머신을 구입해서 마을카페를 만든 게 이 즈음이었다. 개인 작업실은 사라졌지만 공간을 필요로 하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기에 아쉬움은 크지 않았다. 그곳에서는 혼자가 아닌 여러 사람들과 함께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썼다.
집에서는 책상을 두는 곳이 곧 작업실이었다.1년밖에 살지 못한 19평 아파트에서도, 2년간 머문 25평 아파트에서도 내 책상은 어느 방에도 안착하지 못한 채 거실 언저리를 헤매 다녔다. 제사를 모시면서부터는 거실에도 둘 수가 없게 되어 6년간 베란다 살이를 했다. 그렇게라도 책상 둘 자리를 만드느라 고군분투했다.
지금은 안다. 그렇게라도 의자와 책상을 고집했던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작업실에 둥지를 틀 수 있었다는 것을.
삐걱거리는 식탁을 거실 한편에 두고 책상처럼 쓰던 시절. 36개월 할부로 산 넷북과 언니가 학창 시절 쓰던 타자기로 글을 썼다.
네 식구가 방 2개에 살 땐 책상 둘 자리가 없어서 남편이 쓰는 컴퓨터 책상과 내 책상이 모두 거실을 차지하고 있었다.
제사를 모시게 되면서 거실에 있던 책상이 베란다로 밀려나 작업실을 얻기 전까지 6년간은 베란다살이를 했다.
월세 없는 두 평짜리 창고, 아파트 거실과 베란다, 사람들과 함께 운영하는 마을카페, 혼자 쓰는 다세대주택 투룸까지. 색깔도 모양도 다른 지붕 아래에서 내가 바랐던 꿈은 하나였다. 연약한 속살을 보호하기 위해 껍질을 이고 다니는 민달팽이처럼 나를 보호할 껍질을 갖는 것. 그 안에서 나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것이었다.
소망해 본다. 당신에게도 그런 껍질이 하나쯤 있기를. 자신의 가장 보드라운 내면과 창조성이 함부로 할퀴거나 상처 입지 않을 수 있는 안식처 말이다. 그곳에서 자신만의 항해를 떠났던 아이처럼 마음껏 쓰고, 그리고, 춤추고, 노래하고, 연주할 수 있기를. 그리하여 가능과 불가능을 저울질하는 대신 할 수 있는 일을 마음껏 상상하며 자유롭게 유영하기를.
재개발을 앞둔 마을카페 3층의 빈집을 청소해서 월 10만원에 쓰던 시절. 코드 4개를 반복하는 어설픈 실력이지만, 공간은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혼자 노는 힘을 길러준다.
네 작가님 말씀에 깊이 공감합니다. 돌이켜보면 넉넉하고 여유로울 때보다 불안하고, 어렵고 힘들 때 더 깊이 삶을 사유했던 것 같습니다. 절박한 마음 없이는 창작도 잘 되지 않더군요. 지금은 오히려 너무 많은 것을 가져서인지, 예전만큼 글을 자주 쓰지도 못합니다. 그럼에도 긍정적으로 봐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 작가님!! 드디어 작가님의 글을 읽을 수 있게 됐군요.^^ 작가님, 노래에도 진심이시네요. Once라니오! 기타 선율도 좋은데 가창력까지 넘나 좋아요~♡
마지막 문단의 당부는 저에게 들려주시는 글이에요. 정말로 저에게 필요한 메시지요.ㅠ(눈물 찔끔..)
