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가 좋은 사람의 5가지 특징
수십 번 출장을 떠났지만, 여전히 출장길은 설레고 신납니다. 이번 목적지는 인도의 벵갈루루였어요. 벵갈루루는 인도 카르나타카 주의 주도로, 해발 920m의 서늘한 고원지대에 위치해 있습니다. HP, Intel, IBM과 같은 세계적인 기업을 포함한 IT 기업의 80%가 모여 있는, 세계에서 4번째로 큰 IT 클러스터이자 인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곳입니다.
이번 출장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한 인플루언서와의 인터뷰였어요. 보통 소비자 조사는 소비자 집을 방문해서 진행하는데, 벵갈루루의 교통 체증은 악명이 높아서 인플루언서, 스킨케어 소비자, 피부과 의사분들을 리서치 시설에서 만나기로 했어요.
아침부터 저녁까지 한 장소에서 쉴 새 없이 인터뷰를 진행하는 와중에 인터뷰에서 얻은 인사이트로 제품 컨셉과 커뮤니케이션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고, 팀원들과 다음 스텝을 논의하는 과정은 많은 신체적, 정신적 에너지를 요합니다. 그래서 하루가 마무리될 즈음에는 모두 녹초가 되곤 했어요.
아반티카는 저녁이 다 되어서 만난 그날의 마지막 인터뷰어였어요. 함께 있으면 에너지를 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아반티카가 그런 사람이었어요. 그녀는 올해 22살로 갓 대학교를 졸업했고, 배우와 인플루언서로 활동하고 있다고 자기를 소개했어요. 아반티카와 2시간 넘게 대화를 하고 난 후, 왜 그녀가 좋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동물 비디오를 보는 것, 춤을 추는 것, 초콜릿, 귀여운 문구, 본인에 대한 작은 사실들을 기억하는 일. 아반티카는 무엇이 자신에게 에너지를 주고 행복감을 주는지 명확히 알고 있었습니다.
이런 작은 습관이 주는 위력은 대단합니다. 코넬 대학의 앨리스 아이센 교수가 재미있는 실험을 했는데요. 비슷한 지능과 학업 수준을 가진 학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고 한 그룹은 깔깔대며 웃을 수 있는 코미디 영화를, 다른 한 그룹은 논리적 사고를 자극하는 수학적 내용에 대한 영화를 보여주었대요. 그리고 각 그룹에게 같은 문제를 주고 풀게 했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어요. 코미디 영화를 본 그룹은 75%가 10분 내에 문제를 풀었지만, 수학 영화를 본 그룹은 단 20%만이 문제를 풀었대요. 코미디 영화를 보며 잠시 웃었다는 것, 이로 인해 긍정적 정서가 유발되었다는 것이 이렇게 큰 차이를 가져온 거예요.
아이센 교수는 헨리 포드 병원에 있는 내과 의사들을 대상으로도 실험을 진행합니다. 한 그룹에게는 감사의 표시로 예쁘게 포장된 사탕 봉지를 건넸고, 한 그룹에게는 아무것도 전하지 않았어요. 신기하게도 사탕을 받은 의사들은 사탕을 먹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창의성 테스트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았고, 의사가 되어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 더 보람 있다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긍정적인 정서를 유발하는 작은 ‘부스터‘가 문제 해결력과 자신에 대한 만족감에 좋은 영향을 준다는 것을 다시 한번 입증한 것이었습니다.
아반티카는 본인의 인스타그램 피드를 동물 비디오로 채우고, 춤을 추고, 긍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활동들을 루틴으로 만들며 행복을 뇌에 새기고 있었어요.
동시에 자신의 감정을 취약하게 만드는 것도 잘 관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본인의 가장 큰 고민이 아주 민감한 피부라고 했는데요, 본인의 피부에 위험한 성분이나 제품에 대해 명확하게 알고, 전문가의 도움도 받으며 리스크를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있었어요.
아반티카는 대학에 가기 전까지 홈스쿨링을 했다고 해요. 그녀는 홈스쿨링이 부모님이 본인을 위해 내린 가장 좋은 결정이라고 이야기했는데요. 자신에게 맞는 속도에 집중하고, 자유롭게 여행하고,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콘텐츠를 만들고, 새로운 경험을 쌓으며 본인을 사랑하게 되었대요.
