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unkind Nov 07. 2020

중고등학교 교목은
십중팔구 팽나무였을 겁니다.

한 그루의 나무 같은 인생 이야기 No.5

한 그루의 나무 같은 인생 이야기 


다섯 번째 나무는 팽나무입니다.


느티나무에 비해서 인지도가 낮은 나무입니다.

동요나 문학작품에서도 잘 등장하지 않아서 

이름이 낯설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학명은 Celtis sinensis

중부 이남의 대표적인 정자수입니다.

이 지역에서 성장한 사람들은 

알고 보면 초, 중, 고 교목이 

하나쯤은 무조건 팽나무였을 겁니다. 

그 정도로 팽나무는 흔하면서도

든든한 나무였습니다.


팽나무는 두 개의 큰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는 짝궁둥이 이파리입니다.

이파리를 대칭으로 놓고 보면 한쪽이 조금 더 튀어나온 비대칭입니다.

느릅나무과 나뭇잎들은 잎 가장자리 톱니바퀴가 특징입니다. 

팽나무는 하단 삼분의 일이 톱니바퀴가 없습니다. 

이것이 두 번째 특징입니다.


팽나무, 어쩐지 본 적은 없지만 자꾸 귀에 익은 느낌이 들지 않나요?
2014년 4월 16일 이후 우리는 팽나무의 이름을 무척이나 많이 들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항구' 팽목항은 팽나무가 많아서 

팽나무 항구, 팽목항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가지가 넓게 퍼져 생긴 큰 그늘은 

항구의 어부들은 물론 마을 사람들의 안식처가 되기도 했습니다.


팽나무 이름의 유래는 흔히 이렇습니다. 

대나무 사이에 노랗고 빠알간 팽나무 열매는 꽂아서 탁 치면 

'팽!' 소리를 내면서 날아가기 때문에 

팽나무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과거 장난감이 귀하고 전혀 없던 시절에는 

마치 팽나무 열매가 요즘의 비비탄 총 같은 

재미난 장난감이 되기도 했었던 것 같습니다.


살다 보면 눈 한번 깜빡이면 '팽!' 하고 싹 사라졌으면 싶은 

궂은일들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내일이라도 금방 좋은 날이 

'팽!' 하고 찾아오길 바라며 열심히 하루를 견뎌냅니다.


결코 가볍지 않은 당신의 인생도 원하는 좋은 방향으로

팽나무 열매처럼 팽! 하고 날아가길 바랍니다.







작가의 이전글 어쩌면 한류스타 1호 미스김 라일락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