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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희 Dec 28. 2018

2018년의 목요일

2018년 목요일의 글쓰기를 마무리하며

 2018년이 딱 4일 남았다. 그러니까 오늘은 2018년의 마지막 목요일이다. 어찌 보면 별다를 것 없는 오늘이지만, 나에게 꼭 정리를 해야만 하는 목요일인 이유는 '목요일의 글쓰기' 때문이다.


2018년의 목요일의 글쓰기를 마무리하며.



용기를 내서 '목요일의 글쓰기'

 올해 만났던 많은 분들이 나에게 가장 많이 건넨 말, 그리고 동시에 가장 어렵게 결정한 마음이 하나 있었다.


저도 목요일에 글을 써보려고요.

이 문장을 그냥 보면 쉬워 보일 수 있지만 이 말을 한 사람들의 표정은 전혀 쉬워 보이지 않았다.


'글을 써보기로 마음을 먹었다.'라는 말.


나는 글이 써지지 않아서 힘들다고만 생각했지, 글을 쓰는 자체가 누군가에게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곤 생각하지 못했었다. 누군가는 본인의 속마음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글 쓰는 것 자체를 시작하지 못했다.

맞다. 사실 글쓰기라는 것은 그 어떤 것보다도 나를 전면으로 드러내는 일이기 때문에 대단한 글쟁이가 아닌 이상, 본인을 숨기며 쓰기 어렵다. 글 안에는 글쓴이의 생각과 가치관, 지금 하는 고민들이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는 그 첫 발을 떼는 것이 어려운 것이다.

누군가의 시선, 평가들이, 우리의 사회가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왔다. 누구를 탓하랴. 나도 첫 시작은 오글거리고 창피해서 정말 어려웠는데.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용기를 냈다. 누군가의 블로그에서, 인스타그램에서, 브런치에서 용기를 냈다. 목요일에 본인도 글을 써보기 시작했다는 글을 볼 때면 마음 한편이 찌릿했다. 사람들의 글 내용은 나에게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나에겐 그 첫 발을 뗀 사람들의 목요일의 순간들이 중요했다.



책 한 권을 만들어 낸 '목요일의 글쓰기'

 올해 6월, 좋아하는 마케터들과 함께 브랜드 마케터들의 이야기 라는 책을 썼다. 이 책의 주제 때문에 내가 몸담고 있는 회사와 내가 평소 일할 때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서 글을 써야 했는데, 그럴 때마다 목요일에 써놓은 나의 글들이 큰 도움이 되었다. 저자가 4명이기 때문에 책의 1/4 만 담당했는데도 그 조차도 너무 힘들었다.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만성 두드러기까지 얻었다고.

그래서 매주 목요일마다 써놓았던 글들이 없었더라면 나는 절대 책을 낼 수 없었을 것이다. 너무 감사한 목요일의 글쓰기.

큰 파도를 만들어내는 것은 결국 반복되는 잔물결들이다.



누군가의 성실함이 모여 '목요일의 글쓰기'

한 해동안 오늘이 화요일인지, 수요일인지 모르고 지나갈 수 있는 바쁜 일상을 보냈다. 그렇지만 매주 목요일은 날짜 감각이 확실히 또렷해졌었다. 매주 목요일 아침이면 올라오는 목글 2대 회장님의 공지 때문에.


'오늘은 목요일입니다.'


이 카톡방 안에는 누군가의 성실함이 차곡히 쌓여간다. 이 꾸준함들이 모여, 우리들의 목요일을 만들어나간다. 오늘 한번 더, 성실함과 역행했던 나 자신을 반성해본다.... 2019년엔 나도 성실하게 써봐야지. (꼬옥)



 


 이 시기만 되면 괜히 마음이 싱숭생숭해지지만 그래도 나는 한 해의 마지막인 이 시간들이 참 좋다. 다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주기 때문이다.


2019년의 목요일에도 어김없이

더 많은 사람들이 용기를 낼 수 있기를,

나의 글들이 다른 결과물들로 뻗어갈 수 있기를,

그리고 많은 이들의 성실함이 차곡히 또 쌓일 수 있기를 바라본다. 모두 ㅍㅇ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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