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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ZH, 묵언의 상업공간

행위가 일어나는 공간 Affordance in SPACE 12

by 임종현

커뮤니티 퍼스트


지난 '커뮤니티 몰의 정석' 글에서 소개한 방콕 통러지역에 있는 '더 커먼스' 커뮤니티 몰은 그들의 의도를 이렇게 정의한다. "Our intention is to build first a community, then a mall. 우리의 의도는 커뮤니티를 먼저 만들고 그다음에 몰을 만드는 것입니다. 자신이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정성을 다하는 훌륭한 생산자들이 모이는 장소입니다. 우리의 의도는 단순합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우리가 사랑하는 이 아름다운 도시에서 건전하고 의미 있는 공동체를 만들어나가기를 바랍니다."

FEZH 사진. hey pop

일반적인 쇼핑몰 또는 복합문화공간은 상업적인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여, 입점한 상점들의 매출 증진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위치에 따른 부동산의 가격, 그리고 개발에 들어간 투자비를 감안해서 임대비를 산정을 하다 보니 그 임대비를 감당할 샵이나 브랜드를 입점시킬 수밖에 없다. 결국 주변 커뮤니티 중심으로 마켓을 제한하기보다는 많이 알려질 수 있는 여러 장치나 홍보를 통해 특히 외부로부터의 소비자 유입을 많이 시켜야만 한다.


이것은 어쩌면 당연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익숙한 시스템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러다 보니 지역 사회의 연대와 공동체 형성보다는 상업적인 성공이 가장 큰 과제가 된다. 그 결과 점점 더 규모의 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 규모를 크게 키우기 위해서는 도심을 벗어나게 되고 지역 공동체에서 점점 더 멀어지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반대로 규모를 키우지 않고 기존 도심에서 이런 공간을 만들게 되면 객단가를 높이는데 치중을 할 수밖에 없어 명품브랜드나 진입장벽이 높은 브랜드 위주로 모아야 한다. 아니라면 현대카드의 여러 라이브러리와 같이 다른 서비스와 차별화된 공간 서비스로 멤버십으로 자부심을 갖게 하는 방법으로 가기도 한다. 이 두 가지도 모두 커뮤니티에 중점을 두지 않고 그 위치가 가진 타깃 소비자의 접근성과 그 지역이 가진 유동 인구에만 포커스 하게 된다.


여기서 일차적으로는 고려하지만 결국 외면받게 되는 것은 그 주변에 거주하거나 일하는 사람들이다. 그 지역에 거주하거나 일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처음에는 그곳을 방문하게 되지만 점점 외지인이 차지하는 곳으로 변하기 때문에 결국 다시 갈 이유가 딱히 없어지게 된다.

FEZH

FEZH 커뮤니티 몰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공간이 아니라, 지역 사회의 중심 역할을 하고, 사람들이 함께 모여 문화를 즐기고, 의미 있는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든다. 자신이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생산자, 예술가들이 모여서 사람들과 소통하고 건전하고 의미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어 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리고 이 목표와 결을 같이 할 수 있는 브랜드나 상품을 소개하는 것도 중요한 역할 중의 하나이다.


이는 FEZH가 세워진 위치가 바로 디지털다임 회사의 사옥의 위치였고 모든 서비스를 직접 관리함으로써 임대비에 대한 압박으로부터 한 발짝 떨어져 FEZH를 관리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결국 이런 모험적 시도가 자칫 투자만 되고 회수가 없는 비영리 구조로 갈 수는 없기 때문에 부단한 노력은 필수이며 이를 이해하는 커뮤니티의 자발적인 방문과 응원도 반드시 필요하다.


아직은 그것을 만들어 가는 진행형인 상태이며 한 명 두 명 방문하면서 우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고, 때로는 이 브런치 글을 읽어보고 오시는 분도 생겼다. '20여 년 한남동에 살면서 많은 건물이 지어지는 것을 보았으나 이렇게 초대해 주고 오픈 공간을 만들어 준 사람은 없었다고 고마움을 전한' 가까운데 거주한다는 한남동 주민도 있었다.

