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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임상 Jan 11. 2023

#54 새 스케치북을 펼치고

#1

새 전시를 만들 때의 마음은

새 스케치북을 펼치고

좋아하는 색의 크레용을 들고

어떻게 그려나갈까 고민하는 아이의 마음과 같다.


#2

하나의 생각을 가지고

하나하나 가지를 펼치며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멋지게 이어나가는-


그런 멋진 모습이면 좋겠지만


대부분은 시간에 맞춰

어떻게든 해내는(?)

위기-절정-해결-위기-절정-해결의 무한 반복이다.

되게 멋없고

임기응변으로 시간을 메꾸어 가는

그런 노동(?)의 시간인 경우가 많다.

아니 대부분이 그렇다.


#3

가장 좋은 순간은

우연한 순간에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그 아이디어가 한 번에 쭉- 이어져 나오는 순간.

문제는 그런 순간이 자주 오는 게 아니란 말이지.


#4

이번 전시 역시

위기의 순간(!)에

아이디어가 쭉- 이어져 나와

뚝딱뚝딱 만들어진 그런 결과물이다.


#5

재미있는 점은, 그 결과물이,

내 머릿속을 훔쳐보는 것 같다는 것.이다.

어쩔 수가 없이 이번 전시는 그간의 전시가

그대로 투영되는 모습이니

그간의 생각과

그동안의 마음이 담겨 있을 수밖에.

물론- 그중 대부분은 나만 알아차리는 점들 이겠지만.


#6

전시가 시작되고 며칠이 흘렀다.

마음속이 헛헛하다.

무얼로 채워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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