작가님을 자주 생각했어요. 작가님께 글 쓸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길... 오늘 이 글을 보니 전에도 공간에 대해 남긴 글이 생각나네요. 작가님께 쓰고 사색하고 연주하고 상상할 수 있는 공간이 얼마나 절실한 것인지요. 조금 아프기도 했는데, 이런 말 남기면 과장이라고들 해요. 근데 어떡해요. 거짓말 아니고 찌르르 아파오는걸요. 작가님의 이 글을 쪼개서도 읽고 몇 번을 와서 보게 될 것 같아요. 노래 남겨주셔서 좋았어요.^^
제가 그래도 꾸준히 한 달에 한 편 정도는 꾸..꾸준히 썼답니다ㅎㅎ;; 2월에 한 편, 3월에 한 편, 4월 가기 전에 이렇게 한 편ㅎㅎ 평일에도 주말에도 몸이 너무 피곤하다보니 몇 문단 쓰는 것도 쉽지가 않네요. 가끔 지하철 안에서 휴대폰을 꺼내 작가의 서랍 안에 든 글을 한 두 문장씩 고쳐쓰는 게 다예요. 이 글도 취업하기 전에 써놓았던 걸 수정만 해서 발행하게 되었어요. 글 발행량이 많지 않으니 글 한 편에 사진만 자꾸 많아지네요^-^;
창작하는 이들이야말로 자기만의 껍질이 가장 필요한 이들이 아닐까 싶어요. 혼자 몰입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니까요. 저는 그런 공간을 오랫동안 찾아 헤맸던 것 같아요. 너무 절박했고, 간절히 원했지요. 그런 제 마음을 행간에서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지금의 작업실이 종착지는 아닐 거라고 생각해요. 이곳 역시 영원하진 않을테니, 전 달팽이껍질처럼 노트북과 책상을 또 어디론가 이고 옮겨다닐지도 모르겠어요. 저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자기만의 아늑한 오두막에서 쉬고 놀고 창작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노래는 창피하네요,,, 제가 우쿨을 독학으로 코드 몇 개만 익혀서 어설퍼요. 근데 어떤 공간들은 메말랐던 창조성도 샘솟게 하더라고요. 괜히 띵가띵가 놀고 싶게 만드는 거지요. 다른 사람 눈치 볼 필요 없는 곳에 혼자 있으면 더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작가님 글을 읽으며 저도 어릴때 좁은 방 한구석에 사과상자 박스를 가지고 저만의 공간을 만들던 시절이 떠올랐어요~ 어떤 책에서 보았는데 공간은 단순히 주거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하던데. 그 이유를 작가님 글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저만의 공간을 갖고 싶다는 열망도 불끈 차올랐습니다! 요즘 많이 바쁘시죠. 날이 더워지는데 건강 잘 챙기시고요. 작가님이 올려준 영상보고 어떤 가수 인가 궁금했는데 작가님이이라니. 넘 멋지잖아요!!
사람들이 새로운 경험을 위해 여행을 떠나는 것처럼 제겐 공간이 그랬던 것 같아요. 새로운 공간을 만나고 만들고 머무는 과정이 자신에게 향하는 여행같았달까요. 생존을 위한 집이 당연히 제일 중요하고 우선되어야겠지만, 신체의 보호뿐만 아니라 내면과 창조성의 보호를 위한 공간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사춘기 아이들만 자기만의 방이 필요한 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그런 공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작가님도 언젠가 작가님만의 공간을 꼭 갖게 되길 바라요^-^ 작가님도 환절기 건강 조심하시고요~ (가수라니 과찬이십니다ㅋ 가끔은 혼자 공간에 틀어박혀 한량처럼 노는 것도 재밌더라고요ㅎㅎ)
와우~ 축하드려요~ 작은 이동식 사무실이라니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네요, 작가님^-^ 출간 준비도 하셔야할 테니 꼭 필요한 걸 장만하셨네요. 출간 소식도 그렇고 작가님의 2024년은 새로운 도전과 변화의 힘찬 기운이 느껴집니다.