MINA & PAUL 사진. hey pop


경쟁하지 않는다


경쟁은 같은 목표를 두고 서로 이기거나 더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해 다투는 것을 의미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쟁은 이윤 추구를 위한 필수적인 요소이지만, 제한된 시장 상황에서의 과도한 경쟁은 제로섬 게임으로 이어져 모두에게 해가 될 수 있다. 특히 한때 핫한 장소였던 가로수길에서 경험한 젠트리피케이션은 어느 지역에서도 맞이할 수 있는 현상이다. 젠트리피케이션이란 지역 활성화 과정에서 외부 자본 유입과 임대료 상승으로 인해 원주민이 밀려나는 현상으로, 과도한 경쟁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상업적인 건물은 이윤 창출을 목적으로 하지만, 그것이 과하게 되면 젠트리피케이션을 촉진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높은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는 대형 프랜차이즈나 유명 브랜드 위주로 입점하면서 기존 상권과 주민들의 삶터를 위협하는 것이다. '경쟁하지 않는다'는 말은 단순히 이윤 추구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젠트리피케이션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상생을 위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모색하겠다는 의미이다.


FEZH에 있는 'MINA & PAUL' 카페는 최고의 커피 맛을 지향하지 않는다. 이미 한남동에는 너무 많이 커피로 승부하는 브랜드들이 포진을 하고 있다. 챔프커피, 마일스톤, 유포리아, 앤트러사이트 등 나름대로 선방하고 있는 로컬 브랜드뿐만 아니라 맥심플랜트, 블루보틀, % 아라비카, 메종 마르지엘라 등 커피의 성지라고 봐도 될 정도이다. 그들과 경쟁을 하려면 더 대규모와 자본의 힘으로 매장을 만들고 운영을 해야 할 것이다.

D-SQUARE

하지만 동네 사람들을 위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하는 곳은 그중에 몇 곳이 있을까? 반려견과 산책하며 가볍게 들려서 쉴 수 있는 공원 같은 공간을 제공하고 있는가? 락토프리, 디카페인, 오트밀 등 본인의 건강상이나 신념에 따른 옵션 선택에 추가 비용을 받지 않는 곳은? 경쟁이 심화되면 객단가가 중요해지고 회전율, 원가계산 등으로 외지에서 오는 사람들을 메인 고객으로 맞추어 가고, 결국 동네 사람들의 방문은 점점 멀어지게 될 수밖에 없다. 굳이 동네에서 비싼 비용을 내며 핫플을 갈 이유는 없는 것이다.


리트릿 스페이스인 'CASA DEL AGUA'에서는 일반 요가 스튜디오의 운영방식을 따르지 않는다. 요가 선생님들의 수업비가 시간당 얼마라고 생각하는가? 실로 놀라울 정도로 페이가 낮게 책정되어 있다. 물론 유명 요가선생님들의 페이는 매우 높은 편이다. 그 이유는 요가 강사들이 수요에 비해 너무 많이 배출이 되고 있고, 요가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원장님은 저렴한 가격의 수업비로는 운영하기 어렵기 때문에 가격이 높은 TTC(Teacher Training Course) 프로그램을 만들어 수제자를 많이 키워야만 생존을 할 수 있는 구조이다. 원장은 스튜디오 운영에 많은 압박감을 받을 수밖에 없다.

CASA DEL AGUA 사진. hey pop

그러다 보니 요가나 명상 본연의 기능보다는 회원제로, 더 고급과정으로 갈 수 있게 하는 트레이닝에 집중을 하게 된다. 무리한 동작을 지속적으로 잘못된 연습을 하다 보면 몸에 문제가 되는 경우도 많아서 요가 선생님 치고 요가를 하면서 다치지 않은 사람이 없다. 또한 스튜디오를 오픈할 정도의 수준이 되어서 오픈했다고 해서 바로 예약이 들어오는 것이 아니다. 그때부터 인스타그램으로 홍보를 해야 하고 네이버 예약을 받아야 하고 스튜디오 청소며 관리를 해야 하는 일들이 산더미로 쌓인다.


