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발뒤꿈치를 들어 올림, 또는 그 발
동네 황부자네 사과나무에 사과가 그득하게 열렸습니다.
넓은 과수원에서는 하루 종일 일꾼들이 바쁘게 열매를 따고 있습니다.
“야, 저 잘 익은 사과 한 번만 실컷 먹으면 좋겠다!”
“맞아, 맞아!”
마을에서 이름난 말썽쟁이들이 과수원 울타리 너머에서 침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우리…오늘 밤에 같이 서리할까?”
“좋아!! 대찬성!”
“그럼, 오늘 밤에 모두 여기로 모여!”
밤이 되었습니다. 달이 없어서 아주 깜깜합니다.
과수원 울타리 근처에서 조그마한 소리가 났습니다. 아이들이 모두 모였습니다.
“야, 종수가 제일 말랐으니까 울타리 개구멍으로 들어가라!”
경수가 소곤거리는 소리로 이야기했습니다.
종수는 겁이 났지만 마지못해 울타리의 뚫린 구멍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손에 닿는 사과를 따려고 팔을 뻗어보았습니다. 하지만 사과는 생각만큼 잘 따지지 않았습니다.
“야 인마! 깨금발을 해라! 팔도 조금만 더 뻗으라니까!”
“어어… 기다려봐, 손에 잘 안 닿아…”
간신히 사과 몇 알을 따서 울타리 너머 아이들에게 넘겼을 때였습니다.
“네 이놈들!!”
갑자기 어둠 속에서 벼락같은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으악~~! 황부자다~~ 도망쳐!!”
"나도 같이 가~~!"
아이들은 들고 있던 사과 몇 알까지 팽개치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줄행랑을 치기 시작했습니다.
‘깨금발’이란
‘발뒤꿈치를 들어 올림, 또는 그 발’을 가리키는
재치 있는 우리말입니다.
-201409 다시 읽기* 한글은 힘이 세다 중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