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확한 지시 vs. 동기 부여
“팀원들에게 명확하게 지시를 해서 원하는 바를 얻었는데, 팀원들이 동기부여가 된 것 같지는 않아요.”
팀장들이 자주 겪는 상황입니다. 팀원들을 참여시켜 의견을 듣고 그들이 원하는 바에 집중하다 보면 시간과 에너지가 많이 들고, 빨리 앞으로 나아가기 힘든 경우가 생겨요. 반면 명확한 지시로만 일관하면 팀원들의 사기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지요. 저도 이와 관련해 고민하던 차에 코치님과 이야기하면서 몇 가지 깨달음을 얻었어요. 그 내용을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저에게 영감을 준 리더분들은 늘 제가 무엇을 원하는지 질문을 던지셨어요. 저는 제가 제안한 방향으로 움직이게 되는 것에서 동기를 느껴 그 방법이 좋다고 생각했지만, 코치님의 의견은 달랐어요. 그 방법은 일의 숙련도가 높고 의지가 강한 경우에만 효과적이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거예요. 숙련도가 낮거나 숙련도가 높더라도 의지가 낮은 경우에는 명확한 지시와 디렉팅이 오히려 더 동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었어요.
조직의 전략과 방향성이 바뀌어 신제품을 빠르게 런칭해야 하는 상황을 예시로 들어봅시다. 런칭일을 맞추기 위해 특정 날짜까지 컨셉과 디자인을 확정해야 하지만 브랜드팀은 아무 준비도 되지 않은 상황이에요. 팀장은 기한을 맞출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팀원들은 기한 연장을 원한다고 가정해볼게요.
이때 팀장이 원하는 바가 명확한 상황에서 불필요한 질문을 던지면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고 싶은지 묻고 나서 결국 팀장이 원하는 대로 결정을 하면 팀원들이 자신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느낄 수 있어요.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팀원들은 매니저의 의도를 읽으려는 행동을 하게 될 수도 있죠.
따라서 팀장이 원하는 바가 명확하다면, 질문의 범위를 제한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한은 꼭 지켜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가능할까요?”라고 질문하면서 협상이 불가한 핵심 조건을 명확히 하는 것이 더 나은 질문일 수 있어요. 기한을 지켜야 한다는 경계를 설정하고, 그 안에서의 방법에 대해 자율성을 부여하는 방식이죠.
다시 신제품 런칭 상황으로 돌아가봅시다. 경계를 설정하고 “기한은 꼭 맞춰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가능할까요?”라고 물었는데도 팀원이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어요. 실제로는 가능한데도요.
이 경우는 잘못된 반대 의견(false objection)일 수 있어요. 팀원들이 전반적인 프로세스나 작업량에 대한 정보를 잘못 알고 있거나, 큰 장애물이 있다고 느끼지만 실제로는 쉽게 해결 가능한 문제인 경우죠. 이런 상황에서는 왜 팀원들이 불가능하다고 느끼는지 대화를 나누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그 장애물이 없어진다면, 문제가 해결되나요?”라는 질문을 던져보세요. 만약 팀장이 그 장애물을 없앨 수 있다면 팀이 다시 동력을 얻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거예요.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합니다. 평소에는 긍정적이고 다양한 가능성을 찾는 사람도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냉소적이고 수동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어요. 이런 경우에는 매니저가 원하는 바를 명확하게 지시하는 것이 오히려 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는 긴급한 상황에서도 명확한 지시가 더 동력을 줄 수 있습니다. 화재 경보가 울릴 때 “불이 났네. 우리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당장 이쪽으로 뛰어!”라고 지시해야 하는 것처럼요.
결국 리더십은 상호작용의 영역이기 때문에 한 가지 방법이 정답은 아닙니다. 사람의 의지, 능력, 스트레스 수준은 계속 변화하고, 비즈니스 상황과 필요도 바뀌기 때문이에요. 그러나 일을 하는 “사람”에 관심을 두고 더 나은 리더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면, 매일 조금씩 더 나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