이것도 경쟁의 결과이다. 다른 요가 스튜디오보다 더 잘 가르쳐야 하고, 수제자가 더 많이 배출되게 해야 하는 비즈니스로 가지 못하면 경쟁에서 탈락하게 되고 만다. 요가를 처음 시작했을 때의 그 마음가짐으로 가기 어려운 것이다. 선생님들도 이러려고 요가를 시작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사진들이 점점 더 고난이도의 동작들이 많이 보이는 것은 그만큼 수련을 많이 한 선생님이고 그런 동작을 할 수 있게 끔 가르쳐 준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은 아닐까? 오히려 요가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겐 너무 높은 허들로 작용하진 않을까? 생각해 볼 문제이다.


반면 발리의 우붓 같은 지역에 있는 대부분의 요가 스튜디오 들은 드롭인 형식의 데일리 프로그램이 많이 있다. 선생님들도 해외에서 나름 유명한 선생님들이 수업 참가자의 요가의 수준에 맞춰 진행을 해주고 있다. 발리가 인도네시아에서 유일하게 힌두교라서 포용적인 문화를 가진 점, 호주와 지리적으로 가까워서 과거 히피문화가 일찍 정착한 점, 동남아시아 천혜의 자연환경과 웨스턴 컬처가 믹스되어 있는 점도 요가 스튜디오의 중요한 인프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환경은 다양한 국가에서 요가 선생님들과 요가 수련자들을 자연스럽게 모이게 한다.

Bali

특히 요가나 명상은 선생님도 중요하지만 개인적 경험으로는 어느 공간에서 하느냐가 매우 중요한데 요가 스튜디오에 투자를 많이 했다면 당연히 수업비를 올리고 회원제로 해서 초보자의 진입장벽은 높을 수밖에 없다. 반대로 돈이 많은 사람들은 비용을 높게 주고 개별 레슨을 받는다. 수업비를 더 지불해서라도 집에서 받을 수도 있고, 스튜디오를 대관형태로 해서 혼자 또는 소수만 받기도 한다. 해외의 유명 리조트나 호텔에서는 대부분 투숙객을 위한 요가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특히 자연 속에서의 요가나 명상은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한다.


CASA DEL AGUA는 수련형 보다는 체험형 요가나 명상, 리트릿 프로그램을 많이 개설하고 있는 중이다. 오전과 저녁엔 레귤러 클래스로 수업을 해서 동네 사람들이 계속 요가를 할 수 있게 하고 주말이나 낮에는 별도의 클래스를 많이 만들어 체험형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요가 선생님들이 모두 요가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것은 아니라서 이런 공간을 선호하는 층이 분명히 존재한다. 요가 스튜디오 소속 정책을 따르지 않고 좀 더 자유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CASA DEL AGUA 만의 공간적 장점을 최대한 이용할 수 있는 선생님들의 제안을 계속 받고 있다.


굳이 요가나 명상에 제약을 두지는 않으며 '리트릿 스페이스'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계획이다. 많은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이나 퍼포먼스도 준비 중이다. 그래서 여기서 체험한 경험이 좋으면 그 선생님의 프로그램이 있는 스튜디오에서 더 깊은 과정의 수련형 요가를 이어가길 바란다. 그래서 다른 스튜디오들과 경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저 커뮤니티를 위해서 좋은 프로그램을 많이 소개를 하고 드롭인으로 누구나 쉽게 수강할 수 있게 하고 싶은 것이다. 외국인을 위한 영어로 보조 설명은 기본이다.

BLUE CAT

BLUE CAT도 'Harukist Muzic Library'라는 콘셉트에 맞게 주변에 하루키가 산다면 들려서 재즈를 들으면서 책도 읽고 글도 쓰며 저녁엔 위스키 한잔하고 집에 돌아갈 수 있는 동네의 서재가 되고 싶다. 그래서 전문 위스키 바라든지 멤버십으로 운영하는 곳과는 경쟁을 할 이유도 없고 그들과는 어쩌면 상대도 되지 않을 것이다. ‘도미넌트 지역’이라는 마케팅 용어가 있는 것처럼, 같은 유형의 가게들이 모이면 상생 효과가 발생한다. 만석이면 다른 가게로 이동할 수도 있으며 손님도 편리할 것이다. 바로 옆 동네가 이태원이다.


