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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망샘 Jun 06. 2022

창업기록1. 요가 공간 계약

3일만에 제주 공간을 임대하다

주간 백수부부 2022 시즌7. 43화 글쓴이 아내(망샘)





지난번 정부 기관 사업에 선정됐다는 글에 감사하게도 응원을 많이 받았다.

합격 발표 이후 주최 기관의 촘촘한 일정은 게으른 나를 가만히 두지 않았다. 덕분에 근 열흘간 많은 일이 있었다.


   

회계 교육 및 협약 체결


지원금을 까다로운 절차에 맞게 지출하기 위한 회계 교육을 받았다. 학교 다닐 때도 수학, 회계는 잼병이었는데 오랜만에 머리가 지끈거렸다. 나라 돈을 쓰는 절차와 정산받기 위한 증빙 서류는 상상 이상이었다.


교육 다음날, 회계 기준에 맞춰 사업계획서를 수정해서 제출해야 했다. 지원할 땐 멋모르고 대충 써둔 항목들을 10원 단위까지 정확하게 맞췄다. 어찌나 까다로운지 파일명은 ‘최종, 최최종, 최최최종, 진짜 최종’까지 만들어졌다. 외식하러 갔다 급하게 수정 사항 전화를 받고 버거를 먹다 말고 노트북을 열어 고치기도 했다.


이후 다시 기관에 방문해 인감을 찍으며 협약 체결을 했다. 하루에 다 하면 좋으련만 삼일 후에 또 시내에 나가 보증보험에 가입하고 통장과 카드를 개설해야 한다. 역시 같은 날 하면 좋겠지만 며칠 후에는 비용 처리하는 시스템 교육이 종일 잡혀있다.

그나마 입덧이 끝나가고 컨디션이 좋아지고 있어 다행이다.



모든 과정에 남편이 함께 해줘서 정말 든든하다. 협약체결하고 나온 뒷모습



   

공간 임대


그 사이, 요가 스튜디오로 만들 공간을 덜컥 계약했다. 잔디 마당에서 오름이 보이는 송당의 통나무 집이다.


마음에 드는 공간을 찾는 건 정말 어려웠다. 하지만 언제까지 기다린다고 뚝딱 나타나는 건 아니니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은 고쳐 쓰기로 하고 삼일 만에 계약을 했다. 제주에서 세 번째 찾는 집이다 보니 의사 결정을 빨리 내릴 수 있었다. 위치와 풍경이 마음에 들어 조금 아쉬운 내부 인테리어는 감수하기로 했다.


나는 제주 동쪽, 특히 ‘송당’을 좋아한다. 비자림 숲과 오름 사이에 있는 작은 시골 마을이지만 아기자기한 상점과 빵집, 카페, 맛집들이 있다. 예전 망원동 느낌이랄까. 늘 송당을 지날 때마다 ‘여기에 요가원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상상은 현실이 된다고, 송당에 요가원을 만들게 됐다.


집으로 오는 길에 '과연 좋은 공간을 찾을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부동산에서 연락을 받아 바로 임장을 갔다.


주인 내외가 매일 가꾸시는 정원과 오름이 정면으로 보이는 전망에 반했다.이곳에서 요가를 할 수 있다!


세 집이 공유하는 마당이긴 하지만, 넓고 정원이 잘 관리됐으며 전망이 가리는 건물 없이 오름을 보는 풍경에 반했다. 주인아주머니가 앗쌀하셔서 우리의 편의를 다 봐주신 점도 빠른 의사결정에 한 몫했다. (직전에 임장 하려던 집은 주인이 요가 수업을 반대해서 무산됐다) 편백나무로 직접 지은 통나무집이라 감성 있고 모던한 곳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집에 들어가자마자 나는 찜질방 혹은 절간 냄새가 좋았다. 지어진 지 십 년이 됐는데 깨끗하게 관리돼 인테리어 소품만 잘 배치하면 꾸며볼 만할 것 같았다.



과연 이 펜션 느낌이 나는 내부를 어떻게 감성있게 꾸밀 수 있을까? 새로운 도전과제가 생겼다:)



 


마음에 드는 공간 찾는 게 가장 어렵고 힘든 일이라 7월까지 끌 줄 알았는데, 당장 이번 달부터 입주일이다. 교육을 이수하고 친정으로 쉴 겸, 다른 일도 할 겸 열흘간 올라간다. 더 쉬려고 했는데 당장 입주일이 잡혀 내려오자마자 (셀프) 인테리어를 해야 한다. 정부 돈뿐만 아니라 내 돈도 투자된 거라 얼른 이 공간을 쓸모 있게 만들고 싶다. 요가뿐 아니라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명상, 글쓰기, 건강한 음식 등 해보고 싶은 프로그램이 많다.


확실한 건 퇴사하고 요가하며 세계를 여행할 때 막연하게 상상했던 것들이 현실로 하나둘씩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올해와 내년엔 또 어떤 재밌는 일들이 생길지 기대된다.



현재 야외수업하는 이 공간도 계속 유지할 예정이다. 나무 그늘 아래서 새소리듣는 시간은 힐링 그 자체다



작년에 자주 다니던 큰 차도 옆에 덩그러니 지어진 미술관같던 건물. 정체는 빽가님이 운영하는 카페였다



오픈한 지 일주일도 안됐는데 벌써 사람이 바글바글. 공간, 커피 맛 모두 좋아서 사람이 많아도 만족스러웠다. <노 바운더리>


날이 좋아 이대로 집에 가긴 아쉬워 혼인지에 수국을 보러 들렀다. 이제 막 피기 시작한 수국도 어찌나 예쁘던지                                      


텃밭에서 키운 바질을 넣고 토마토 파스타도 해먹었다. 텃밭의 기쁨은 정말 크다 :) 텃밭에서 키운 깻잎을 넣고 참치김밥을 싸먹었다 꿀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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