일을 위해서도 그렇지만, 어른들의 내면에 남아있는 동심을 위해서라도 자기만의 공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주변의 다른 어른들(?) 몰래 마구 흐트러지거나 나만의 놀이에 빠져들어도 괜찮은 공간이요ㅎ (노래는 창피하지만,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ㅎ 혼자 있으면 북치고 장구치면서 잘 노는 편이예요^-^)
캐리소님의 오두막은 어떤 모습일까요. 문득 궁금해집니다. 공간은 그 사람의 또 다른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감성이 풍부한 캐리소 작가님의 오두막은 분명 다정하고 아늑한 분위기일 거 같아요^-^
저는 제 공간이 화이트톤의 깔끔한 갤러리보다 큼직한 나무 테이블과 푹신한 소파, 책들이 쌓인 별채같은 느낌이길 원했어요. 도시에선 그런 공간을 찾기 어렵지만, 언젠가는 정원이 딸린 오두막 같은 작업실을 갖고 싶어요ㅎ (욕심은 끝이 없나봐요)
저도 이 글을 쓰며 제가 그동안 만들고 머물렀던 공간들을 돌아보았어요. 작가님의 말씀처럼 그 공간들 덕분에 제가 숨 쉬고 내면을 보듬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공간에 대한 욕망과 집착도 많이 내려놓게 됐고요. 우쿨은 손에서 놓은지 오래되어 다시 손에 잡으려면 큰 마음이 필요해요. 부끄럽지만 다시 한번 도전해볼게요ㅎㅎ
사춘기적. 내 공간이 갖고싶어서 헛간 한 귀퉁이를 꾸미며 즐거웠던 기억이 생각나네요 지금의 나의 공간은 어디인가 생각해보니 집안 전부가 내 공간이고 또 아닐 수가 있네요 작은 행성은 참 괜찮은 작품이네요 그걸 꾸미면서 소망한 마음들이 전해지는군요 글뿐 아니라 손끝도 무척 섬세하시군요 아침에 좋은글 한편 읽고 가네요
소행성은 보관과 청소가 어려운 모양새 때문에 해체되어서 이렇게 사진과 추억으로만 남았어요ㅎㅎ; 저는 원래 마음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는데, 돌아보면 공간이라는 물질적 조건을 만드는데 에너지를 많이 쏟으며 살았던 것 같아요. 몸과 정신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것처럼 사람과 외부환경도 그런 관계인 듯 해요. 자신에게 맞는 자리를 찾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기만의 자리를 스스로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한 사람이 된다는 건 어떤 자리나 공간을 갖는 일'이라는 멋진 말씀 감사해요♡ (노래는 좀 민망하지만.. 브런치에 글을 자주 못쓰다보니 뭐라도 올려야한다는 압박감에ㅎ)
작가님! 노래를 너무 잘 부르시는데요! 깜짝 놀랐습니다. 저도 제 공간, 제 영역, 저만의 비밀 기지가 너무도 중요한 사람이에요. 내 세계를 늘 지켜왔다고 생각했고요. 솔직히 그런 성향 때문에 주변에서 서운하단 소리를 들은 적이 꽤 있긴 합니다. (주변과 충돌하는 일이 가끔 생기더라고요.) 그럼에도 놓지를 못했어요. 언젠가는 작가님처럼 작업실을 갖고 자유롭게 지내고 싶어요. 물리적 공간만큼 마음의 비밀 기지가 중요하단 생각도 들고요. 공감가는 글 잘 읽고 갑니다 : )
저는 일본 비밀기지학회의 [비밀기지 만들기]를 보면서 기발한 비밀기지들을 보며 영감을 받았더랬어요. 결국 내가 원하는 것이 아이처럼 천진난만하게 놀 수 있는 공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자신의 세계를 지키려는 노력이 주변 사람들을 서운하게 만드는 게 어떤건지 저도 이해가 갑니다. 저의 작업실도 처음에 남편과 충돌을 일으켰으니까요^-^; 자신의 공간과 세계를 놓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작가님의 작업실을 갖게 될 날이 오리라고 생각해요. 자유를 쟁취하려면 약간의 충돌과 투쟁은 필요할지도 모르지만, 저는 작가님의 비밀기지를 응원합니다! (노래에 대한 과찬에 부끄럽군요ㅎㅎ감사해요^-^)
힘겹다는 생각보다 자기만의 세계를 늘 꿈꾸며 살아가는 작가님이 너무 멋집니다.
