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야생에서 살아남는 강사되기

직장을 그만 두고 나서, 강사의 길을 걸었다. 익숙한 세상이 아니라 그야말로 야생이었다. 

그렇게 야생에서 살아온지, 20여년이 되었다. 

야생의 삶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자랑할 것도 그렇다고 큰 실수를 해서 주저 앉지 않아서 지금까지 온 것 같다. 야생에서의 경험을 글로 한번 정리해본다. 

        


철이 철을 강하게 하는 것처럼, 책이 강하게 해주었다. 


철을 더욱더 강하게 하는 것은 두들겨 맞거나, 다른 물질과 결합해야 한다. 대장간에서 철이 철을 강하게 하게 하기 위해서 마구 때린다. 또한 결합에 의해서 더욱더 강해진다. 탄소와 강철이 되기도 하고, 구리 주석과 만나서 청동이 되기도 한다.  직장을 나와보니 밖은 온통 야생이었다. 동물원안에서 사육사가 주는 먹이를 먹는 사자나 호랑이와 야생에서 살아가는 맹수는 다른 것처럼 말이다.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해야 하고, 자급자족해야하며 하루하루를 걱정해야 하는 그야말로 야생이었다.          


나를 야생에서 눈 뜨게 했던 것은 책이었다. 2002년부터 우연히 참석하게 된 독서모임은 지속적으로 무엇인가를 하면, 그것이 변화의 출발점이 되고 그것들이 쌓여서 컨텐츠가 된다는 것을 알게해주었다. 사람들은 연결을 통해서 성장한다. 내가 이른 새벽에 만난 사람들은 나를 눈뜨게 해주었고, 일주일만에 만나는 데도 지난주에 비해서 무언가가 달랐다. 눈빛이 달랐고, 언어가 달랐다. 한 여름 벌건 해가 지평선 멀리 동틀때 차를 타고 달려가던 흥분을 잊지 못하고, 독서모임을 마치고 다시 돌아올 때의 가슴뜨거움을 나는 지금도 기억한다. 


그 독서모임이 이번주에 1,113회다. 

나를 야생에서 잘 견디고 버티게 해주었던 원동력이었다. 


               

노력한다는 것은 매일 하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내가 지금 노력한다고 말할 수 있으려면 최소한 내가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 있어야한다. 매일 실행하고 행동하는 과정에서 더 나은 삶을 꿈꾸고 내가 실수한 것들도 반성하기 때문이다 강의를 시작하면서 나에게 노력했던 것은 '기록'이었다. 


수입이 없는 가계부를 적는 심정이었다. 점 밖에 찍을 것이 없었던 그때, 한 달에 몇건 안되는 강의를 수첩을 보면서 매월 말일이면 일자별 강의 주제, 제목, 대상, 인원 그리고 시간등을 적었다. 


강의시간을 수치화하고, 매월 누적하여 전달부터 계속해서 합산된 강의시간을 확인하였다.                

그렇게 일년을 실행해보니, 올 한해의 나의 활동이 눈에 보였다. 이년을 기록했더니 작년과 올해가 비교가 되었다. 삼년을 넘게 기록해보니, 내년도에는 어떤 것들을 줄이고 준비해야하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기록하고 메모하는 것은 현재 움직이지 않으려는 나의 게으름을 자꾸 밀쳐내는 힘이 되었다. 하루에 하나의 컨텐츠를 PPT슬라이드 한장에 정리하는 '1일1슬라이드'도 나의 매일의 노력이었다.                 



직접수입이 없을 때에는 나만의 간접수입을 만들어라 

정기적인 수입이 없고, 하루하루만 기다리는 강사는 일용직 근로자와 다를바가 없다. 아무리 성능이 좋은 자동차도 오랜기간 주차하고 있으면 방전이 스스로 되버리는 것처럼, 스스로의 자가발전을 하지 않으면 아무리 멘탈이 좋은 강사도 오래가지 못한다. 직접적으로 강의수입이 없는 날이면 나름대로 장부를 하나 만들어서 기록하고 관리했다. 일명 '의미. 가치 수입기록장'이라고 하여 '의가수'라고 이름지었다.         


       

강사에게 의미있고 가치있는 것들은 강의계획서 작성하기, 책 읽기, 1일1슬라이드 작성하기, 운동하기, 교육관관련 담당자에게 이메일 보내기, 전화하기 등 의외로 많이 있다. 수입이 없는 날이면 간접수입이라도 올리려고 더 읽었고 움직였으며 더 많은 계획을 세웠다. 그렇게 라도 하지 않으면 더 힘들었기 때문이다. 직접적으로 돈을 벌거나, 의미있고 가치있는 일을 하자. 돌이켜보면 그때의 간접수입이 지금의 컨텐츠의 기반이 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것들이 직접수입을 만들어주었다.       

         

야생에서 살아남는 강사되기

야생은 생각보다 녹녹치 않았다. 어쩌한 가끔씩 기회가 주어지면 먼저 하는 말은 한번 기회라도 얻어보려고 '한번 해보겠다'라는 말부터했다. 말한것에 대한 후회는 말이 끝나고 나자마자 시작되었다.  강의교안을 만들고 강의준비를 밤새워했다. 하지만 팔짱을 껴고 두 눈을 감고 있는 청중들을 보면서 두 어깨에 바위덩어리가 얹혀지며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고 그 다음이 막막한 적도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래도 살아남고 싶었다. 새벽시간에 일찍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했고, 늘 틈날때마다 책을 읽었다. 좋은 책을 내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기록하고 정리했다.


 더 좋은 컨텐츠를 하나라도 더 내것으로 만들려고 신문을 스크랲하고 나만의 노트를 만들어 갔다. 휴일도 없이 나의강의를 준비했다. 어떤 주제의 강의가 들어와도 해내고 싶었다. 1시간 특강을 준비하기위해 노트 한권이상을 메모하고 타임테이블을 만들며 준비했다.


 여하튼 10년 넘게 그렇게 강의하면서 살아남았다. 그리고 20년이 넘어서도 강사로 살아가고 있다. 지금도 나의 세상은 야생이다. 하지만 그 습관과 노력이 매일 살아갈 수 있는 힘과 지혜를 준다.           

매거진의 이전글 강사는 리포터가 아니라 디자이너가 되어야 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