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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잡다니 Jun 23. 2020

코로나19와 동행하기

언제까지 전투태세만 갖춰야 하나



브런치에 쓰던 글을 쉰 지 오래, 2020년 새해를 맞이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썼던 글을 꺼내어 다시 읽었다.  신년 계획에 큰 의미가 없다고, 작심한 일이 없으면 포기할 일도 없다고 외치며 그냥 살던 대로 부지런히 오늘을 살자는 내용의 글이었다. 코로나로 인해 평범한 일상에 금이 가고 당장 코 앞도 알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지금, 정말 그 어떤 근사한 새해맞이 계획이라도 금세 다 소용 없어졌겠구나 하는 생각에 적잖이 소름이 돋았다.


요즘 누굴 만나도 (사실 누굴 잘 만나지도 못하지만) 대화의 시작이 코로나인 경우가 많다. 오늘은 확진자가 몇 명이라더라, 확진자의 동선이 어디라더라, 정말 무섭다, 큰 일이다, 도대체 언제 끝날까- 하는 이야기들. 물론 지역마다 피해의 규모가 조금씩 다르지만 어딜 가나 코로나가 이슈인 것은 분명하다.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지에 대한 궁리를 하다 보면 정말 끝도 없다.


작년 초까지만 해도 그동안 진지하게 고민해본 적도 없던 자영업자의 삶은 생각보다 녹록지 않았다. 특히나 이렇게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가르쳐준 적이 없었다. 갑작스레 닥쳐온 힘든 시기를 저마다의 방법으로 이겨내는 수밖에 없었다. 물론 나의 경우 전적으로 가게의 수익에만 기대 생활하는 것은 아니었으나, 프리랜서의 삶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 모든 행사나 프로젝트, 교육 등의 이벤트가 축소되고 취소되었으니 말이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이 상황이 언제쯤 완전히 끝이 날지 아무도 알 수 없다는 것. 비대면으로 할 수 있는 무언가를 골똘히 고민하는 요즘이지만, 단 하루만 집에 박혀 있어도 몸이 근질거리는 내가 누군가를 만나지 않고 해야만 하는 일들을 잘 견뎌낼지 걱정이 됐다. 불쑥불쑥 우울감이 몰려올 때마다 이러다 갈수록 세상이 더 각박해지는 것은 아닐지 우려도 됐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도 위기를 기회로 삼고, 긍정 요소를 발견해내는 사람들은 분명히 있다. 코로나로 인해 그동안 보이지 않던 것의 소중함을 느끼고, 이제야 비로소 살아 숨 쉬는 자연의 모습을 보며 반성도 하게 된 것처럼 말이다. 코로나로 오히려 더 바쁜 일상을 살게 된 이들도 적지 않다. 물론 그중에는 영업 이익을 올리는 사람도 있고,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고 애쓰는 사람도 있다.


이제는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이 코로나와의 동행을 앞으로 어떻게 이어나갈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당장에 물리치고 짓밟아 버릴 수 없다면 이 바이러스와 우리가 어떻게 공생해야 할까. 정답은 아무도 모르겠지만 그저 조심하면서, 돌아보면서,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수밖에. 그러다 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또 새로운 날이 올 거라 믿는 수밖에 없다. 언젠가는 이 글을 보며 '맞아, 그땐 그랬지.' 하고 넘길 수 있는 그런 날이 오겠지.


암, 오고야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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