삶은 살짝 힘겹고 모자랄때 더 절실하고 사유의 뜰이 넓거든요. 무슨일을 하든 작가님 응원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건필하세요. 작가님.
네 작가님 말씀에 깊이 공감합니다. 돌이켜보면 넉넉하고 여유로울 때보다 불안하고, 어렵고 힘들 때 더 깊이 삶을 사유했던 것 같습니다. 절박한 마음 없이는 창작도 잘 되지 않더군요. 지금은 오히려 너무 많은 것을 가져서인지, 예전만큼 글을 자주 쓰지도 못합니다. 그럼에도 긍정적으로 봐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 작가님!!
드디어 작가님의 글을 읽을 수 있게 됐군요.^^
작가님, 노래에도 진심이시네요. Once라니오!
기타 선율도 좋은데 가창력까지 넘나 좋아요~♡
마지막 문단의 당부는 저에게 들려주시는 글이에요. 정말로 저에게 필요한 메시지요.ㅠ(눈물 찔끔..)
작가님을 자주 생각했어요. 작가님께 글 쓸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길...
오늘 이 글을 보니 전에도 공간에 대해 남긴 글이 생각나네요. 작가님께 쓰고 사색하고 연주하고 상상할 수 있는 공간이 얼마나 절실한 것인지요.
조금 아프기도 했는데, 이런 말 남기면 과장이라고들 해요. 근데 어떡해요. 거짓말 아니고 찌르르 아파오는걸요.
작가님의 이 글을 쪼개서도 읽고 몇 번을 와서 보게 될 것 같아요.
노래 남겨주셔서 좋았어요.^^
제가 그래도 꾸준히 한 달에 한 편 정도는 꾸..꾸준히 썼답니다ㅎㅎ;; 2월에 한 편, 3월에 한 편, 4월 가기 전에 이렇게 한 편ㅎㅎ 평일에도 주말에도 몸이 너무 피곤하다보니 몇 문단 쓰는 것도 쉽지가 않네요. 가끔 지하철 안에서 휴대폰을 꺼내 작가의 서랍 안에 든 글을 한 두 문장씩 고쳐쓰는 게 다예요. 이 글도 취업하기 전에 써놓았던 걸 수정만 해서 발행하게 되었어요. 글 발행량이 많지 않으니 글 한 편에 사진만 자꾸 많아지네요^-^;
창작하는 이들이야말로 자기만의 껍질이 가장 필요한 이들이 아닐까 싶어요. 혼자 몰입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니까요. 저는 그런 공간을 오랫동안 찾아 헤맸던 것 같아요. 너무 절박했고, 간절히 원했지요. 그런 제 마음을 행간에서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지금의 작업실이 종착지는 아닐 거라고 생각해요. 이곳 역시 영원하진 않을테니, 전 달팽이껍질처럼 노트북과 책상을 또 어디론가 이고 옮겨다닐지도 모르겠어요. 저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자기만의 아늑한 오두막에서 쉬고 놀고 창작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노래는 창피하네요,,, 제가 우쿨을 독학으로 코드 몇 개만 익혀서 어설퍼요. 근데 어떤 공간들은 메말랐던 창조성도 샘솟게 하더라고요. 괜히 띵가띵가 놀고 싶게 만드는 거지요. 다른 사람 눈치 볼 필요 없는 곳에 혼자 있으면 더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작가님 글을 읽으며 저도 어릴때 좁은 방 한구석에 사과상자 박스를 가지고 저만의 공간을 만들던 시절이 떠올랐어요~ 어떤 책에서 보았는데 공간은 단순히 주거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하던데. 그 이유를 작가님 글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저만의 공간을 갖고 싶다는 열망도 불끈 차올랐습니다!
요즘 많이 바쁘시죠. 날이 더워지는데 건강 잘 챙기시고요. 작가님이 올려준 영상보고 어떤 가수 인가 궁금했는데 작가님이이라니. 넘 멋지잖아요!!
