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 창업 초보 사장의 고민
주간 백수부부 2022 시즌7. 48화 글쓴이 아내(망샘)
서울에서 제주로 내려오자마자 다음날, 연세로 계약한 요가할 공간의 잔금을 치렀다.
지원금으로 60퍼센트를 충당했지만 보증금까지 내니 예상치 못한 목돈이 나갔다. 일할 계산하면 하루라도 빨리 이 공간에서 수익을 창출해야 할 것 같은 욕심이 생긴다.
하지만 급할수록 필패. 찬찬히 어떤 공간으로 만들고 싶은지 생각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첫째로 요가하며 쉬는 경험을 제공하고 싶다.
세계여행을 하며 다니는 도시마다 요가 수업을 들으며 받은 영감과 개인적으로 요가를 하며 느낀 좋은 점을 공유하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
둘째는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는 시간을 만들기.
요가만큼 좋아하는 글쓰기. 요가 전후로 글로 마음을 풀어내고, 어렵게만 느껴지는 명상도 하고, 근처 자연도 만끽하며 건강한 비건 음식을 함께 만들어 나눠먹는 시간. 요가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총체적으로 쉬어가는 시간을 주고 싶다.
공간의 목표를 명확히 그렸으니 남은 건 꾸미고 알리기.
처음 임장을 왔을 때 오래된 펜션 느낌을 지울 수 없던 통나무집은 가구를 치우고 커튼만 해결하니 훨씬 근사해졌다.
제주로 오면서 인테리어 전문가를 모셔온 덕분이다. 바로 엄마.
임신 중이라 힘을 쓰면 안돼서 가구 옮기는 걸 남편과 함께 도와줬다.
눈엣가시 같던 싱크대 주황색 타일도 2층 방에 있던 예쁜 레이스 커튼으로 멋지게 가렸다. 혼자였으면 커튼봉을 어떻게 늘리고 연결하는지 몰라 하나 샀을 텐데 돈을 들이지 않고도 근사하게 꾸몄다.
가구, 가전제품의 배치를 바꾸고, 이케아에서 사 온 몇 가지 소품으로 꾸미니 당장 수업을 시작할 수 있을 공간이 생겼다.
엄마가 개업선물로 준 근사한 극락조 화분이 공간을 살려준다
함께 시내에 나가 화원에 들려 어울리는 화분도 샀다. 역시 수십 년간의 가드닝 경력의 엄마의 조언대로 사니 공간에 한껏 활기가 돈다.
방도 2개에 옥탑방까지 하면 열댓 명도 너끈히 잘 수도 있겠다. 자연에 둘러싸여 새소리 들으며 통나무집에서 하룻밤만 자도 건강해질 것 같다.
이제 본격적으로 사업자와 상표 등록 그리고 홍보를 통해 모객 할 일이 남았다.
용돈벌이가 아닌 사업을 한다고 생각하니 챙겨야 할 것들이 정말 많다.
종종거리지 말고 천천히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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