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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인경 Nov 25. 2017

가을 들녘

아낌없이 퍼주고 난 텅 빈 들녘

햇살도 적적한지 내려앉는다


새 생명 잉태할 봄을 위해

차가운 겨울 끌어 안은 벌거벗은 들판

햇살 한 귀퉁이에 기대 누우니  스르르 감기는 두 눈

작은 미물의 소리마저 숨을 거둔 고요

죽은 듯 잠든 듯 휘감아오는 적막

휑한 대지에 홀로 선 허수아비

해진 소매 끝 울음만이 바람에 너풀거린다

살아있는 건

떨어진 낟알에 배 채우는

철새 떼들의 날갯짓 뿐


가을이 끝에 서면

알수없는 그리움 하나

내마음 끌어 당긴다


                                                                By 한 인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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