사람들이 새로운 경험을 위해 여행을 떠나는 것처럼 제겐 공간이 그랬던 것 같아요. 새로운 공간을 만나고 만들고 머무는 과정이 자신에게 향하는 여행같았달까요. 생존을 위한 집이 당연히 제일 중요하고 우선되어야겠지만, 신체의 보호뿐만 아니라 내면과 창조성의 보호를 위한 공간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사춘기 아이들만 자기만의 방이 필요한 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그런 공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작가님도 언젠가 작가님만의 공간을 꼭 갖게 되길 바라요^-^ 작가님도 환절기 건강 조심하시고요~
(가수라니 과찬이십니다ㅋ 가끔은 혼자 공간에 틀어박혀 한량처럼 노는 것도 재밌더라고요ㅎㅎ)
자기만의 공간을 갖는다는 것.
어려서나 나이 들어서나 나를 지키기 위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연초에 저를 위한 작은 이동식 사무실을 장만하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기뻤던지..ㅎㅎ
잔잔하면서도 힘있는 목소리, 노래.
감동입니다~~ 노래 너무 잘하시네요~~
와우~ 축하드려요~ 작은 이동식 사무실이라니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네요, 작가님^-^ 출간 준비도 하셔야할 테니 꼭 필요한 걸 장만하셨네요. 출간 소식도 그렇고 작가님의 2024년은 새로운 도전과 변화의 힘찬 기운이 느껴집니다.
일을 위해서도 그렇지만, 어른들의 내면에 남아있는 동심을 위해서라도 자기만의 공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주변의 다른 어른들(?) 몰래 마구 흐트러지거나 나만의 놀이에 빠져들어도 괜찮은 공간이요ㅎ
(노래는 창피하지만,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ㅎ 혼자 있으면 북치고 장구치면서 잘 노는 편이예요^-^)
아, 정말 가슴 뛰는 말.
'너의 오두막을 지어 봐!'
그동안 작가님을 살게 한 그 치열하고 사랑스러운 공간들이 필름처럼 지나가게 해주셨어요.
내면의 창조성과 보호를 위한 공간에서 맘껏 숨쉬었던 시간들이 작가님을 성장케 한 것 같아요.
게다가 우쿨렐레에 실린 작가님의 목소리에도 꿈이 깃들어 있어서 눈감고 음미했어요.~♡
자주 불러주시고 글 올려 주세요. 작가님~^^
캐리소님의 오두막은 어떤 모습일까요. 문득 궁금해집니다. 공간은 그 사람의 또 다른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감성이 풍부한 캐리소 작가님의 오두막은 분명 다정하고 아늑한 분위기일 거 같아요^-^
저는 제 공간이 화이트톤의 깔끔한 갤러리보다 큼직한 나무 테이블과 푹신한 소파, 책들이 쌓인 별채같은 느낌이길 원했어요. 도시에선 그런 공간을 찾기 어렵지만, 언젠가는 정원이 딸린 오두막 같은 작업실을 갖고 싶어요ㅎ (욕심은 끝이 없나봐요)
저도 이 글을 쓰며 제가 그동안 만들고 머물렀던 공간들을 돌아보았어요. 작가님의 말씀처럼 그 공간들 덕분에 제가 숨 쉬고 내면을 보듬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공간에 대한 욕망과 집착도 많이 내려놓게 됐고요. 우쿨은 손에서 놓은지 오래되어 다시 손에 잡으려면 큰 마음이 필요해요. 부끄럽지만 다시 한번 도전해볼게요ㅎㅎ
사춘기적. 내 공간이 갖고싶어서 헛간 한 귀퉁이를 꾸미며 즐거웠던 기억이 생각나네요
지금의 나의 공간은 어디인가 생각해보니 집안 전부가 내 공간이고 또 아닐 수가 있네요 작은 행성은 참 괜찮은 작품이네요
그걸 꾸미면서 소망한 마음들이 전해지는군요 글뿐 아니라 손끝도 무척 섬세하시군요 아침에 좋은글 한편 읽고 가네요
저도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제 방을 갖게 되었는데 벽에 만화캐릭터를 한가득 붙이기도 하고, 혼자 팝송도 흥얼거리고 소설책도 읽으면서 사춘기 시절의 방황을 무사히 넘겼던 것 같아요. 그때의 기억때문인지 제 방과 공간을 오랫동안 꿈꾸었던 것 같고요.
