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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희 Aug 31. 2018

배민다운 유튜브 마케팅 1탄

배민꿈나무 탄생기

올해 배달의민족 브랜딩실 목표 중 하나는 유튜브 활성화입니다.


"네? 유튜브를 활성화라고요? 배달의민족 채널을요?"


이사님께서 2018년 1월 초 야심 차게 세운 브랜딩실의 목표는 '유튜브 활성화'였다.

 2017년 초 '초등학생들은 거의 유튜브만 이용한대.'라는 말을 들었을 때만 해도 트렌드라고 생각했다. 트렌드라는 말 그대로 '유튜브의 트렌드'를 흘려보낼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웬걸, 몇 달이 지나도 유튜브의 인기는 식을 것 같지 않았다. 우리 팀끼리 ‘10대들이 유튜브를 지금은 엄청 하지만 결국 20대가 되어선 다시 네이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으로 넘어올 것이기 때문에 지금 그 트렌드에 휩쓸 일 필요가 없다.’라고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여러 콘텐츠 제작자들의 양질의 콘텐츠가 쌓이기 시작하면서 20대, 30대, 40대까지 남녀노소 영상 콘텐츠를 소비하기 위해 몰려들기 시작했다.


2017년 중순부터 유튜브 관련 기사가 쏟아지고 너도 나도 빨리 유튜브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었다.

 

 마케터로서 이런 기사를 보고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답답하고 마음 한편이 아려오는 느낌이 들었다. 우선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라는 수학공식 같은 이야기들이 너무 싫었고 지금 내가 꼭 유튜브를 하지 않으면 시대에 뒤쳐지는 사람처럼 나 자신이 느껴지는 것도 한심했다. 이런 트렌드에 쿨해질 필요도 있는데 어쩔 수 없는 나였다. (마음이 항상 아려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유튜브'의 세계라면 이제는 마케터가 유튜브를 알아야 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것이겠지. 이렇게 툴툴대는 나였지만 영상이라는 콘텐츠로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는 브랜드들을 볼 때마다 매번 감탄사가 나왔고 그 브랜드를 사랑하게 되었으니까 배민도 안 할 이유가 없었다.


어쨌든 나뿐만 아니라 올해 우리 팀 모두의 숙제가 되었기에 브랜딩실은 여러 가지 스텝을 세웠다. 우선 유튜브라는 미디어와 친해지기로 했다.


[배달의민족 브랜딩실의 첫 번째 과제]

1.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블로그처럼 유튜브에서도 개인 계정을 만들어본다. 로그인해보고 다른 영상에 댓글도 달아본다.

2. 각 마케터가 영상을 직접 만들어본다. 영상 편집 툴은 어떤 것이든 상관없다.

3. 매주 수요일에 모여 유튜브 스터디를 한다. "수요일의 유튜브"

- 매주 각자 유튜브 채널에서 재밌게 봤던 한 가지를 소개한다. (유튜브 핫이슈)

- 각자가 만든 영상을 함께 시청한다. (마케터들의 브이 로그)


수요일의 유튜브

  우리 중에 영상 프로그램을 다룰 수 있었던 마케터는 단 둘 뿐이었다. 나머지 마케터들은 과제를 했어야 했기 때문에 본인이 갖고 있는 어플과 기본 컴퓨터 영상 프로그램을 총동원해서 만들었다. 아이무비로 만든 사람도 있었고 vimo라는 모바일 앱으로 만든 사람도 있었다. (그건 나야나)


모두 각자의 업무로 바빠 죽겠는데 개인의 브이 로그 영상까지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에 엄청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이사님은 이럴 때일수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이가 들수록 스마트기기를 어려워하고 아이돌을 모르는 것처럼 우리들도 영상 편집을 어려워할수록 이런 것들과 점점 멀어질 것이라면서, 적어도 마케터들은 그러면 안된다고 하셨다. 그래서 어렵고 더디지만 기술의 한계를 이기려 노력했다. 그렇게 결국 우리는 모두 수요일에 영상을 만들어왔다.




<마케터들이 직접 만든 영상 모음>



그런데 수요일의 유튜브를 통해 얻은 인사이트가 몇개 있었는데


1. 내가 아는 사람이 나오는 영상은 정말 재밌다.

 영상팀 팀장님이 말하길, 아는 사람의 영상을 보면 재밌는 이유는 내가 영상 속에 나오는 캐릭터를 아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란다. 남들이 보면 하나도 재미없지만 내가 아는 사람이 나오는 영상은 정말 재밌는 이유가 그래서였던 것. 드라마를 봐도 1화, 2화에 캐릭터 소개에 힘을 싣는 것도 그런 이유 중에 하나다. 그래서 생판 모르는 사람들이 나의 브이 로그를 봤을 때 재밌으려면 나라는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 매력도, 인지도가 정말 중요하고 우선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2. 화려한 효과나 편집 기술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효과나 편집 기술이 부족해도 메시지가 명확한 영상은 재밌었다. 그것이 훨씬 중요했다. 마케터들이 해야 하는 것은 영상을 화려하고 멋지게 만드는 것이 아니었다. 촌스러운 폰트 자막, 허접한 효과라 할지라도 '의도'가 담긴 영상을 만들어내고 기획하는 것에 방점을 두어야 했다.



'수요일의 유튜브'를 하면서 나는 유튜브에서 배민다운 커뮤니케이션 전달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대표님과 함께 우리들은 스스로 많은 질문을 했어야 했다.


"유튜브를 왜 활성화하고 싶은 거지?"
"작게 작게 시도해보면 안 되는 거야?"
"영상을 왜 하고 싶은 거야?"
"남들도 하니까 우리도 하는 것일까? 그러면 안 했으면 좋겠다."
"우리만의 색깔을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없을까?"
"유튜브가 기업용 커뮤니케이션 채널로도 잘 맞는지 안 맞는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만의 이야기는 없을까?"
"다양한 콘텐츠를 하고 싶을수록 뾰족하지 않을 수 있어. 이상한 게 나올 가능성이 크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명확하게 모르니까."


 마케터들에게 던지는 대표님의 좋은 질문들은 우리에게 큰 힘이 되었다. 어디서나 '왜'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지만 늘 '왜'를 생각하기까지는 오래 걸린다.


그래! 우리는 영상을 잘 만들고 유튜브라는 채널 관리를 잘하는 게 우선이 되어선 안된다.


'영상'이라는 툴로 1) 무엇을 2)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고 3) 어떤 화학작용을 만들어 4)배민만의 가능성의 폭을 확장하는지가 중요했다.




<배민다운 유튜브 마케팅 2탄>은 다음 편에 계속.

※배민꿈나무 보러 가기

https://www.youtube.com/channel/UCtuiwWHMVUdU2UXHcF8B21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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