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을 축하하며
2024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작가 한강
그녀가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던 밤을 잊지 못한다. 어떠한 예측도 없던 상황에서 한강 작가를 오래전부터 좋아했던 나에게는 더더욱 놀랍고 가슴 벅찬 소식이었다.
”소년이 온다 “, ”채식주의자“, ”희랍어 시간“, ”작별하지 않는다 “를 읽고 언젠가 우리나라에서 노벨 문학상을 받는다면 한강 작가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녀가 읽어주는 책처럼 그녀가 부르는 노래처럼 가만가만 응원하고 있었다.
10년 전쯤 “소년이 온다 ‘를 읽고 이번에 다시 읽었다.
그때 책을 다 읽은 나는 어찌할 바를 몰라 책을 가슴에 안고 한참을 있었던 기억이 난다. 먹먹했던 마음, 작고 여린 새 동호, 그날 광주에서 사라져 간 사람들….
감당하기 힘든 감정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그날 이후 내 기억 속에는 소년 동호가 조용히 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은 에필로그까지 7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5월 그날 광주에 있었던 열여섯 살 동호를 비롯하여 평범한 일상을 살던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갑자기 들이닥친 국가의 폭력에 어떻게 고통받고 인간 존엄을 지켜나가는지를 예리한 칼날이 마음을 저미듯 조용하고 천천히 이야기하고 있다.
참혹하지만 시처럼 아름다운 문장과 말할 수 없이 잔혹한 폭력 앞에서도 끝끝내 서로를 저버리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아프지만 놀랍고 성스러웠다.
이 책은 초혼제처럼 느껴진다. 매일 울면서 이 글을 썼다는 한강 작가에게 경의를 표한다. 그리고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