평일에는 낮에도 열고 주로 재즈를, 저녁부터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틀어드린다. 바이닐(LP) 플레잉은 저녁시간부터 하는데 고객이 적은 경우엔 전체 분위기를 깨지 않는 선에서 리퀘스트를 받는다. 가급적 LP와 CD에서 찾아서 플레잉하지만 모든 곡을 가지고 있지도, 가질 수도 없기 때문에 애플 뮤직의 도움을 받는다. 그래서 BLUE CAT을 LP바로 부르지는 않는다. 저녁엔 위스키 한잔이라도, 다른 사람 눈치 보지 않고 혼자의 시간을 갖기에 좋은 그리고 나이와 성별에 관계없이 반려견을 동반해도 환영받는 편안한 동네 서재가 되길 바란다.

BLUE CAT (up) POCKET GARDEN * HEAVEN(down)


오픈 공간을 지향


3층에 있는 회의실을 제외한 모든 공간은 오픈형 공간이다. 회의실은 디지털다임의 출근하는 직원들을 위한 최소한의 전용 공간이다. 회의도 하고, 고객을 맞이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회의가 없으면 티하우스의 티를 마시는 공간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 앞의 Pocket Garden * Heaven과 연결한 클래스나 프로그램도 열린다.


D-SQUARE 광장에선 주말에 주민들을 위한 오픈 마켓인 BARREL MARKET이 열려 많은 양질의 상품과 생산자를 소개한다. 다양한 주체들 소규모 상점, 농부, 공방, 예술 아티스트 등 다양한 주체들이 마켓에 참여하게 한다. 펫마켓과 같은 다양한 브랜드의 편집샵 형태의 팝업 마켓도 진행을 하였다. 날씨가 풀리면 주말에 야외 요가 클래스도 열릴 예정이다. 누구나 본인의 매트를 준비해 오면 참석 가능하다.

BARREL MARKET(up) CASA DEL AGUA(down)

CASA DEL AGUA 에선 클래스가 없다면 누구나 방문 가능하다. 내부에서 영상을 보거나 사진을 찍거나 누워서 천장을 보거나 그곳을 이용하는 것은 자율적이다. 단 규모가 작은 실내라서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하며, 반려견이 유일하게 통제되는 곳이기도 하다. 아직 FEZH를 방문하는 사람의 숫자가 수용가능한 수준이지만 계속 증가하게 되면 통제는 필수적일 텐데 동네 주민들은 그 제약을 받지 않게 할 수 있도록 시스템 적으로 해결할 예정이다.


이곳에서 열리는 프로그램은 누구에게나 오픈되어 있고 우리에게 프로그램을 제안을 해주면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한 시범클래스가 열리고 유료 클래스가 열릴 일정과 비용협의를 해서 클래스가 열린다. 유료 클래스의 가격은 가급적 제안한 분의 의견을 존중을 하지만 기존 클래스들과의 균형을 맞춘다. 유료 클래스의 예약에 따라 얼마나 지속될지 상호 협의해서 진행을 한다.

VORTEX GALLERY 사진. hey pop

VORTEX GALLERY는 FEZH 운영의 주수입원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유료대관을 최우선으로 한다. 주로 브랜드 팝업이나 고객행사등에 이용을 하고 그 외의 비어있는 기간 동안은 오픈 갤러리로 아티스트들의 작품, 공연들이 열린다. 커뮤니티 몰인 만큼 커뮤니티가 즐길 수 있는 문화 공간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아트 시장은 코로나 팬더믹 때 반짝한 이후, 현재는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는 중이다. 너무 알려진 아티스트 들이야 많은 갤러리에서 러브콜을 보내겠지만 대부분의 아티스트들은 매우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을 것이다. FEZH는 오픈갤러리 형태로 전시 제안을 받고 있다. 아티스트들은 대관에 대한 부담을 덜고 공간을 사용을 하고 수익에 대해서는 셰어 하는 형식을 갖는다.