작가님이 꾸미신 헛간 한 귀퉁이가 이제는 작가님의 집과 마당으로 넓어진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집안 곳곳에 작가님의 감성과 취향이 묻어있을 것 같아요. 작년 겨울에 올려주신 트리가 있는 거실사진이 너무 아늑하고 예뻤거든요~^-^
돈 못버는 일에 손을 너무 오래 쓴 것이 가끔 후회될 때도 있지만, 또 그 덕분에 경제적으로 넉넉하진 않아도 정서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긍정적으로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님이 만드신 소행성을 탐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다가 (넘나 제 취향) 작가님 매력적인 노랫소리에 감탄하고 가요. 공간 분투기가 마음을 말랑말랑 데우네요. 사람은 의외로 정신보다 몸의 영향을 많이 받고, 한 사람이 된다는 건 어떤 자리나 공간을 갖는 일인 것 같아요.
소행성은 보관과 청소가 어려운 모양새 때문에 해체되어서 이렇게 사진과 추억으로만 남았어요ㅎㅎ; 저는 원래 마음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는데, 돌아보면 공간이라는 물질적 조건을 만드는데 에너지를 많이 쏟으며 살았던 것 같아요. 몸과 정신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것처럼 사람과 외부환경도 그런 관계인 듯 해요. 자신에게 맞는 자리를 찾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기만의 자리를 스스로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한 사람이 된다는 건 어떤 자리나 공간을 갖는 일'이라는 멋진 말씀 감사해요♡
(노래는 좀 민망하지만.. 브런치에 글을 자주 못쓰다보니 뭐라도 올려야한다는 압박감에ㅎ)
작가님! 노래를 너무 잘 부르시는데요! 깜짝 놀랐습니다.
저도 제 공간, 제 영역, 저만의 비밀 기지가 너무도 중요한 사람이에요. 내 세계를 늘 지켜왔다고 생각했고요. 솔직히 그런 성향 때문에 주변에서 서운하단 소리를 들은 적이 꽤 있긴 합니다. (주변과 충돌하는 일이 가끔 생기더라고요.) 그럼에도 놓지를 못했어요. 언젠가는 작가님처럼 작업실을 갖고 자유롭게 지내고 싶어요. 물리적 공간만큼 마음의 비밀 기지가 중요하단 생각도 들고요. 공감가는 글 잘 읽고 갑니다 : )
저는 일본 비밀기지학회의 [비밀기지 만들기]를 보면서 기발한 비밀기지들을 보며 영감을 받았더랬어요. 결국 내가 원하는 것이 아이처럼 천진난만하게 놀 수 있는 공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자신의 세계를 지키려는 노력이 주변 사람들을 서운하게 만드는 게 어떤건지 저도 이해가 갑니다. 저의 작업실도 처음에 남편과 충돌을 일으켰으니까요^-^; 자신의 공간과 세계를 놓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작가님의 작업실을 갖게 될 날이 오리라고 생각해요. 자유를 쟁취하려면 약간의 충돌과 투쟁은 필요할지도 모르지만, 저는 작가님의 비밀기지를 응원합니다!
(노래에 대한 과찬에 부끄럽군요ㅎㅎ감사해요^-^)
꺄아아아아~^♡^
작가님 비밀의 방을 열어주셔서 눈호강만으로도 감지덕지였는데 연주까지 들려주시니 이런 호사가 없습니다. 우와 ~~아직도 감동증입니다!
오랜만에 보는 타자기가 반가워서 흔적 남기고 갑니다.
이제는 박물관에나 있을 법한 물건인데, 언니 분이 관리를 잘하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