자기 결정성 이론에 따르면, 자율성은 능력 발휘와 행복을 의한 중요한 필요조건입니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 압박을 느끼며 하는 일이 아니라, 자신이 선택한 일을 하며 본인만의 스토리를 쌓아온 것이 그녀가 본인의 인생에 대해 흥미와 애정을 가진 이유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Better an “Oops” than a “What if“
You will never be this young again, get up from your bed and do some main character shit!
아반티카가 좋아하는 문구라고 해요. 하고 난 후 후회할지언정,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본인의 인생의 주인공이 되는 것, 그녀와 잘 어울리는 문구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반티카의 아버지는 사진작가라고 해요. 아빠가 찍어주신 사진과 비디오를 올리면서 인플루언서가 되었고, 어머니도 그녀가 하는 일을 지지해 주셨다고 합니다.
주변 사람들과 따뜻한 정을 나누고 정서적인 지원을 받는 사람들은 내면이 단단합니다. 어려운 일이 생겨도 더 강인하게 버텨내고, 더 쉽게 극복해 내는 사람들 주변에는 한결같이 사랑과 믿음을 보내는 서포트 시스템이 있어요. 가족의 지지와, 그녀의 팬그룹 ‘아비카도’는 아반티카를 긍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아침에 일어날 수 있도록 해주는 원동력이라고 합니다.
“It’s ok”, “Let it be”. 그녀가 여러 번 사용한 말이었어요. 이번 소비자 조사에서 이상적인 피부에 대해 질문을 했을 때 주로 들은 대답은 ”코리안 스킨“, “주름, 잡티, 여드름 아무것도 없이 밝고 부드러운 유리알 피부”였는데 그녀의 대답은 달랐습니다. 집에서 나가기 어렵지 않은 상태가 대답이었어요. 제가 만난 소비자들 중에는 제품을 30개씩 사용하면서도 본인의 피부를 100점 만점에 20점이라고 표현한 분도 계셨어요. 하지만 아반티카는 비현실적인 목표를 가지고 본인을 너무 푸시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앞으로 10년 후 피부가 어떨 것 같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도 신선했어요. “좋을 것 같아요! 지난 21년간 제 피부가 저에게 어려운 시간을 주었으니 앞으로 10년은 더 좋은 피부를 가질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기쁨과 기대감, 분노와 좌절과 같은 감정은 상황이 아니라 해석에서 옵니다. 같은 상황을 겪고도 어떤 사람은 머릿속에서 부정적인 스토리를 만들고, 다른 사람은 긍정적인 스토리를 만들어요. 긍정심리학의 창시자 마틴 셀리그만은 ‘ABC 연결고리‘라는 개념을 만들었는데요. 사건 accident—믿음 belief—결과 consequences의 약자예요. 우리는 어떠한 사건 (A)이 특정한 결과(C)를 가져온다고 생각하지만, 그 사이에는 우리의 믿음(B)이라는 연결고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삶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우리의 신념체계에서 해석되는 방식에 따라 다른 결과를 가져옵니다. 아반티카는 민감한 피부로 고생했던 상황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며, 그동안 어려움을 겪었으니 앞으로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전환했어요.
아반티카를 보고 저도 벵가루루에서의 일주일을 더 행복하게 만들기로 했습니다. 저의 에너지 부스터는 새로운 음식과 경험, 근력 운동, 그리고 산책인데요.
먼저, 리서치 전후로 시간을 내서 인도 사람들이 추천한 로컬 음식점들을 방문했어요. 1924년에 문을 열어 올해로 100년이 된 MTR이 하이라이트였는데요, 매일 로스팅한 커피를 갈아서 필터로 내린 필터 커피, 녹두 페이스트와 향신료를 섞어 만든 반죽을 튀겨 만든 Vade, 쌀 반죽과 검은콩으로 만든 팬케이크에 향신료를 넣은 감자를 넣고 튀긴 바삭한 마살라 도사가 특히 맛있었어요.
아침에는 조금 더 일찍 일어나서 호텔 헬스장을 찾았습니다. 운동을 한 후 얻는 아드레날린도, 새벽부터 운동하는 사람들을 보며 느끼는 동질감과 동기부여도 만족스러웠습니다.
200년이 넘은 랄박공원에서의 산책도 좋았어요. 평화로운 공원도, 공원으로 가는 길의 시끄럽고 혼란스러운 도로와 골목도 벵갈루루다워서 좋았습니다.
다음 목적지는 뭄바이입니다! 뭄바이에서도 행복을 더 적극적으로 찾고, 에너지를 채워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