유료대관이 언제든지 올 수 있기 때문에, 전시는 최소 1개월에서 2개월 전에만 기간을 셋업 할 수밖에 없는 제약이 있다. 아티스트와 미리 협의되면 준비가 되는대로 비어있는 기간엔 바로 전시나 공연 등 행사를 진행하게 된다. 이미 작품들이 준비된 아티스트라면 문의를 해주길 바란다. 아티스트들 뿐만이 아니라 도서 출판을 한 작가와의 토크 쇼도 진행을 하고 문학, 음악과 관계된다면 BLUE CAT에서 행사를 연계할 수도 있다.

BLUE CAT

BLUE CAT 에선 주말 금, 토요일엔 게스트 디제이를 초청해 외지에서 오는 고객들을 맞이한다. ‘Neighbor's Playlist‘라는 코너가 있는데 주변에 거주하는 또는 근무하거나 사업을 하는 분들의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한다. 바이닐 디제잉을 직접 와서 할 수도 있고, 그들의 플레이리스트를 받아서 음악을 틀어 드리기도 한다. Harukist Muzic Library로 콘셉트를 잡은 만큼, 음악과 문학 그리고 취향이 어우러진 동네 서재로 누군가에겐 아지트가 될 수도 있고, 과거 프랑스에 번성했던 살롱과 같은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바라는 것은, 언젠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서울에 오시면 이곳에서 그가 듣고 싶은 음악을 틀어 드리며 과거 그가 운영했던 피터캣에 대한 에피소드를 들으며 노벨 문학상 수상을 축하드리는 것이다.

*아직 하루키가 한국을 방문한 기록은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 없다.

BLUE CAT Guest DJing


FEZH는 단기적인 이윤 추구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운영 방식을 추구한다. 그리고 완벽할 순 없겠지만, 환경 보호를 고려한 행사 및 운영 방식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간다. '경쟁하지 않는다'라는 개념은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 사회와 상생하는 건강한 상권을 조성하기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다. 상업적인 건물이 단순히 이윤 창출의 도구가 아니라, 지역 사회의 일원으로서 함께 성장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해나갈 것이다.

FEZH Docent Tour

FEZH는 단순히 인스타그램 핫스팟으로 유명해지기보다는 커뮤니티에 속한 사람들에게 의미 있고 아끼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 외지에서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한남동 주민들을 위한 패스트 트랙이나 예약석, 프로그램 우선 초대도 준비되어 있다. 그리고 우리의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무료 도슨트 투어도 주기적으로 열고 있다.


일전에 인터뷰한 글에서 기자가 정리한 내용으로 끝맺음을 한다. 무엇이든 생각은 쉬우나 실행은 어렵다.


“ㅡ 모든 공간을 브랜드 입점 없이 자체적으로 꾸린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어려움은 없었나요?


브랜드 입점도 고려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었어요. 우리가 하기로 결정하고 나서 막막하기도 했죠. 갤러리 큐레이터도, 티 하우스 전문가도, 바텐더도 없었으니까요. 오픈을 결정하고 배우기 시작한 거예요. 요가는 제가 직접 수강했던 선생님에게 클래스 디렉팅을 부탁했고요. 다녀본 바 중에서 가장 잘하는 선생님을 초청해서 칵테일을 배웠어요. LP 디제잉도 배웠는데, 주말이면 선생님이 디렉팅 한 게스트 DJ들이 와요. 운영은 우리가 하고 있지만, 전문가적인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 거예요. 준비가 완벽하지 않아도 경험이 있잖아요. 어떤 것이 좋고, 좋지 않은지 알기 때문에 가능했죠. 다만, 저희는 최고를 지향하는 건 아니에요. “


도시인을 위한 최소한의 리트릿, 페즈

경쟁하지 않는 무언의 상업공간 _ hey pop





참고 및 인용

커뮤니티 몰의 정석 _임종현 브런치

The Commons Thonglor Official Website

도시인을 위한 최소한의 리트릿, 페즈 ② 경쟁하지 않는 무언의 상업 공간 _HEY P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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