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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llySocks Aug 15. 2016

STARBUCKED

많이들 아는 이야기..하지만 새로운 관점의 재미있는 스토리텔링

스타벅스를 마치 동사인 것처럼 취급하여 수동태형으로 제목을 붙인 책입니다. 사실 아주 최신 책도 아니고, 한국에 번역되어 소개될 만큼 유명한 책도 아니며, 저자인 Taylor Clark 또한 그리 저명한 저자는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 예전 직장을 방문한 어느 분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아마존에서 주문하여 읽어보기 시작한 이 책은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는 내용을 많이 담고 있습니다.


Starbucked - A double tall tale of caffeine, commerce and culture


스타벅스라는 거대 제국의 성공 스토리, 그리고 그 중심에 서 있는 하워드 슐츠의 이야기를 다룬 책은 아마도 엄청나게 많을 것이고, 아마 경영학에서는 마케팅이나 조직관리 등의 측면에서 상당히 많이 다루어지지 않을까 추측도 됩니다. 그리고 그런 책에 큰 관심이 없었던 저같은 사람들도, 이 기업이 커피를 둘러싼 문화를 완전히 바꿔 놓은 엄청난 영향을 미친 기업이면서도, 여러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는 점은 여러 번 들은 적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실제 과도한 로스팅으로 "탄내"만 난다는 비난이나, 커피 맛을 획일화한다는 비난이나, 독점적인 시장권력의 유지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는 비난이나 그런 것들 말입니다.


이 책은 그러한 스타벅스를 둘러싼 여러 이야기들을 폭넓게 다룬 책입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스타벅스의 창업과 성공을 둘러싼 스토리를 역사적으로 나열하여 설명한 책도 아니고, 그렇다고 마케팅전략을 꼼꼼히 분석한 책도 아니며, 하워드 슐츠의 개인 전기도 아니라는 점입니다. 어찌 보면 이 책은 스타벅스라는 화두를 가지고, 그 기업과 현상, 역사와 성공, 문화적 영향과 논란이 되는 이슈 등을 둘러싼 다양하고 재미 있는 이야기와 에피소드를 정리한 컬럼의 집합체라고 보는 것이 좀 더 정확한 표현이 아닐까 싶습니다. 예를 들면, 스타벅스의 인문학 정도로 부를 수 있을까요?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앞 부분은 주로 스타벅스라는 커피하우스의 창업 스토리, 그리고 하워드 슐츠라는 경영자의 성공 이야기와 전략, 스타벅스 익스피리언스Starbucks Experience라고 불리는 현상과 성공 이유 등에 관한 여러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한편, 뒷 부분은 스타벅스가 당면한 여러 비난들, 예를 들어 과도한 시장독점에의 드라이브, 이를 통한 소규모 커피소매점 시장의 붕괴, 공정무역커피 등 원자재공급자/노동자의 열악한 환경 문제 등을 하나씩 짚어봅니다. 이 책이 의미가 있는 것은 그러한 이슈들 하나하나마다, 상당히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여러 근거와 에피소드를 차분히, 그리고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스타벅스가 문화적인 아이콘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공공선을 실현하기 위한 이데아를 가지고 있는 기업도 아니고, 그렇다고 시장을 독점하여 다른 참여자에게 공공해악을 가하려는 의도도 없는, 순수하게 "영리 목적"만이 존재하는 기업이라는 것이지요. 


그리고, 뒷쪽으로 가면, 다시 커피의 역사, 그리고 일리Illy 커피 이야기, 에스프레소 커피의 맛과 스타벅스의 커피의 퀄리티의 문제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의 장점은, 재미있습니다. 상당히 구어적인 표현으로 아주 다양한 역사적, 문화적 설명과 이슈들을 간단하고 쉽게 설명하고 있는 문단이 요소요소에 깔려 있어, 영어를 그리 능숙하게 읽어내지 못하는 저 같은 경우에도 (상당히 많이 깔려 있는 어렵거나 지나치게 구어적인 단어들만 스킵한다면) 전체적인 내용을 재미있게 읽어나가는 것이 크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관점에 따라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주제들을 다수 포함하고 있긴 하지만, 스타벅스 커피 마시기를 좋아하고 스타벅스에 앉아서 몇 시간씩 죽때리면서 문화적인 동질감과 만족감에 빠지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가볍게 한 번 읽어볼 만한 책인 것 같습니다. 안타깝게도 한글 번역본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프라푸치노가 비교적 늦게 발명된 메뉴인데, 더운 캘리포니아에서 점심시간 이후에 팔리는 음료가 없어서 고안되었다가 대박을 쳤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다시 캘리포니아에 가고 싶네요 ㅠㅠ LA를 고향으로 하는 브랜드는 역시 Coffee Bean and Tea Leaf입니다. 내일도 핑크카드 들고 커피 빈에 한번 가야겠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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